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랑 초등딸이랑, 유럽 배낭여행 후기

as 조회수 : 3,837
작성일 : 2013-01-31 01:08:46

작년 10월초에 엄마, 초등2 딸, 저.. 이렇게 셋이서 유럽 배낭 2주를 다녀왔어요.

회사에서 포상휴가와 휴가비가 좀 세게 나와서...

평소 엄마가 유럽 여행에 대한 꿈이 있으셨는데... 눈 딱 감고 다녀왔지요.

제가 10년전에 2달 유럽 배낭 경험도 있고, 영어도 아주 살짝 되고, 원래 용감 씩씩해서...

영어 한마디 못하는 70순 엄마, 어린 딸을 데리고 배낭 여행을... 참 용감하죠, 저?

런던, 스위스, 파리 이렇게 다녀왔어요.

런던과 스위스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완전 행복했어요.

런던이 이렇게 좋은 곳인 줄 첫 배낭 때는 몰랐던 것 같아요. 모든게 다 너무 좋더라구요.

유적지도, 박물관도, 미술관도... 사람들도 다들 친절하구요...

스위스에서 하루는 융프라우, 또 하루는 라우터브르겐에 머물며 주변 마을 자유 패스로 돌아다니기...

이 산악마을을 자유 패스로 돌아다닌 날이 가장 재밌는 날이었다고 엄마와 딸은 기억하더라구요.

알프스 고산에 둘러싸인 마을 정상에 있는 풀밭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데,

엄마가 갑자기 우시는거에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고... 이런 곳에서, 바로 지금 죽어도 더 이상 미련이 없겠다고..

70년을 살았는데,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앞으로도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그에 비해 파리는 좀...아시잖아요? 관광객도 너무 많고 사람들도 불친절하고...

런던과 스위스의 추억이 너무 아름다웠는지...엄마와 딸 모두 실망한 기색이 역력...

베르사이유 궁전은 그래도 모두 좋아하더라구요... 그리고 엄마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 파리의 이쁜 성당들을

방문할 때도 좋아하시고...

엄마에게, 저에게, 딸에게... 모두 평생 잊을 수 없는 너무 좋은 여행이었어요.

2주 여행에 비용은 천만원 정도 들었구요, 큰 돈이지만 다녀오고나니 후회는 없네요.

IP : 180.66.xxx.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와 부럽네요
    '13.1.31 1:14 AM (218.239.xxx.47)

    저도 엄마랑 가고 싶네요.
    너무 좋았을거 같아요 ..어머니도 얼마나 감동적이셨으면 눈물이 나오셨을지 ㅜㅜㅜ
    암튼 부럽네요 ㅎ

  • 2. ㅇㅇ
    '13.1.31 1:20 AM (58.231.xxx.14)

    모녀 삼대의 여행. 아름다운 그림이네요. 부럽기도 하고.. 전 어머니도 없고 딸도 없어서..ㅠ

  • 3. ..
    '13.1.31 1:28 AM (58.227.xxx.77)

    정말 부러운 여행이네요.
    어떻게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시게 됐는지...
    세사람이 유럽의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 4. As
    '13.1.31 1:48 AM (175.223.xxx.193)

    저희 엄마가 아직도 매일 동네산을 등산하실 정도로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는 분이세요.
    그래서 가능한 여행이었던것 같아요.
    저희가 집안이 어렵고 자식들은 많아서 가난하게 자랐거든요. 근데 자식들이 다 골고루 사회에 잘 정착해서 지금은 남부럽지않게 살고 있어요. 그런 옛 생각들이 나셔서 우셨나봐요.

  • 5. 그 어머니
    '13.1.31 2:03 AM (112.169.xxx.209)

    따님 잘 두셨습니다.
    어머니가 잘 하셨으니 자식들이 다 골고루 잘 되었을 거고
    그래서 3대가 함께 풍광 좋은 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되었을 거고요.
    원글님의 따님에게도 보석같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네요.

  • 6.
    '13.1.31 3:11 AM (88.27.xxx.206)

    상상만해도 저도 행복해지네요. 아직 딸이 어리지만 저도 십년 후 쯤 그런 여행 한번 해보고 싶네요. 잘 하셨어요.

  • 7. 원글님
    '13.1.31 8:20 A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정말 용감하시네요. ㅎㅎ
    번거롭고 힘든일이었을텐데....
    큰효도 하셨네요.

  • 8. ^_^
    '13.1.31 9:01 AM (117.111.xxx.67)

    와..역시 자식을 잘키워야 부모도 호강하는거 맞네요!
    저도 유럽여행때 믿기지않을정도로 꿈만같았어요
    어머님이 우신 심정 이해해요
    너무 좋더라고요....진정 효녀세요^_^

  • 9. como
    '13.1.31 9:35 AM (116.40.xxx.132)

    자식도 딸을 잘 키워야해요ㅎㅎ 아들은 소용없음ㅋㅋ

  • 10. 아웅
    '13.1.31 10:19 AM (121.157.xxx.155)

    좋으셨겠다. 부러워요!

