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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의 이런 언행이 더 이상 참기 힘이 듭니다

// 조회수 : 4,681
작성일 : 2013-02-10 20:43:25

 

아무리 생각해도 여태 이 집안의 며느리로 살아온 세월이 아깝고 화가 나는데...제가 이게 명절 후 누구나 끓어오르는

단순한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차분하게 적어봅니다. 시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지만, 정말 화가 미칠듯이

나서 미칠 것 같은 사연이 결혼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연을 뒤로 하고 이 집안에 시집을 와서 지금 현재까지

살고 있어요. 오늘 제가 분노했던 것은 친정식구에 관한 쓸데없는 관심과 제 큰 아이의 외모에 대해 대놓고 지적한 것

입니다. 물론 제가 예민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이 두 가지는 정말 누구나 알아서 피해가야 하는 주제요, 상식 아닌가요?

이걸 말로 설명하고 또 설명해야 아나요? 물론 치매 초기시지만 원래 그 이전에도 하고 싶은 말씀 다 내뱉는 분이구요.

진단받고 약 드시면서 나아진 것도 있고 한 말 또 하고 계속 하시고 남의 그걸 지적하면 더 화내는 게 심해졌어요.

겉으로는 아주 정정하시고 실제로 혈압, 당뇨약 장복하시는 것 말고는 지병도 없으세요. 시아버님도 그렇구요.

 

친정에 아직 미혼인 40대 중반의 오빠가 있어요. 돌싱은 아니고, 결혼하려다 잘 안되서 그냥 아직 혼자예요.

집안이든 본인이든 경제적 능력 충분하고(시댁 식구 중 누구든...그리고 제 남편보다 훨씬 나은) 직업 좋고 오빠

명의로 아파트도 있고 결혼에 대해 준비가 다 되어 있어요. 하지만 가족이라도 남의 인생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

않나요? 저 역시 윗사람이라 오빠가 어렵기도 했지만 결혼에 대한 뜻이 없구나...그냥 지켜보는 중이예요.

제가 옆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인연이란 게 억지로 엮는 것도 안되니...그것 밖에 못하구요.

그런데 해마다 명절이건 뭐건 꼭 그 문제를 짚고 가세요. '니네 오빤 결혼 소식 없니? 왜 여자가 없다니?'

오늘은...나이와 띠를 물어보시더니...'이젠 나이가 차고 넘쳐서 나이 많은 @@@이나 만나야겠구나.'

그 말씀은 여자가 늙어서 애는 절대 못 낳겠구나...뭐 그런 뉘앙스였어요. 자식 복이 중요하다 이거죠.

작년 봄에 혼자 되신 저희 엄마 건강을 물어보시면서 은근히 본인은 남편하고 같이 살고 있다는 걸 과시하는 건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요. 진짜 징글징글해요. 매일 같이 싸우시고 시댁 여행 가시면 거기서도 언성 높이시면서...

 

처음 듣는 것도 아니지만 오늘은 너무 화가 났어요. 작년에 아버지 잃고 저 너무 힘들었거든요. 특히 오빠는

정신적 충격이 컸어요. 결혼 안한 대한민국의 남녀가 그렇겠지만 마치 죄인이 된 듯한...그 분위기 있잖아요.

호스피스 병동이라 1인실에서 아버지 시신 앞에서 각자 한 사람씩 들어가서 마지막 말을 전하고 울먹이는데

오빠는...정말 몇 시간동안 소금기둥처럼 굳어서 눈가에는 눈물에 고인 채 말없이 앉아만 있었죠. 슬펐어요.

시어머니 말씀...다른 때 같으면 그냥 웃으며 패스할텐데...오늘은 대꾸도 안 하고 아예 못 들은 척 했어요. 

