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엄마가 되보니 새삼 엄마가 존경스럽네요.

엄마 조회수 : 849
작성일 : 2013-02-14 18:22:52
둘째 임신 중입니다.
심한 입덧 시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몸이 제몸이 아니에요.
더구나 해외 거주 중이라 한국에서처럼 뭣하나 쉬운것 편한것 없고요.
요새 여기 명절기간인지라 신랑이 열흘 가까이 출근을 안했어요.
혼자라면 몸 무거워서 대충 맨밥에 김 싸먹고 쉴텐데..
첫애랑 신랑 생각해서 주방에서 웩웩 거리며 하루 세끼 차려줫네요.
제가 아직 입덧 중이라 고기 생선류는 보지도 못해서 반찬에 한계가 있어요. 워낙 솜씨도 없고.
아침에 눈뜨면 머리부터 아파요. 아침은 뭐먹고 점심은, 저녁은.
주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제입장에선 정말 고역인거에요ㅜㅡ

근데 문득 생각난게 친정 엄마..
삼십년 넘게 아빠랑 작은 가게 하시면서 삼남매, 아빠 세끼를 차리셨거든요.
일하다 잠시 짬내 들어 오셔서 후다닥 상차리고 나가세요.
아빠가 입이 짧으셔서 같은 반찬 두끼 이상 올라오면 싫어하셨고 철없던 저희도 늘 맛난반찬 해달라 노래를 부르고.. 거기에 삼남매 도시락까지 싸주셨으니.. 요즘들어 자꾸 이생각이 나는거에요.
울 엄마 얼마나 힘드셧을까. 정작 본인은 반찬 많이 안드시고 있는 국에 밥말아 후르륵 드시는데..차라리 꼭 찝어 뭐먹고 싶다 그럼 편한데 그냥 맛난반찬 노래를 불렀으니..

첫애 입덧할때도 제일 먼저 엄마 생각이 나더라고요.
엄마는 삼남매 전부 막달까지 입덧했는데 가게 일도 하시랴 자식들 돌보랴. 밥도 하시랴.. 더구나 그땐 저희집에 세탁기 냉장고도 없었다고 하네요.
남매셋이 터울이 적은데 천기저귀 매번 삶아 키우셨다 하시는데..
입덧으로 내한몸 한없이 힘들어 매일 울기만 했는데..
친정엄마에게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감사하고.

맨날 엄마한테 전화해서 전화기에 대고 엄마 미안해 고마워ㅜㅡ
엄마 얼마나 힘들었어 내가 효도할께..
사실 그때까진 엄마랑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근데 그 이후로 예전과는 다른 느낌.다른 사이가 됬네요.
더 좋은건.. 친정 아빠의 변화에요.
엄마가 애셋 낳으며 힘들게 입덧 할때 아빠는 그냥 힘들겠다 싶었지 그렇게 맘 아프지 않으셨데요. 근데 첫애에 이어 둘째까지 입덧 심하게 하는 절 보니 그제서야 입덧이 얼마나 힘든건지 새삼 느껴지신거죠.
아무래도 부인과 자식은 다른가바요. 저 입덧하는거 보고 아빠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셔서 나이 60이 훨씬 넘으신분이 엄마 손 붙잡고 눈물을 보이셨데요. 당신 고생할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요새 부모님 사이가 참 좋으세요. 워낙 무뚝뚝한분들이라 좋다고 할순 없지만 삼십년 넘게 사시며 쌓인 세월의 앙금이 많이 사라진게 느껴져요.

요새도 가끔 통화하면 제가 그래요. 다 내덕분이라고ㅋ 딸 잘뒀다고.
사실 제가 좋은 부모님 둔 덕분이지만요.

제가 늘 글을 쓰면 끝맺음이 어렵곤 한데..
결론은 제가 부모가 되니 부모님이 존경스럽다 에요^^
IP : 114.224.xxx.8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0721 같은 책이 두권 생겼어요! 2 뎅이니 2013/02/21 593
    220720 사골끓일때 전기 인덕션 전기세 5 전기 인덕션.. 2013/02/21 10,571
    220719 동양인..한국인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 2 동양인 2013/02/21 781
    220718 늦겨울에 해먹을 만한것좀 추천해주세요 ㅠㅠ 4 ㅇㅇ 2013/02/21 810
    220717 속눈썹이 자꾸 찔러서 수술을 해 주라고 하는데요... 10 8살 2013/02/21 4,041
    220716 권상우.. 19 ㅎㅎ 2013/02/21 8,591
    220715 곽상도 민정수석 내정자, "강압수사" 논란 2 사람이먼저 2013/02/21 833
    220714 정홍원, 둘째날 청문회 '뜨거운' 도덕성 검증 세우실 2013/02/21 580
    220713 스마트폰 공기계로 카톡하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4 ... 2013/02/21 4,416
    220712 아침에 크림 듬뿍 바르고 나서면 좀있다 눈물이 막 흐르는이유가 .. 6 .. 2013/02/21 1,821
    220711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청갔다왔어요.. 14 후기 2013/02/21 5,705
    220710 옆자리 아줌마가 자꾸 코를 훌쩍거려요. 3 2013/02/21 1,232
    220709 조현호한테 구형한 판사가 윤유선 남편 2 오호 2013/02/21 1,949
    220708 녹차 어디서 사면 좋을까요? 2 연이 2013/02/21 560
    220707 초등입학할 아이가 위액이 넘어오나봐요TT 2 신물 2013/02/21 706
    220706 김용민 "한겨레 1면 국민TV 광고실려" 1 이계덕기자 2013/02/21 1,314
    220705 다시 사랑이 찾아왔어요 3 ... 2013/02/21 1,339
    220704 해외 직구 배울수 있는 까페 추천해 주시겠어요? 35 초보 쇼퍼 2013/02/21 3,242
    220703 집에 홍초, 미초 이런 게 많은데 어떻게 써야 하나요? 12 선물세트 2013/02/21 2,564
    220702 울시엄니 작은며늘 2013/02/21 663
    220701 kb스마트폰 예금, 적금 추천 부탁드릴게요. ^^ 2 킹콩과곰돌이.. 2013/02/21 336
    220700 초등 전학할 때 원하는 반에 배정해주시기도 하나요? 5 전학 2013/02/21 1,290
    220699 잔치국수 다들좋아하시죠? 28 국수초대 2013/02/21 16,879
    220698 정리 조언부탁드립니다. 대학때 전공도서, 교재, 필기노트, 어학.. 4 방정리 2013/02/21 1,256
    220697 오늘 점심메뉴! 4 마끼야또 2013/02/21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