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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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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이 생활인 시어머니.. 피곤해요

폼폼 조회수 : 13,028
작성일 : 2013-02-11 18:42:50

처음 연애때부터였어요. 미신이 생활인 시어머니 때문에 힘들었던 게.

궁합이 나쁘다고 헤어지라 했어요. 저한테 직접은 아니고 당시 남친인 제 남편에게.

나중에(결혼후에) 알고보니 나쁜 궁합도 아니었어요. 제 생년월일을 잘못알고 궁합보신 거였거든요.

 

근데 결국 결혼날짜 잡고 준비진행하는 동안 예비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결혼이 무기연기됐어요. 궁합나쁘다는 결혼 진행해서 이렇게 됐다고.

제가 예비시아버지를 잡아먹기라도 했다는 듯한 눈길로 저를 노려보시더군요.

그 때 헤어졌어야 하는 건데...

 

 

마음고생했지만 어찌어찌 헤어지지 못하고 계속 사귀어서 결국 결혼했어요.

그래도 결혼하고 나면 며느리로 인정하고 잘 대해주겠다고 하셨대서.

 

근데. 미신이 생활이신 건 참 힘들더군요.

결혼하고 나서도 아들만 최고. 며느리는 무수리대접하시는 것은 당연한 거고

거기에다 온갖 잔소리에 미신강요에..

 

예를 들자면,

 

아이 첫돌을 부페식당에서 치뤘어요. 첫돌직전 주말에요.

시어머니가 바로 안돌아가시고 저희집에 머무르셨는데

며칠후 당일날 또 돌상을 차려야 한다는 거에요. 돌 당일 삼신에게 기도드려야 하는 거라며.

뭐. 그럴 수도 있죠. 아이를 위하는 건데.

근데 문제는 바로 며칠 후가 이사하는 날이었어요.

있는 짐도 줄여야 할 판에. 상 차린다고 다시 장을 보게 되는 거라, 제가 안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가

완전 집안이 뒤집어졌어요. 무지막지한 언어폭력을 당했죠.

 

결혼시켜준 걸 고맙게 생각해야지~에서부터.

당시 제 껌딱지였던 막 돌된 아들 땜에 남편이 혼자 분리수거하러 나가는 걸 보시고는 대노하셨어요.

남편한테 아무일도 시키지 말고 니가 다 하라고.

결국 제 생각이 짧았다고. 화 푸시라고. 같이 장보러 나가시자고 아무리 애걸해도 소용없었어요.

화풀이 실컷 하시고 내려가셨어요.

 

내려가시고서도 몇번을 더 전화하셔서 저한테 온갖 말씀을 퍼부으시고는,

우리가 이러면 **이(제 남편)만 힘들다며 이제 그만하자 하시더군요.

저야 뭐. 당한 것밖에 없는데.

그리고는 이사하는 날 소금자루를 현관앞에 놓고 밟고 들어가고 온집안에 팥을 뿌리라 하셨던가..

 

한번은 아이가 시댁에서 생선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렸어요.

제가 가시 발라주고 있었는데 잠깐 뒤돌아보고있는 사이 아이가 가시있는 부분을 집어서 삼켰어요.

많이 아파하고 피도 조금 났어요.

그 상황에 어머님이 어떻게 하셨냐하면,

먹던 생선의 뼈와 가시를 아이 머리위에 올리고 물을 먹이셨어요.

이렇게 해야 해결된대요.

 

또 한번은, 다음 이사할 때 였는데,

정말 어렵게 이사날이 결정됐어요. 역전세난이라 집도 안빠지고, 집주인도 비싼 값에 집을 내놓는 바람에

더더욱 집보러 오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었고,

저희는 이미 분양을 받아 늦지않게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연체료?를  최소화하려면 어떻게든 적어도 전세집의 계약만료 날짜까지는 이사를 해야 했어요.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여러번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이사날짜를 맞췄어요. 아주 힘들게요.

날짜 임박해서야 주인이 대출해서라도 전세금 내주겠다고 확약을 주었기 때문에

이사업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간신히 이사업체까지 결정하고 어머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몇시간후 전화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그 날은 절대! 이사하면 안되는 날이래요.