분노가 치밀어서요. 사돈측인데..그래도 며느리의 오빠인데...기본적인 예의라는 게 있고 할말 안 할말은 좀

가려야 하지 않나요? 저희 오빠도 나중엔 후회하고 마음이 많이 힘들었대요.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제가 엄청난 효녀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희 친정식구들을 단체로 모욕한 것 같아서

기분이 상한 정도가 아니라 다시는 내 앞에서 그따위 말은 꺼내지도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어요. 정말로...ㅠㅠ

 

저희 큰 애는 외모에 너무나 큰 컴플렉스가 있어요. 미용상의 문제를 떠나서 기형과 정상인의 경계에 있는

아주 애매한 부위에 흉같이 의료인만 알아볼 수 있는 그런 기형이 있어요. 그게 코와 인중이예요.

이 수술을 지금 시켜도 두번에서 세번 시켜주어야 하고 성장기에는 수술 흉터가 더 커져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해서...20살까지 기다리는 중이예요. 그래도 인중과 코 끝에 나는 흉터는 피할 수 없다고 해요.

그런데...시어머니가 오늘 차례상 물리고 차를 마시는데 큰애더러 콧대가 죽고 넙적하다면서 뭐라고 사람들

앞에서 그러시는 거예요. 천지분간을 못한다고 해도...사춘기 그맘 때면 애들이 외모에 민감한 거 다 알지 않나요?

저희 둘째는 아빠 닮아서 콧날이 오똑하고 얼굴이 작고 이쁘다는둥...큰애는 어쩌고 저쩌고...저 진짜 화가

났어요. 결국 그렇게 예뻐서 고모들은 왜 눈 고치고 코 고치고 그러셨냐고 받아쳤더니...원래 자기 코라는 둥...

수술한 딸 하나도 없다고 우기시는데...어이가 없었어요. 큰애는 성격도 우울감이 심해서 심리 상담도 오래 받고

있고 담임들마다 늘 신경써주는 학생이예요. 성실하고 착하지만 모듬수업 같은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다들 알고 있구요. 저희 집안에 아무도 기형이 있거나 하진 않아요. 하지만 애들에게 그냥 따돌림 당하는 것 자체가

부모인 저에게는 제가 가슴이 찢기는 고통이고 상처거든요. 외모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내성적인 성격도 일조하지만요.

애가 이런 상태라는 건 얼마 전에 말씀드려서 알고 있구요. 시댁 근처에 와서 살라는데 제가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어

그건 곤란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실제로 아이가 견뎌낼 수 없는 상황이구요. 상담료는 커녕 여태까지 자식들 힘으로

겨우 사시는 분들이예요. 그래서 더 미치게 화가 나요. 대체 그런 뻔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어요. 

 

 

저희 시어머니...구구절절 사연을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자식들을 굶기다시피 가난하게 겨우 밥만 먹이고 키워서

분에 넘치는 집안에 억지로 끼워넣다시피 아들, 딸 자존심 다 버리고 반대하는 결혼 시켜서 상대방만 녹아나는

형국이예요. 겉으로는 잘 살지만 알고 보면 부부 사이가 별로인...아들이고 딸이고 정말 몸만 보낸 집이예요.

딸은 시댁에서 비굴하게 온갖 시중 다 들고 살아도 그 사위들 덕에 뭐 하나라도 얻어건질까봐 아들이 집에 가도

사위들이 먹을 것 덜어내고 남는 것 주시는 양반이거든요. 처음엔 뭐 저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하나? 그랬어요.

지금도 그러세요. 형제계를 하는데 시누이들이 맡아서 생신때 분에 넘치게 시댁 인테리어 하고 비싼 옷 사드리고

생색 내는 것도 신물이 나는데...그걸 마치 딸들만 대단하게 효도를 하는 양 착각하고 저러는 시어머니가 정말

싫고 짜증이 나요. 일을 많이 시키거나 하진 않는데...당신 집안이 대단한 줄 알아요. 아들 둘이 돌아가면서, 딸도

차례대로 문제 투성이인데 정말...전 한번도 관심 가진 적도 없고 대놓고 뭐라 한적도 없습니다.