  • 11. 남편은
    '13.1.31 11:28 AM (203.125.xxx.162)

    남편분은 같이 안가셨나요?
    저도 친정엄마가 유럽여행을 너무 가고 싶어하셔서 정말 이 쉬운 소망 하나 안들어드리나 많이 갈등되는데요, 어디 여행가면 항상 저랑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편때문에 그게 쉽지가 않아요.
    제 남편이랑 저희 엄마랑 사이가 데면데면해서 제가 중간에서 많이 힘들거든요...
    원글님도 여지껏 맞벌이신것 같은데.. 사실 1년에 휴가를 갈수 있는 날이 많지 않잖아요. 그 휴가를 친정엄마와 써버리면 남편이 너무 섭섭해 할꺼 같아서.. 아직도 망설이는데..
    너무 변명인가요..? 남편분은 별 말씀 없으셨었는지.. 남편도 자기 아내와 딸들이랑 한가족이 같이 여행 가고 싶어하셨을텐데.. 궁금하네요. 어찌 달랬(??)는지..

  • 12. As
    '13.1.31 12:06 PM (175.223.xxx.193)

    예. 저희는 그렇게 애정넘치는 부부가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빠졌어요.
    뭐 전혀 서운해하지 않던데요....

  • 13. 좋으셨겠다
    '13.1.31 12:24 PM (221.140.xxx.12)

    초2면 유럽 갈만한가요? 걸어다니기 안 힘들어하나요? 저도 이 녀석 얼른 키워 그렇게 갈 날만 손꼽고 있는데.
    어머니가 그리 좋아하셨다니 효도할 맛 나셨겠어요.^^
    휴가가 한번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한해 정도는 엄마랑 아이랑만 다녀올 수도 있죠 뭐.

  • 14. as
    '13.1.31 4:30 PM (121.134.xxx.236)

    아무래도 나이드신 분과 초등학생이니 빡세게는(--;;) 못다녔죠.
    런던과 파리 시내는 관광객용 이층버스 많이 타고 다녔어요.
    그래도 유명한 곳은 다 가보고, 줄서서 기다릴 곳은 다 기다리고, 할만한 건 다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이 녀석 어른이 되면 거의 다 잊어버리겠죠? 그 생각하면 좀 안타깝긴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2994 맥반석 계란 집에서 찌는방법 아시는분계세요? 7 2013/01/31 1,320
212993 롱*가방에 대해 문의 드려요 3 가방이필요해.. 2013/01/31 1,455
212992 명절 음식하는거 싫으네요 1 실타 2013/01/31 503
212991 시댁에 형님 되시는 분들~! 저 큰집 당일 아침에 가면 욕 먹을.. 19 으니맘 2013/01/31 3,942
212990 임신중인데 병원에 너무 자주 오라고 하는 것 같아요.. 5 임산부 2013/01/31 1,144
212989 아기낳고 요실금 증세ㅠㅠ 4 부자 2013/01/31 1,426
212988 kb 와이즈홈 카드 쓰시는 분? 7 kb 2013/01/31 938
212987 곧 대한민국에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생기게 되네요..축하합니다. 26 , 2013/01/31 1,579
212986 역사,현대사..몰라도 너무 몰라요 8 무식 2013/01/31 1,054
212985 트윗-이게 현실 1 주붕 2013/01/31 646
212984 글자조합(?) 그런게 자꾸 틀리는 분 계세요? 으윽 2013/01/31 364
212983 대우증권에서 4% RP판매하고 있네요 4 망고 2013/01/31 1,024
212982 아줌마들 관계의 키워드는 결국 '소비'일까요? 17 관계 2013/01/31 4,212
212981 천으로된 여행가방 추천해주세요 2 가방 2013/01/31 2,159
212980 1월 31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2 세우실 2013/01/31 844
212979 좌훈방 민재양 2013/01/31 716
212978 긍정적인 성격 부럽더라구요 1 성격 2013/01/31 910
212977 가방 몇개 있으세요? 6 ** 2013/01/31 2,415
212976 더블사이즈 온수매트 10만원대 샀는데 조용하고 성능 좋으네요. .. 2 dhst.. 2013/01/31 1,243
212975 반수? 재수? 8 어떻할까요?.. 2013/01/31 1,981
212974 새벽에 키우던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24 널보게될줄 2013/01/31 3,860
212973 지금 삼생이 드라마 보시는분? 5 cass 2013/01/31 1,278
212972 제주도고등어 구입 어디서 하세요? 5 선샤인 2013/01/31 845
212971 우리에겐 많은것이 필요치 않더라 3 살다보니 2013/01/31 980
212970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 4 호잇 2013/01/31 1,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