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이메일
1. 전
'13.2.3 3:55 PM (1.241.xxx.27)그냥 무시했는데요.
답장 해본적 없어요.
그렇지만 만났을땐 또 잘 대해드렸어요.
하지만 엄마의 구구절절히 과거를 미안해하는듯한 메일엔 답장 안했어요.
나더러 거짓말쟁이에 자긴 다 까먹어서 모른다더니 동생에겐 너무 어린나이에 결혼해서 울화가 치밀어서
새벽에 10살짜리를 질질 끌고 나가서 팼나보다고 그랬대요.
전 지금도 모든 육체적 고통에 굉장히 둔감 내지는 잘 참아요.
어릴때 1초만 1초만 1초만 참으면 된다고
울지도 못하고 견뎠던 탓에요.
지금 엄마는 제게 무척 조심하시죠. 파워를 잃고 있고
과거를 모두 기억하는 파워를 이제 가지게 된 딸이 당연히 두렵겠지요.
그러면서도 한동안은 구구절절한 메일.
그러다가 그것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끊겼어요.
왠줄 알아요?
자긴 서방가진 년들이 다 밉대요.
그게 45년 결혼생활 해보신 엄마가 이제 결혼 10년 5년 된 딸들에게 할 말인가요?
본인이 남편을 잃은 순간
사람 그렇게나 패던 과거의 미안한 일들은 다 사라진거죠.2. 저도
'13.2.3 4:31 PM (121.176.xxx.29)어쩌지 못하는 엄마가 있어요. 자식에게 버릴수도 무시할수도 없는 그러나 보면 아프기만 한...
당신께선 절대로 그시절 그행동에 대한 핑계와 당한자가 아니기에 잊은 기억때문에 부모로써 받을 권리만
생각하시니깐
내가 할 도리만 하자. 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함입니다. 이메일 무시하시고 꼭 봐야 할때만 보아요3. ...
'13.2.3 4:36 PM (61.74.xxx.27)원글님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동생과 사이에서 편애받고 자란 처지에요.
저는 나이 마흔 넘어 엄마아빠한테 속시원히 다 이야기했구요, 당분간 보고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었어요.
두 노인네가 밤마다 손 맞잡고 울면서 밥도 못 드시고 잠도 잘 못주무신다고 중간에 소식 들었었구요.
한달 정도 그러다가 엄마아빠의 화해 제스쳐에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고 연락하고 왕래합니다만,
이번 기회로 엄마아빠도 또 동생도 그동안 저의 냉정함, 잔정없음 또는 때때로의 무례함 같은 류의 나름 그들에게는 이유가 없어보이던 저의 모든 행동들이 퍼즐조각 맞추듯이 딱딱 맞아들어가게 되었나 봐요.
가족인데 왜 저리 냉정할까 섭섭해하고 이상해하다가, 제가 그럴 만 했고 본인들이 당할 만 했다고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잘 터트린거 같고 지금은 속이 조금은 시원해요. 제 상처때문에 제 자식들에게도 몹쓸 영향이 가고 있던 중이라 더더욱 잘 했다 생각중이구요.
원글님도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