뭐.. 뱀날과 쥐날은 액운이 끼기 때문에 절대 이사하면 안된대요.. ㅠㅠ

이사하는 방향은 어디냐고. 말씀드렸더니 다행히 방향은 괜찮다고 ... ;

 

하지만 전 다시 알아볼 엄두가 안나서, 결국 어머님께 '알아보았으나 날짜 변경이 안된다네요'라고 둘러댔고,

어머님은 그럼, 이사하기 전 좋은 날짜에 간장 된장 밥솥을 먼저 갔다놓으라 하시더군요. 갖다 놨어요.

그리고 이사 당일날 쌀,물,떡을 한접시씩 담아놓고 무슨 불경같은 걸 틀어놓으라 하시더군요. 틀어놨어요.

이사업체분이 나중에 하시는 말씀이, 어디서 하루종일 계란장수가 계란파는 줄 알았다고... ;

 

제사 앞두고는 상가집 가면 안된대요.

아버님 제사 며칠 전이었는데, 여동생의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결국 문상을 가기는 했는데, 가서 절은 하면 안된다고 해서 부주하고 밥만 먹고 왔어요.

 

상가집 함부로 가면 귀신이 씌어온대요.

귀신이 씌어오면, 단감에 식칼을 꽂아서 대문밖으로 던져야 한대요.

 

새 차를 샀어요 (저히 차) 고사 지내고 북어를 트렁크에 넣고 다녀야 한대요.

 

동지에 팥죽해먹었냐고 물으시네요. 안해먹었다고 하니 탓하시네요.

해먹어야 잡귀신을 쫓아준다고.

 

설 차례 지내고, 영화보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7번방의 선물'요. '많이 슬프다던데요'했더니. 정초부터 눈물나는 영화 보는 거 아니래요.

정초에 울면 일년 내내 운다고요.

 

웬 밥그릇국그릇을 하나씩 주시네요. 필요없는데요. 했더니 다 이유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알고보니 제가 올해부터 삼재라는데 주시는 밥그릇국그릇을 사용하면 나쁜 일을 막아준다고.

저 집안에 필요없는 물건 들이는 거 참 싫어하는데. 암튼 찍소리 안하고 받아는 왔어요.

 

대충 당장 생각나는 것만 적어봤어요.

 

참고로 제 친정은 사주도 안보는 집안이에요. 전혀 미신적인 요소와는 관련이 없는 집안이에요.

이 결혼, 제가 제 발등 찍은 거지만, 들어드리려니 참 피곤하네요.

제가 속이 좁아 그런건가요.

IP : 115.136.xxx.24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11 6:52 PM (112.154.xxx.62)

    저도 시어머님이 그러셨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이사할려구 집보러 다닐때 나침반 들고 다녔어요
    장례식장 다녀오면 신문지에 불붙여 그위를 넘어 들어와야 하고...
    이제는 어지간한건 무시하고 삽니다

  • 2. ㅡㅡ
    '13.2.11 6:52 PM (203.226.xxx.78)

    단감에 식칼....ㅠ 첨 들어보는 얘기들인데 그런 것들이 액을 막아주던가요?
    참 피곤하게 사는 시어머니세요.
    그런거 심하게 믿는 집들 보면 그닥 잘 된 집도 없더라구요.
    오히려 안 좋은 일들이 집안에 끊이지 않더만..
    님 참 피곤하겠어요ㅠ
    말린다고 안 하실 양반도 무시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어찌 한답니까ㅠ

  • 3. ^^
    '13.2.11 6:52 PM (121.142.xxx.199)

    저기요.
    원글님이 너무 착해서 그래요.

    원글님도 마음 강하게 먹고 당차게 하셔야
    이 일이 끝나요.

    종교를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아주 강한 신앙심으로 맞서야 할 듯.

  • 4. ^^
    '13.2.11 6:53 PM (121.165.xxx.118)

    미신을 빙자한 며늘 미워하기..그냥 며느님이 싫은 거죠. 아무근거 없으면 그러니 미신이라도

  • 5. ㅡㅡ
    '13.2.11 6:55 PM (203.226.xxx.78)

    팥을 온 집안에 뿌릴게 아니라 시어머니한테 뿌려야 할 거 같네요ㅠ

  • 6. 저희시집도
    '13.2.11 7:00 PM (211.234.xxx.246)

    사주팔자보는거 너무 좋아하고 부적도 쓰고 뭔일하기전엔 반드시 점보러가는집....이젠 울남편도 그래요 ㅠ.ㅠ 맘이 불안한 사람들이라 여기고 불쌍하다 하고 맙니다.다만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건 안들어요.