 

 

대체 이런 시어머니하고 어떻게 해야 해결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다른 건 몰라도 시어머니 입에서 저 두 가지

문제가 나오지 않게 선을 긋고 딱 자르고 싶어요. 아이 외모에 대해서는 남들이 듣기엔 웃고 넘길 농담일지

몰라도 저나 아이에겐 중요한 문제거든요. 남편은 그 자리에 없었구요. 나중에 말하니...그냥 넘어가래요.

이게 그냥 넘길 일인가요? 이게 처음도 아니예요. 시댁 식구들 다 키도 작고 별 볼일 없는데 외모 가지고 그런

식으로 사람을 깔아뭉개는 건 정말 참기 힘드네요. 제 외모가 남들에 비해 뒤지는 편도 아니예요. 그리고

애들이 한참 성장하는 과정인데...왜 저러는지...그릇이 작고 성격이 못되었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지 싶어요.

동서간에 이간질 할땐 제가 그러지 마시라고...나중에 다 알게 된다고 하니까 그때부터는 아무 말씀 안 하셨거든요.

이런 경우에도 정공법으로...돌직구를 날려야 하나요? 아님 저러다 말겠지..돌아가시는 날까지 내버려 둬야 하나요?

하도 화가 나니까 지난 세월이 다 그냥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망령이 되살아나네요. 지혜로운 조언 부탁드립니다.

IP : 121.163.xxx.2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3.2.10 8:52 PM (193.83.xxx.77)

    치매노인네랑 싸워봤자죠. 가급적 시댁에 가지마세요. 아이들도 데리고가지 마시구요.

  • 2. 아줌마
    '13.2.10 9:06 PM (118.36.xxx.238)

    돌직구 추천드려요.
    이십년전 결혼할때 남편이 현금으로 차사는데
    자긴 몇 백 보태고 나두 몇 백 보탰는데
    맨날 나더러 걸어다니지 않고 복 터졌다하고
    옛날엔 냇물에 빨래하다 손이 얼어터졌는데
    넌, 호강한다 지긋지긋하게 말 하시길래,

    왜 어머님은 그리 일찍 태어나셔서
    고생하셨어요?
    저처럼 늦게 태어나시지ㅠ.
    다신 말 안하세요.

    그래도 소용 없는게,
    제사상 앞에서 티테이블에 다리 올려놓고 발톱 깍고
    오늘 제사 지내다보니
    티테이블에 또 다리 쩍 올려놓고 쳐다보는 걸
    하마터라면 걷어찰 뻔 했어요
    저노므 티테이블을 갖다버리던지.

    시아버지 제사 지내는데
    하도 큰소리로 계속 주방에서 떠드시길래,
    좀 조용히 하세요.
    하고 뭐라 했드니 시누이가 더 창피해하네요.
    나이 드셔도 배울 것은 배우고
    할 말 가려서 해야해요.
    우리 시어머니도 입 아파 말 안하지 대박이에요.

  • 3. 남편은 뭐했나..?
    '13.2.10 9:08 PM (124.51.xxx.165)

    원글님 글을 보니, 제가 입장이였어도 홧병날 일이네요.
    그런데...그런 말씀을 하시는 동안 남편은 뭐하셨나요?
    애는 혼자만들고 혼자키우나요?
    큰아이아픔을 드러내 후벼파는 시어머님말씀을 듣고 뭐라셨어요?
    명절에 시댁에서 고생하는 마누라 친정의 상처를 건드리는 시어머님께 남편분은 바람막이 해주셨나요?

    제 생각에...원글님이 나설 일이 아닙니다.
    남편을 잡으세요.
    남편이 가만있으니 괜찮은가보다..하고 시어머니가 그러시네요.
    남편믿고 시집와서 아이까지 낳고 사는데, 그정도 바람막이도 못해주나요...?

  • 4. ㅡㅡ
    '13.2.10 9:11 PM (203.226.xxx.78)

    아 진짜 ㅆㅂ 욕나오네요.
    애한테 개소리 나불거리는 것들은 진짜..
    님아 맘 많이 상하겠지만 개무시하세요

  • 5. ....
    '13.2.10 10:25 PM (58.124.xxx.141)

    시어머니가 아니라 남편한테 경고하세요. 한번만 더 시어머니가 저딴 소리 하면 내입에서 나도 어떤 말 나갈지 모른다. 딱 어머니가 한 고대로 되돌려서 쏴드릴 테니까 그 꼴을 보든가. 그게 싫으면 니선에서 미리 막으라고. 더는 못참는다. 이도저도 싫으면 다시는 얼굴 안보겠다 하고요.

