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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찌짐마운틴이 부러워요..ㅠㅠ

찌짐마운틴...부러워 조회수 : 3,229
작성일 : 2013-02-13 17:27:57

베스트에 부침개를 마운틴으로 만들어 놓고 처치 곤란이라는 글을 읽었어요.

부러워요.

우리는요... 아무 것도 없어요..

시장보고, 음식 준비해가지 않으면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요..

아.. 있긴 있어요.

만든지 오래된 이것 저것 섞어둔 찌개. 이런 것도 냄비 채로 냉장고에 있어요.

오래된 사과나 과일.. 썩어 들어가도 나누어 드시지 않아요,,

냉동실에 쟁여둔 오징어나 유통기한 지난 어묵들

달디단 캔커피나 야구르트

컵라면

언제 만든지도 모르는 계속해서 식탁위에서 냉장고로 왔다갔다하는 장아찌들

 

이번엔 떡국떡도 준비해놓지 않으셔서 급히 시장에 갔다왔어요.

설 전날 아들이 많이 아프다고 약국에서 약 사다달라고 전화드리고 내려갔는데요..

점심시간에 도착을 했어요.

예상보다 이른 시각이었어요.

역시나 먹을게 없었어요.

뭐라도 만들어 보려 했지만, 냉장고는 텅텅 비었구요.

아기 먹일 것도 하나 없었어요.

준비해간 먹거리는 저녁과 아침에 먹을 거라 그냥 밖에 두었지요.

어머님은 식사 준비할 생각도 없으셔서 결국 식당으로 갔지만 설 전날 누가 문을 여나요.

쫄쫄 굶었어요. 아이는 집에서 가지고 간 빵과 오래된 사과 먹고 잠이 들었고

감기 때문에 아팠던 남편은 화가 나서 그냥 방에 들어가버렸어요.

급히 더 시장보고 와서 집에서 가지고 간 음식들과 형님이 준비해오신 음식들로 저녁과 아침을 먹고왔어요.

형님이 고생이시지요. 음식 준비해서 먹여살리시느라..

하여간 그래요.

우리는 먹을게 없답니다. 올 때도 싸올 것이 없답니다.

기대도 안하지만요.. 그깟 만원도 안 하는 떡국떡도 안 사놓으실 줄은 몰랐답니다.

제가 사오는 떡국떡과 만두가 맛나서 이번엔 그것도 안 사셨답니다.

다른 음식들은 뭐.. 형님이 다 해오시니 당연히 준비없었구요.

 

아...

그리고 저도 감기걸렸는데요.

저는 병원에 다녀왔었거든요.

저랑 남편이 같이 식탁에 앉아서 약 먹으려고 하는데, 저 먼저 먹고 물 떠주려고 주방에서 서서 약먹다가

약이 목에 탁 걸렸어요.

이유는요..

어머님이 깔깔깔 웃으시면서

"쟤 좀 봐..깔깔깔.. 아니 나는 남편 약 먹으라고 물 떠다주러 간 줄 알았더니 저만 먹고 있잖니? 깔깔깔"

하시더라구요.

그 상황에서는 보통

'너도 어디 아프니?' 묻지 않나요?

 

다음부터는 준비한 음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동안만 시댁에 머물다오려구요.

 

하여간 우리 부부의 명절은 참 우울했어요. 그랬다구요..

이렇게라도 풀어놓으려구요..

찌짐마운틴이 부러워요.

 

IP : 110.12.xxx.5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13 5:30 PM (211.176.xxx.105)

    내가 직접 그 마운틴을 쌓는다.. 고 생각하시면 입맛 달아날 거예요..

  • 2. 다시 한 번
    '13.2.13 5:36 PM (182.209.xxx.42)

    저도 한 ...20년 후에는 시어머니가 되겠지요?
    아....난 저러지 말아야지...ㅠㅠ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맞아요. 차라리 전혀 기대를 마시고
    이것저것 ...사가지고 가세요. 그리고 ...드리는 돈을 좀 줄이시던가요.
    장 보느라 돈 많이 들어서요..하구요.

