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일 년이 지났네요.
알게 모르게 긴장하고 지냈는지 요즘 몸이 좋지 않아서 좀 쉬고 싶던 차에,
휴가 며칠 얻어서 주말 껴서 쉴 수 있게 되었어요.
집이 엉망이지만 치우는 건 좀 있다 하기로 하고
그 동안 먹고싶었던 자잘할 먹을거리들을 먹으러 혼자서 휘휘 돌아다녔어요.
별 건 아니지만 통인시장 도시락이라든지, 광장시장의 김밥이라든지,
우래옥 김치말이나 홍대의 새로 생긴 라멘집 라멘, 그리고 심심한 빵 같은 거지요.
최근에 너무 기름진 외식을 많이 해야해서 살도 찌고 컨디션도 안 좋아요.
예전에는 새로 생긴 세련된 음식점도 좋았는데
나이들어가면서 왜 이리 아저씨 입맛이 되어가는지,
무슨 탕이며 김밥이며 라멘이며 이런 게 너무너무 좋아져요.
누가 점심에 파스타 먹자면 막 화나요. 그런 국물도 없고 느끼한 걸, 하고.
오늘은 머리하러 갈까 하다가 비가 와서 그냥 뒹굴거리기로 했어요.
아침에는 인스턴트 카레에 현미밥 데워 김치랑 배부르게 먹고,
카누 한 잔 타마시고 귤도 까먹고. 정말 좋군요.
새로 만든 양초 태우면서 책 다운받아 읽고, 파일도 정리하고, 뭐 그러고 있습니다.
삶의 질이란 시간의 여유와 뗄 수 없는 관계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