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운동을 하고 씻고 막 나오는데
시머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울먹이시면서...
병원에 오시는 날인데 와 보니 전철에서 가방에 들어있던 지갑을 쓰리 맞으셨다구요.
돈 20만원쯤이랑 각종 카드랑 신분증이 다 들어 있는 지갑만 쏙 없어졌다고...ㅠㅠ
어느 중년 여자가 가방 열렸다고 잠가줬는데..알고 보니 그때 가지고 간 거 같다고 하시네요.
일단 다치시는데는 없냐고 여쭙고 얼른 가보겠다고 서둘러 집을 나섰죠.
병원에 가서 제 카드로 결제해 드리고, 약 타서 드리고.
큰 지병은 아니시고 혈압,당뇨 때문에 한달에 한 번씩 다니시는 병원입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식사 하자고 했더니
기분 너무 우울하시다고 그냥 집으로 가시겠네요.
그래도 ...그럴 수 있나요...억지로 모시고 쌈밥집 모시고 갔더니
웬걸..............숭늉까지 싹싹...맛있게 비우시네요.
아침 드셨다더니....알고 보니 굶고 나오셨더군요.
차 타는 데까지 모셔다드리고 오니...마음이 참..
나름 총명하신 분인데 늙으시는 건가 싶기도 하고.
더 안 좋은 일도 있을 수 있는데 이 정도면 다행이지 싶기도 하고.
얼떨결에 시내 나와서 그런가, 마음이 뒤숭숭..
그러는데. 평소에 딱 입고 싶었던 옷이 보이는 거에요.
모르겠어요. 그냥....사게 되더라구요. 그리 비싼 건 아니에요.ㅋ
바로 옆 다**도 있길래 ..뭐 또 재밌거 거 없나 두리번두리번.
필요할 거 같아서 사지만 생각해 보면 딱히 없어도 문제 없는 몇몇 소품들 사고.
아뭏든..
두 손 가득 무겁게 해서 집에 왔는데...................
그랬는데..
동사무소 가신다던 시어머니 전화 오네요.
"어머...어떡하니..나 치매인가봐.
지갑이 .....우리집 방에 있네"
띠용...
가만 보자 오늘 ..얼마를 쓴건가...
병원..약....점심 값.옷값.....소품들.......ㅠㅠㅠ
미안해서인지 자꾸 치매 타령 하시길래
다행이네요. 안 잃은 거니까 좋은 일이죠. 연신 그러긴 했는데.
저...오늘..................... 잘 한거 ..맞죠? 그쵸?
저녁에 아이 아빠한테 새 옷 보여줘도 뭐라 안 하겠죠? 그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