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남편은 결혼 8년차 되었어요.
결혼하고 3년 동안은 일부러 피임해서 2세를 늦췄고
그 후에 시도를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시도한후 2년 되었을때 임신이 되었다가 아주 초기 유산을 했어요.
그리고 또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고요.
불임전문 병원에서 둘다 검사했는데
임신이 안됄만큼 큰 이상은 없었어요.
남편의 정자모양이 기형 수치가 높다거나 활동성이 낮다거나
그런 것들이 좀 있었는데 현대인들이 이런 경우가 좀 많다고 하셨고
금연,금주, 운동을 좀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남편은 그 얘기를 듣고도 노력하진 않았어요.
일단 저는
아이에 대한 생각이 크게 있진 않아요.
솔직히 제가 아이를 낳고 키우고 보살필 수 있는지 자신없고
결혼할때도 워낙 없이 시작해서 형편도 안좋고
맞벌이해도 두사람 소득이 웬만한 외벌이 보다 못했는데
지금은 또 제가 퇴사한터라 외벌이 상태고요.
구직을 하고는 있지만 30대 중후반에 구직하기 참 어렵더라고요.
계속 시도는 하겠지만요.
여튼 맞벌이를 해도 소득이 워낙 작아서 모으는 것도 쉽지 않고
가진것도 없고 내 집도 없는 상황이라
둘이 벌면서 노후 준비도 힘들 정도인데 아이까지 낳아 잘 키울 수 있을까
저는 항상 고민하던 사람이었고 또 아이에 대한 미련은 크게 없었어요.
반대로 남편은 그런 현실적인 생각은 뒤로 하고
아이를 원하던 사람이고 낳으면 어떻게든 키우긴 하겠지
입에 풀칠은 안하겠지. 이런 생각인 사람이에요.
아이를 원한다지만 스스로 노력하는건 정말 전혀 없네요.
부부관계도 그래요.
서로 직장다니고 피곤하고 그러다 보면 뜸할수도 있겠지만
냉정히 생각해봐도 피곤보다 게으름이 더 앞선거 같아요.
남편이 좀 많이 게으른 편이거든요.
움직이거나 활동적인걸 싫어하고 그냥 늘어지고 뭐 이런 성격이에요.
그렇다보니 서로 취미나 좋아하는 것도 많이 다르고요.
남편이 먼저 노력을 하려고 눈치주거나 분위기 만들거나 하질 않아요.
제가 일부러 말하고 그래야 그제서야 시도해볼까 하면서도
정말 분위기는 너무 안살죠.
그전에도 이런 비슷한 고민글 올리면 꼭 남자가 먼저 시도해야 하고
분위기 만들어야 하냐 여자도 노력해라. 그런 조언글이 많았기에
저도 노력을 해보기도 했는데요.
그런 노력을 해서 감정을 좀 만들려고 하면 남편 때문에 기분이 팍 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너무 대충대충.
설명하기 참 곤란한데 남자와 여자가 많이 다르다곤 하지만
저희 남편은 정말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단계, 준비 운동을 너무 안해요.
이렇게 표현하면 아...하고 이해하시는 분들 많으실거에요.
정말 기분 상할 정도로 바로 실전에 들어가려고 대충 대충 입니다.
그 대충인게 사람 감정을 상하게 하고 급기야는 하기 싫어져 버리고 기분도 나빠요.
예전부터 그런것에 대해 심각하게 얘기도 했고 부탁도 했고 그랬는데
바뀐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이를 그렇게 바라는 것도 아니고
또 부부관계를 좋아하거나 어떤 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저는 그냥 지금 이대로 한달에 많으면 두번
아니면 아예 없을 수 있는 상황이되어도 그냥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살아도 괜찮은건지.
가끔은
아이 문제나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너무도 노력하지 않는 남편에 대한 생각과
이렇게 부부로 살아가는게 큰 문제 없는건가
싶기도 하고 참 복잡해요.
어떤날은
뭐 어차피 난 그런 것에 대해 큰 감정도 없고 어떤 좋은 기분을 잘 느끼는 편도 아니고
남편이 정성스럽게 노력해주는 것도 아닌데다
꼭 내가 자주 그런 상황을 만나지 못해 안달난 사람 처럼
그렇게 안절부절 하고 싶지도 않고 자존심도 상할바에야
그냥 남처럼 사는게 편하다. 라고 생각했다가도
또 어떤날은
그 자체가 우울하기도 하고 막 그래요.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