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친구들도 언니 남편은 가정적이다 부러워하는데
정작 저는 왜 불만이 많을까요?
퇴근하면 일찍 집에 오긴하는데 아기랑 놀아주는게 아니라 티비틀고 자기 보고싶은 프로그램 보거나
아기가 놀아달라고 하면 그냥 만화프로그램 보며 멍하니 있습니다.
저녁차려주면 먹고 설겆이하고 나와보면 식곤증으로 소파에 누워 자고 있고요.
이렇다보니 아가도 아빠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걸 또 서운해해요.
연휴기간에 혼자있는 동료를 집에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저는 부엌에서 가스렌지 4구를
동원해서 정신없이 요리하다가 그릇을 하나 바닥에 깼는데 심심한 아가가 엄마에게 오겠다고
부엌에 들어와서 너무 놀라 제가 소리를 질러도 자기 동료에게 집보여주느라 와보지도 않더라고요.
밥먹고도 설겆이가 산처럼 쌓여있는데 동료랑 나갔다 오겠다고 나가더니 밤 열두시가 다 되서 들어왔어요.
그사이 저는 심심하다고 다리붙잡고 우는 아이 달래면서 설겆이하고 씻기고 양치시키는라 녹초가 됐는데
다음날 또 그 동료랑 스포츠용품 파는 곳에 다녀오겠대요.
여기까지는 좋다해요. 그런데 정말 제가 화나는건.. 자신이 참 자상한 아빠, 남편이라고 생각하는거예요.
그냥 마음이 인간적으로 싫어지네요. 남편도 아마 어렴풋이 느낄테고 사이도 예전에 비해 사이도 많이
싸늘해졌는데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이사하면 아가랑 저는 한국에 먼저 들어가게 되서
저는 아가가 외식하면 아예 아무것도 안먹기도 하고 높은 호텔침대에서 자다가 떨어질까봐
옆에서 지키느라 꼬박 밤을 새야하기도 하고 건조하고 싸늘한 호텔도 싫어서
하루만 호텔에서 자고 한국에 가고싶다고 하고있는데 주말동안 여기 있다가 들어가래요.
연휴기간 내내 바깥으로 빙빙 돌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굴면서
있을때 잘하지 왜 호텔에서 아가를 재우라고 하는지
내가 결혼한 저 사람이 누군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하는지 한숨이 나오네요.
다들 이렇게 살고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