  • 7. 폼폼
    '13.2.11 7:03 PM (115.136.xxx.24)

    공감해주시는 분들 계셔서 너무 위안이 되네요. (눈물찔끔)
    주변에 이런 이야기 했다가 '니가 예민한 거다'소리 들었던 지라 ㅠㅠ

  • 8. 쥐콩
    '13.2.11 7:13 PM (183.109.xxx.150)

    저는 친정언니가 미신을 저 정도로 믿는 사람이예요.ㅎㅎ 정말 미치겠어요. 아직 40대중반인데..우리 언니가 딱 저런 시어머니될것 같네요. 저는 언니랑 도저히 가까와질수가 없답니다. 어떤 대화도 길게 할 수가 없거든요..위로드립니다.

  • 9. ....
    '13.2.11 7:18 PM (221.138.xxx.61)

    삼재 막아주는 밥그릇국그릇은 어떻게 생겼던가요?
    어디서 받아오셨데요?
    사오셨대요?

  • 10. 미신으로
    '13.2.11 7:22 PM (116.39.xxx.87)

    밀고 나가야 시어머니 승.
    미신 무시하고 남편과 아이들 중심으로 사시면 원글님 승.
    인간관계에서 군림하는 한 방법이에요
    미신은 정해진게 없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시어머니 입맛에 맞는 건만 골라서 할수 있고 며느리는 무당이 아닌이상 시어머니보다 미신쪽으로 지식과 권위에서 이길수가 없어요
    혹시 하는 마음 가지시면 (미신 무시하면 안되는거 아닐까 하는) 계속 이런 상황이 벌어져요
    본인이 결단하고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방법 밖에 없어요 -무시하는 걸로요

  • 11. 폼폼
    '13.2.11 7:40 PM (115.136.xxx.24)

    175님 : 글쎄요 제가 어머님의 요구사항이 어떠할 지 미리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겠죠.....
    부페에서 돌잔치한 제가 어리석었다는 말씀으로 이해되어 마음이 불편하네요...
    저의 가장 큰 어리석음은 이런 분위기를 대충 알았음에도 이런 결혼을 했다는 것이겠지만요.......

  • 12. 폼폼
    '13.2.11 7:41 PM (115.136.xxx.24)

    221님 : 특별하게 생긴 거 아니구요,
    어머님이 원래 쓰시던 그릇과 똑같이 생겼는데.. 새로 사서 주신건지, 있던 걸 주신건지는 모르겠어요..

  • 13. ......
    '13.2.11 7:43 PM (211.36.xxx.92)

    울 시어머니랑 똑같으시네요
    십년차부터 전 그런거 안믿는다고 딱 잘라 말했어요 우주 여행 이야기가 나오는 세상에 무슨...

  • 14. ㅎㅎㅎ
    '13.2.11 8:13 PM (119.17.xxx.14)

    원글님은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지만 저는 읽다가 웃겨서~ㅎㅎㅎ.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수준의 처방들인데요,
    저는 저런 방법들 익숙하고, 그냥 노인들 방식의 자손들 무탈하게 하는 방법이다 생각하면서 시키는 대로 따라해요.
    저도 이사날 때문에 솥들고 먼저 가서 자거나, 소금자루 밟고 지나거나, 쑥을 대야에 담아 태우거나 다 했고요, 동지날에는 팥물 삶아서 사방에 뿌리는거, 생선가시 걸리면 머리위에 올리는거, 제가 꿈 너무 많이 꾼다고 자는 머리맡에 칼 두고, 엄나무 가지 장농위에 두라 해서 그것도 시켜주는 대로 하고요, 우리 아기 잠을 하도 안자고 괴롭히니, 할머니가 닭을 그려서 아기 이불 밑에 깔아라 해서 그것도 했네요. ㅎㅎ. 딱 하루만 일찍 자고 담날은 여전히 안자길래, 혹시 닭을 오리처럼 잘 못 뵈게 그렸나 하면서 웃었거든요. 저는 할머니라서, 또는 친정엄마라서, 스트레스가 되진 않았고, 그냥 그 세대 어른들의 집안무탈하게 하고싶은 염원을 표시하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재밌다 생각하면서 따라 하네요. 이사하면 집안에 붙이라고 주시는 부적들도, 동양식 이쁜 그림이라 생각하고 붙여둡니다. 저는 밤중에 네거리에 가서 동전을 태우는 의식(?) 같은것도 했었네요. 기저에는 엄마 마음 편하게 해준다는 생각과, 혹시라도 그 말이 맞아서, 나쁜 일은 사라지고 좋은 일이 생긴다면 좋다는 생각으로요. 님도 저처럼 재미로 생각해보시고, 스트레스 덜 받으시길 바래요.

