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깡패 고양이와 휴가, 보이스 피싱 등

.... 조회수 : 816
작성일 : 2013-01-30 23:02:08

오늘부터 주말까지 휴가입니다.

그간 미루어두었던 모종의 사적인 일을 오늘 오전 처리하고,

남들 다 일하는 평일 오후의 상대적 한가로움을 즐겨보려고 던킨도넛에 앉아있었지요.

 

도서관 로그인이 아이패드에서 안 되던 문제가 있었는데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친절한 담당직원이 해결해주었어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저희 도서관은 e-book읽기가 너무 복잡해요.

책을 제공하는 주체도 다양하고,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각각 사용해야 하는군요.

 

하여튼, 문제가 해결되어 기쁜 마음으로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받아서 열심히 읽고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네요. 모르는 핸드폰 번호였지만 저는 일단 온콜이므로 받았지요.

 

젊은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서울지방경찰청이라면서 제 명의의 대포통장이 발견되었다는 거에요.

제 이름, 생년월일을 정확히 말하면서

어느어느 은행에 작년 8월2일자로 개설된 통장이 있는데 본인이 개설하신건가요?

하는겁니다.

 

흠...저는 그런 적이없는데. 전혀 아닌 일이라, 당황도 안 되거니와,

남자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억양과 또 다른 뭔가가, 이 사람이 경찰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어요.

남자는 재차, 본인이  개설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원래 개설에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직접 사본이나 신분증 준 거 아니냐며 저에게 따지듯이 확인해서 제가 당황하기를 바라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이가 없어서, 나는 그 때 개설한 적 없다는데 왜 전화로 이러느냐,

그 은행에서 정확히 신분증 사본 확인하고 통장개설 한 것 먼저 확인하고 전화한거냐,

웃으면서 따지니까 그걸로도 시비를 걸려고 해요.

 왜 웃냐고요. (웃겨서 웃었는데...)

 

저를 너무 몰아붙이니 아하, 이 사람 경찰 아니구나, 싶어서

이름과 소속을 물어보았어요. 확인해보라며 당당하게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알았다, 일단 끊고 확인했지요.

당연히 경찰에는 그런 사람 없구요.

 

제 생년월일과 번호가 아마 해킹당한 사이트 어디에서 팔려나갔나봐요.

이런 전화 받으면 참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그렇군요.

 

며칠 전, 우리 깡패는 부엌에서 뭔가를 자랑스레 입에 물고 제 침대로 왔어요.

신기하거나 맛있어 보이는 걸 발견하면 제 예전 고양이-지금은 부모님이랑 사는-도

침대로 가져오곤 했는데, 편한데서 몰래 보거나 먹으려고 그러는 걸까요?

하여튼, 깡패가 입에 물고 온 건 제 양초 원료인 가루 왁스 봉지였고

구멍 뚫린 봉지에서 흘러나온 가루 왁스가 제 좁은 집 부엌에서 침대까지 은하수를 그리고 있었어요.

 

저는 밤 10시에 때아닌 마루청소를 하였지요.

바닥에 달라붙은 가루들이 아직도 간간히 발견되네용.

 

 

IP : 61.102.xxx.9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30 11:04 PM (61.102.xxx.96)

    아 그리고, 청춘의 문장들 참 좋군요.
    추천이에요.

  • 2. ㅋㅋ
    '13.1.31 1:45 AM (218.152.xxx.215)

    재밌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3824 안구정화하세요~^^ 19 믿음 2013/02/26 2,238
223823 순면 레깅스가 있을까요 6 쇼퍼 2013/02/26 1,483
223822 저녁 폭식을 막는 방법, 아이디어 구해요~ 16 제발빼자 2013/02/26 3,893
223821 29 두딸맘 2013/02/26 3,489
223820 급))홍대근처 배달 음식 추천 부탁드립니다. 7 점심 2013/02/26 2,060
223819 16개월정도 된 조카가 남을 자꾸 때린다는데 어떻게 훈육하나요 14 이쁜조카 2013/02/26 1,881
223818 베레컴 코리아와 함께 하는 컴퓨터 포맷하기 Too15 2013/02/26 1,310
223817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18 내과쌤1 2013/02/26 4,490
223816 과자먹고 기절하듯이 잤어요!!!! 29 하루 2013/02/26 4,839
223815 길고양이에게 계란노른자를 줘도 될까요? 5 야~옹 2013/02/26 1,825
223814 반려견 등록제 신청하셨나요? 4 애완동물 2013/02/26 886
223813 갤노트 가격 적당한지 한 번... 11 스마트폰 2013/02/26 1,642
223812 박근혜의 '나홀로 취임'…총리도 장관도 없이 '불편한 동거' 언.. 세우실 2013/02/26 769
223811 독일여행 조언브탁드려요. 9 소미 2013/02/26 1,489
223810 스마트폰 남는 문자, 통화 싹 사용법(광고 아니에요) 앱추천 2013/02/26 660
223809 길고양이 치킨 냄새 멀리서도 잘 맡을까요? 6 ... 2013/02/26 840
223808 개그맨 김기열, '인기없는앱'에 음란물올린 일베회원 고소 1 이계덕기자 2013/02/26 1,359
223807 재형저축기사 재테크PB 2013/02/26 933
223806 최명희의 '혼불' 다 읽으신분 계신가요? 3 혼불 2013/02/26 1,415
223805 재벌2세女 인증.jpg 16 // 2013/02/26 15,416
223804 초등전에 독서 꼭 필요한가요.. 4 전집 2013/02/26 976
223803 사랑했나봐 질문요. 9 수니 2013/02/26 1,576
223802 남편이 자기회사 동료랑 둘이콘서트다녀오래요 9 ... 2013/02/26 2,599
223801 좁쌀 여드름 흉터없이 잘 짜주는곳..있을까요? 1 인간적으루다.. 2013/02/26 1,295
223800 초등과 중등이볼 영화추천좀,,^^; 2013/02/26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