저 좀 혼내주세요.
저는 늘 모든게 늦은것만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가 내 앞에 펼쳐 있는대도
뭔가를 하기엔 너무 늦은거 같아요.
그러면서 오후가 되고 저녁이 돼요.
정말 뭔가를 하기엔 늦은 시간이 돼버리죠.
주초가 되면
뭔가를 하기위해 계획을 짜다가 하루 이틀 가고
수요일, 목요일이 되면 또 뭔가를 하기에 너무 늦은거 같아서 그만둬 버려요.
몸도 아프고, 직장다닐땐 시간이 없는거 같아 직장도 쉬고 있는데
역시나 뭔가를 하기엔 너무 늦은거 같아 어떤 엄두도 내질 못하고 있어요.
아기도 있는 애 엄마가 정말 하루하루 근근히 버티네요.
게으른거죠. 물론.
그런데 제 속을 들여다 보면
뭔가 모든걸 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깔려 있어요.
제 나이도, 하루의 시간도, 일주일의 시간도, 한달의 시간도...
늘 이상하게 뭔가를 하기엔 늦은거 같아서 엄두를 못내다가 아무것도 못해요.
그리고, 사실은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하루하루 급하게 닥치는 것들 외에는
아침에 밥차리고, 애 어린이집 데려가고 데려오고, 저녁 밥차리고,
애 재우고, 그러다 잠들고... 뭐 이런 당면한 일들 외에는 뭘 해야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무척 급하게 중요했던 일이 있어, 서둘러야해 싶다가도,
한두시간 지나면...또... 뭐 그닥 중요하게 생각되지도 않구요.
늘 제 인생은 오후 2시나 3시 같아요.
뭔가를 하기엔 너무 늦은. 시작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흘려 보내자니 아까운?
저 좀 정신차리게 혼내주세요.
어떻게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야 할까요?
매일 컴터하고 라됴 듣다보면 하루가 갑니다.
애 재우느라 9시30분에 잠들고 6시면 일어나는데.... 아무것도 안하는 하루하루만 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