  • 6. ..
    '13.2.10 11:15 PM (125.177.xxx.145)

    절대 그냥 두면 안되요!!!
    맘 아픈 손주 두면 눈물 나는 것이 할머니 맘인데. 이건 막말을 해대니.
    앞으로 친정 오빠와 아들 이야기를 입에 담으면 다신 보지 않겠다고 경고하세요.
    엄마와 동생으로서 반드시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셔야지요^^

  • 7. 글을 참 잘 쓰세요
    '13.2.11 12:10 AM (183.96.xxx.12)

    글읽으면서 원글님의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느껴져 눈물이 고였어요

    다음번에도 또 그러실테니 미리 준비해 두셨다가 돌직구 날리세요
    남편분이 그냥 넘어가라는 말 하시는걸로 봐서는 제대로 대처 하실것 같지 않아요
    여기에 쓰신 글처럼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꼼짝못하게 돌직구 날리세요
    강자에게 약한 스탈 같으니까요

  • 8. ㅇㅇㅇㅇ
    '13.2.11 7:23 AM (110.70.xxx.196)

    좋은 조언은 위에서 다 해주셨네요. 원글님 힘내세요...

  • 9. ...
    '13.2.11 7:41 AM (122.36.xxx.11)

    가만히 있으면 그래도 되는 줄 압니다.
    늘 언제나 반드시... 대응을 하셔야 합니다.
    차분하게 ...짧게.... 정면대응하셔요.

    남편이 대응하게 하는 것도 전 반대.
    무조건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즉각 대응한다...가 원칙입니다.

  • 10. ...
    '13.2.11 7:47 AM (122.36.xxx.11)

    오빠 결혼 문제는 더 이상 말씀하지 마세요
    듣기 싫어요

    요 한마디만 하시구요

    딸 이야기는...어머니가 한번 하시면 원글님은 2-3번 하세요.
    수술하는 돈 주실거냐?, 예민한 사춘기애 일부러 속상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뭐하는 거냐?
    수명이 너무 긴것도 복이 아니라더라, 그 세월 수입도 없으니... 자식들 고생이다...
    이런 막말까지... 막 하세요.
    님네 시모는 막말들어도 됩니다. 심보가 너무 고약해서...
    그걸로 집안 시끄러워지는 걸 몇번만 경험하면 조심할 겁니다.
    이건 치매하고 상관없어요. 옛날 부터 하던 짓이잖아요
    정말 못됐네요. 남을 상처내야 자기가 행복해지는 인간.게다가 자기 손녀까지 제물로 삼아?
    고약한 늙은이.

  • 11. 용돈
    '13.2.11 8:27 AM (99.42.xxx.166)

    끊으시고 발걸음 줄이세여

    전 제 딸에게 그리상처주면 절대 용서 놋할꺼같아요

  • 12. 새벽바다
    '13.2.11 8:35 AM (14.52.xxx.73)

    두문제 다 정면으로 강력하게 이야기하세요.
    이건 참을 문제가 아니고, 기다린다고 나아질 문제도 아니에요.
    정면으로 돌파해야할 일이에요.
    왜 오빠나 딸이 그런 말을 듣게 하고 막아주지 못하나요.
    강하게 두번 다시 그런 말씀 하시지 말라고 예는 갖추되 무섭게, 찬바람 쌩쌩나게 말씀하세요

  • 13. 물흐르다
    '13.2.11 10:07 AM (1.241.xxx.93) - 삭제된댓글

    오빠얘기 아들얘기 다 가슴아프게 쓰셔서 눈물나요 시어머니라지만 못된 사람에겐 세게 나가셔야 할 거 같아요 세상살이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강해져야 하네요 상처받으신 거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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