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에 부침개를 마운틴으로 만들어 놓고 처치 곤란이라는 글을 읽었어요.
부러워요.
우리는요... 아무 것도 없어요..
시장보고, 음식 준비해가지 않으면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요..
아.. 있긴 있어요.
만든지 오래된 이것 저것 섞어둔 찌개. 이런 것도 냄비 채로 냉장고에 있어요.
오래된 사과나 과일.. 썩어 들어가도 나누어 드시지 않아요,,
냉동실에 쟁여둔 오징어나 유통기한 지난 어묵들
달디단 캔커피나 야구르트
컵라면
언제 만든지도 모르는 계속해서 식탁위에서 냉장고로 왔다갔다하는 장아찌들
이번엔 떡국떡도 준비해놓지 않으셔서 급히 시장에 갔다왔어요.
설 전날 아들이 많이 아프다고 약국에서 약 사다달라고 전화드리고 내려갔는데요..
점심시간에 도착을 했어요.
예상보다 이른 시각이었어요.
역시나 먹을게 없었어요.
뭐라도 만들어 보려 했지만, 냉장고는 텅텅 비었구요.
아기 먹일 것도 하나 없었어요.
준비해간 먹거리는 저녁과 아침에 먹을 거라 그냥 밖에 두었지요.
어머님은 식사 준비할 생각도 없으셔서 결국 식당으로 갔지만 설 전날 누가 문을 여나요.
쫄쫄 굶었어요. 아이는 집에서 가지고 간 빵과 오래된 사과 먹고 잠이 들었고
감기 때문에 아팠던 남편은 화가 나서 그냥 방에 들어가버렸어요.
급히 더 시장보고 와서 집에서 가지고 간 음식들과 형님이 준비해오신 음식들로 저녁과 아침을 먹고왔어요.
형님이 고생이시지요. 음식 준비해서 먹여살리시느라..
하여간 그래요.
우리는 먹을게 없답니다. 올 때도 싸올 것이 없답니다.
기대도 안하지만요.. 그깟 만원도 안 하는 떡국떡도 안 사놓으실 줄은 몰랐답니다.
제가 사오는 떡국떡과 만두가 맛나서 이번엔 그것도 안 사셨답니다.
다른 음식들은 뭐.. 형님이 다 해오시니 당연히 준비없었구요.
아...
그리고 저도 감기걸렸는데요.
저는 병원에 다녀왔었거든요.
저랑 남편이 같이 식탁에 앉아서 약 먹으려고 하는데, 저 먼저 먹고 물 떠주려고 주방에서 서서 약먹다가
약이 목에 탁 걸렸어요.
이유는요..
어머님이 깔깔깔 웃으시면서
"쟤 좀 봐..깔깔깔.. 아니 나는 남편 약 먹으라고 물 떠다주러 간 줄 알았더니 저만 먹고 있잖니? 깔깔깔"
하시더라구요.
그 상황에서는 보통
'너도 어디 아프니?' 묻지 않나요?
다음부터는 준비한 음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동안만 시댁에 머물다오려구요.
하여간 우리 부부의 명절은 참 우울했어요. 그랬다구요..
이렇게라도 풀어놓으려구요..
찌짐마운틴이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