  • 15. ....
    '13.2.11 8:51 PM (222.101.xxx.43)

    저희 시엄니와 비슷하세요..ㅋㅋ
    이제는 한귀로 듣고한귀로 흘려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런걸 믿고 따르려는 어머님이 이제는 불쌍하기까지 하네요...

    저도 대답은 네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 다 무덤덤해지더라구요.

  • 16. 에긍
    '13.2.11 9:15 PM (203.247.xxx.203)

    멀 그대로 다 따라해요?
    앞에서만 네네 하고 걍 안하면 되는 것을...

  • 17. 폼폼
    '13.2.11 10:43 PM (115.136.xxx.24)

    203님 : 그대로 따라하기 싫은데.. 그 분의 아드님께서 하셔야겠대요..
    이 잉간이 거짓말을 못해요.. 안하고 했다고 하는 걸 용납 못하는 ㅠㅠ

  • 18.  
    '13.2.11 10:54 PM (1.233.xxx.254)

    저희 실장님이 미신 믿는 집의 전형인데, 이사하면 안 되는 날 어쩔 수 없이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점쟁이가 못을 박지 말라고 했다네요. 어떻게 못을 하나도 안 박고 사나요?
    점쟁이 왈, 못 박고 싶으면 못 박을 자리마다 옆집에서 소금물을 끓여다가 김을 쐰 다음에 못을 박으랍니다.
    옆집에 사정사정해서 싫다는 거 소금물 끓여다가 못 박을 자리마다 소금물 김을 쐤죠.
    네, 도배지 다 들고 일어나서, 이사 간 지 한달만에 도배 다 다시했습니다.

    제 친구는 집이 안 나가니까 걔 엄마가 집에 가위를 묻으면 집이 빨리 나간다고 해서
    집에다 가위를 묻었습니다. 그랬더니 전세 주기로 한 집이 빨리는 나갔는데
    어디서 개망나니 같은 세입자가 들어와서 집 다 떼려부수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리고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이 반전세로 한 월세를 좀 깎아서 빨리 나간 것이었대요.

    다른 친구는 시어머니가 정말 미신 믿는 집인데
    이사갈 때 방위를 받아오니 동서남은 안 되고 반드시 '정북방향'으로만 가야 한다고 했대요.
    그런데 걔네가 부천 쪽에 살아서, 정북방향이면 서울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럴 돈은 없었죠.
    다른 방향으로만 갔으면 신축빌라 싼 것 좋은 것 넓은 것 얼마든지 있지만 절대 안 된다고 난리.
    찾다찾다 날짜 맞는 집은 어디서 다 쓰러져가는 옛날 단독주택인데 전세는 엄청 비싼 그런 집이었어요.
    근데 점쟁이가 그 집이 딱 맞는다고, 그 집에서 불같이 일어나 부자 된다고 해서 이사갔어요.
    그 집에서 너무너무 좋고 다 잘 되고 그런다더니,
    지난 여름에 태풍에 마루 유리창이 다 깨져 넘어오는 바람에 남편이랑 애도 다쳤구요.
    겨울엔 크지 않은 화재까지 나서 재산 손해 엄청나게 났어요. 사람은 안 다쳤지만.
    근데 점쟁이 말이 큰 화를 그걸로 다 떼우고 이제 크게 일어날 일만 남았다고 했답니다.
    네, 그리고 얼마 안되서 걔네 시어머니 빙판에 넘어지셔서 고관절과 다리 부러지셔 못 일어나십니다.

    미신 믿는 집 치고 잘 되는 집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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