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이사온지 일년쯤 됐어요.
이사오면서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찾는 일이 정말 힘들더라구요.
매번 다른 미용실에서 펌, 커트, 를 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던 차에 친구가 M 미용실을 추천해 주었어요.
직장에 다니고 있고 며칠 전 점심시간에 밥을 굶고 머리 커트 하러 갔습니다.
처음 가는 미용실은 커트 먼저 해보고 마음에 들면 펌하러 가잖아요.
당근 커트 하러 갔죠.
미리 예약 하려했더니 예약은 안되고 기다려야한다고 하더군요.
갔더니 사람이 많다고 한 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한다대요.
한 시간 기다리기는 부담스럽지만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저녁 모임이 있어서
부시시한 머리도 다듬어야 하겠기에 부담스럽지만 기다렸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서 차례가 왔어요.
머리를 어떻게 할거냐고 묻더라구요.
머리를 다듬어달라고 했더니
벌컥 화를 내더라구요.
머리 다듬을 거면 동네 미용실에서나 다듬지
여기서 한 시간이나 기다려서 겨우 머리 다듬으러 왔냐구요.
황당하더라구요. 내마음은 -아니 그래서 어쩌라구-.
그냥 가래요.
머리 길이도 짧아서 손댈 데가 없데요.
워낙에 펌 하고 한 달 지나면 머리 다듬잖아요.
머리 끝이 부시시 상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다듬어 달라 했더니
부시시 한건 내 머리가 워낙 그런거구
그런거 드라이 잘 해서 피고 다니래요.
정말 벌떡 일어나서 나오고 싶었어요.
아니 머리 다듬으러 온게 잘못인가요?
머리 자른다고 아침에 드라이도 대충해서 부시시 했는데
저녁 모임만 아니었으면 왜 나한테 화내냐고 한마디 하고,
이런집 다시는 안온다고 나왔을텐데
꾹 참고 손질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더러 말을 잘 못했답니다.
머리 스타일을 만들러 왔다고 해야지 다듬을거면 여길 뭐하러 왔냐구요.
머리 형을 만들어야달라고 해야지 다듬는게 뭐냐네요.
그래도 해달라 그랬죠.
한 시간 기다린 것도 너무 시간이 아깝고.
그래서 머리 약간 커트하고 드라이 하고
시간 늦어서 택시타고 점심시간 넘겨서 들어왔어요.
그런데 생각할 수록 화가 나네요.
그 때 내가 그냥 앉아서 거의 빌듯이 머리 커트 하고 온 일이
잘 한 건지.
아님 이런일 없도록 따지고 그냥 왔어야 하는건지.
그런데 머리 커트 스타일은 마음에 들어요.
평소의 나라면 더러운 꼴 당했다 하고
다시는 이 미용실 안가면 그만일텐데.
여태까지 갔던 곳 중에서 머리 모양이 제일 낫네요.
그래도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는데
다음에 펌하러 여길 또 꾹 참고 가야하는지.
대전에 미용실이 여기 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 마음에 드는 미용실 찾으려고
미용실 순례를 다시 할 생각을 하니 한심하고.
그렇네요.
며칠이 지나도 억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네요.
나이 어린 사람도 아니거든요.
40대 후반입니다.
미용실 이용 몇 십년만에
이런일이 처음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