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조카가 저희 집에 오는 걸로 고민하며 82님들 조언 받고
조카와 함께 2주하고도 4일을 함께 보낸 애기엄마입니다.^^
처음엔 상처 안 받게 거절하고 싶었지만 82님들이 되도록 같이 있어주면 좋을꺼라 하셔서 용기 냈었는데
너무너무 잘 한 일이다 싶어 후기 남긴답니다.^^::::
진짜 힘들꺼 예상하고 조카 데리고 왔었는데 진짜 82님들 이야기 듣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조카가 여기 왔다 가고 나서 심리 상담받는 곳에 갔더니 말도 잘하고 마음 속 이야기도 조금씩 하기 시작했데요~
거기다가 아기 봐주시는 할머니도 오셨었는데 저희 조카가 기저귀도 갈아주고 아기 우유도 먹여주구~
아기가 신기하다고 하루종일 아기 손 만지고 발 만지고~ 아기는 까르르르 웃고 둘이 뭐가 그리 좋은지...
아기 봐주시던 할머니 말이 지 이쁨 지가 받는 아이라며 칭찬도 많이 해주셨었어요.
아기가 기어다니는데 잘 챙겨주며 같이 놀아도주구요~
진짜 나중엔 아기가 형아만 보면 방긋방긋 웃어서 저도 좀 신기했답니다.
둘이 있는게 너무 이뻐서 사진 백만장은 찍은거 같아요.^^;;;;
겨울엔 약간 아토피끼가 있는 아이라서 밥은 저희 집 먹는대로 저염식을 유지하되 채소많이 올려줬고
딱 한번 피자도 사주고 라면은 주말에 한번씩 끓여주고 요령껏 잘 멕였어요.^^
또 외출하면 먹고싶은 거 사주다보니 오히려 밥은 크게 힘들지 않게 잘 챙길 수 있었어요.
(헌데 외식하면 아토피가 살짝 올라와서 나중엔 점점 더 자제했어요;;; 속상하더라구요.ㅠ)
날씨는 추웠지만 영화도 보러가고 미술관에도 가고 집앞에 도서관에도 2일에 한번씩 가서 놀았고
욕심내서 백화점 가서 옷도 한벌 이쁘게 사주고 책도 열댓권 사주고 정말 제가 해주고 싶은 욕심대로 다 해줬어요.
이상하게 힘은 안들고 자꾸만 뭘 더해주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무서운 우리 조카;;; ^^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고 다음에 또 우리 조카 기쁜 마음으로 오라고 할 생각이예요.
저와 함께 미술관다녀 오면서 차안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숙모~(아직도 숙모 호칭은 그대로...ㅠ) 날씨가 너무 아름다워서 저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그날따라 햇살이 너무 이쁜 하루였어요~ 그래서 그런말을 했던 것 같은데
행복하단 말... 녀석의 입에서 처음 듣는 말이라 저 또 눈물 울컥! 진짜 애 앞에서 너무 찔찔 짠 거 같기도 해요.ㅠ
제 자식아닌 조카이지만 아이는 키우는 사람에게 더 큰 힘을 준다는 말을 실감했던 시간들이었어요.
집에 왔을 때보다 갈 때 더 밝은 모습으로 가니 저도 마음이 너무 좋았고 또 한편으로는 보내는 길에 눈물바람이 나서
조카 앞에서 눈물 훔치느라 혼났습니다.
그리고 조카가 가고 난 뒤에 저희 서방님이 출장 다녀오면서 저는 써보지도 못했던 엄청 비싼 화장품을 사서 보내셨네요.
마다해야 하는데 견물생심이라고 보고나니 완전 헐;;;; 염치불구하고 조카덕에 비싼 화장품도 써봅니다;;;
82님들 응원해주신 덕에 훈훈하게 잘 마무리했던 조카의 방학이었습니다.^^
감사해요. 82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