    힘 내세요...우리는 정말.....상식적인 어른들 되어 보아요~~^^*

  • 3. 저는
    '13.2.13 5:37 PM (122.34.xxx.34)

    가서 일하기 힘들어서 새벽부터 집에서 만들어 갔어요
    차례 준비보다 더 힘든게 식구들 밥준비 ..
    어차피 우리식구 네명도 먹어야 하는 밥이고 해서
    국끓이고 고기재고 반찬 만들어 가서 잘먹고 왔어요
    시어머니 떡도 안사다 논것 그렇지만
    결국은 음식 많이 싸오도록 하는게 다 여자들 일 아닌가요 ??
    전 거리 준비 많이 해놓으시면 저희집은 공포에 떠는데
    해가 갈수록 애나 어른이나 전 별로 안먹으니 양이 예전에 1/3로 줄은것 같아요
    일도 적고 돈도 적게 들어가고 무엇보다 먹기 도 싫은 냉동전 바라보며 심란하지 않아도 되서 좋아요
    집에서 간단히 부쳐 드세요 ~~~

  • 4. 그래서
    '13.2.13 5:44 PM (211.181.xxx.211)

    제 친구는 먹을거 다 준비해서 가던대요
    떡 과일 등등
    용돈도 안드리고 먹을것만 푸짐히 준비해서 가더라구요
    님도 그러세여

  • 5. ㅇㅇㅇ
    '13.2.13 5:44 PM (121.130.xxx.7)

    죽어라 찌짐 마운틴 만들어 쌓아보세요.
    지금이 좋았다는 거 아실거예요.
    어차피 내 손 가서 식구들 먹는 건데 미리 해가서 먹고 오면 되겠네요.

  • 6. ㅇㅇ
    '13.2.13 5:45 PM (175.120.xxx.35)

    시어머니가 음식준비 미리 안해놓고, 음식도 미리 많이 안해놔서 화나셨어요?
    어짜피 원글님 식구들 먹을 음식에 노인 한 분 할당량 아닐까요?
    좀 넉넉히 하셔서 놓고 오셔도 될 듯.

  • 7. 장아찌..
    '13.2.13 5:55 PM (112.151.xxx.163)

    오래된 장아찌 들락날락.....으... 정말 싫어요.

    전 친정가면 그런거 버리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 어른들은 왜그리 장아찌를 좋아하고 또 못버리고 아끼는지 모르겠네요.

    찌짐 마운틴은 내가 만들건 누가만들건 정말 낭비같아요.

    과거 먹을거 없던시절엔 금방 동이나겠지만, 요즘은 가급적 기름진거 안먹는 편이라 지짐도 한두접시 있으면 좋겠다... 정도겠죠.

    그보다 정말 맘 상한건. 그 깔깔깔 이군요.

    뭐라하고싶은데 큰소린 싫고 깔깔깔로 마무리 하시지만 결국 섭섭한표현..

    나도 미래의 시어미니지만 난 그런표현 하지 말아야지..

  • 8. 기름냄새
    '13.2.13 6:06 PM (110.70.xxx.10)

    정말 싫어합니다..내가 다 부친 전들 싸주시면 집에 오자마자 버려요.처다보기도 싫어서요.
    원글님도 형님과 반반씩 음식 만글어가시면 되겠네요. 제사 안지내시면 식구들 먹을걸로 두세가지만 있으면 되니까요..

  • 9. 찌짐마운틴이 아니라
    '13.2.13 6:12 PM (110.12.xxx.56)

    저도 알아요 그 마운틴 만드는데 얼마나 힘든지
    그런 음식 안 만들고 식구들 먹는 것만 준비하니
    음식준비하는게 어렵지 않아요
    음식이 아니라 그 마음이 못내 아쉬워요
    아들이 아파도 죽 한 그릇 밥 한 공기 내놓기 귀찮아
    하시는 그 마음
    맛난 음식 생겨도 그 음식은 따로 챙겨두시고
    인스턴트 유통기한 지난 것들 시들한 것들 가져다주시는 그 마음이
    그러고도 아들 시중에 소홀한 건 아닌지 흘겨보는
    그 눈길이 속상해요
    본심을 숨기려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어색함이 아프네요

  • 10. ...........
    '13.2.13 6:19 PM (211.244.xxx.42)

    어머님이 우울증이 심하신건 아닌지요,,그렇게 음식을 안할수가,,,!! 넘 심하시네요
    아무리 며느리들이 챙겨온다고 해도 한끼정도 준비하는것이 그렇게 힘들까요
    살만큼 사신분이 젊은 며느리보다 맘에 여유가 없는건 맘이 병든건 아닐까,,해요,,ㅠ

  • 11. ...
    '13.2.13 6:23 PM (110.14.xxx.164)

    그냥 시엄니 없다 생각하고 가서 먹을거 다 미리 준비해가는게 낫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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