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깡패 고양이와 휴가, 보이스 피싱 등

.... 조회수 : 771
작성일 : 2013-01-30 23:02:08

오늘부터 주말까지 휴가입니다.

그간 미루어두었던 모종의 사적인 일을 오늘 오전 처리하고,

남들 다 일하는 평일 오후의 상대적 한가로움을 즐겨보려고 던킨도넛에 앉아있었지요.

 

도서관 로그인이 아이패드에서 안 되던 문제가 있었는데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친절한 담당직원이 해결해주었어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저희 도서관은 e-book읽기가 너무 복잡해요.

책을 제공하는 주체도 다양하고,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각각 사용해야 하는군요.

 

하여튼, 문제가 해결되어 기쁜 마음으로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받아서 열심히 읽고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네요. 모르는 핸드폰 번호였지만 저는 일단 온콜이므로 받았지요.

 

젊은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서울지방경찰청이라면서 제 명의의 대포통장이 발견되었다는 거에요.

제 이름, 생년월일을 정확히 말하면서

어느어느 은행에 작년 8월2일자로 개설된 통장이 있는데 본인이 개설하신건가요?

하는겁니다.

 

흠...저는 그런 적이없는데. 전혀 아닌 일이라, 당황도 안 되거니와,

남자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억양과 또 다른 뭔가가, 이 사람이 경찰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어요.

남자는 재차, 본인이  개설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원래 개설에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직접 사본이나 신분증 준 거 아니냐며 저에게 따지듯이 확인해서 제가 당황하기를 바라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이가 없어서, 나는 그 때 개설한 적 없다는데 왜 전화로 이러느냐,

그 은행에서 정확히 신분증 사본 확인하고 통장개설 한 것 먼저 확인하고 전화한거냐,

웃으면서 따지니까 그걸로도 시비를 걸려고 해요.

 왜 웃냐고요. (웃겨서 웃었는데...)

 

저를 너무 몰아붙이니 아하, 이 사람 경찰 아니구나, 싶어서

이름과 소속을 물어보았어요. 확인해보라며 당당하게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알았다, 일단 끊고 확인했지요.

당연히 경찰에는 그런 사람 없구요.

 

제 생년월일과 번호가 아마 해킹당한 사이트 어디에서 팔려나갔나봐요.

이런 전화 받으면 참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그렇군요.

 

며칠 전, 우리 깡패는 부엌에서 뭔가를 자랑스레 입에 물고 제 침대로 왔어요.

신기하거나 맛있어 보이는 걸 발견하면 제 예전 고양이-지금은 부모님이랑 사는-도

침대로 가져오곤 했는데, 편한데서 몰래 보거나 먹으려고 그러는 걸까요?

하여튼, 깡패가 입에 물고 온 건 제 양초 원료인 가루 왁스 봉지였고

구멍 뚫린 봉지에서 흘러나온 가루 왁스가 제 좁은 집 부엌에서 침대까지 은하수를 그리고 있었어요.

 

저는 밤 10시에 때아닌 마루청소를 하였지요.

바닥에 달라붙은 가루들이 아직도 간간히 발견되네용.

 

 

IP : 61.102.xxx.9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30 11:04 PM (61.102.xxx.96)

    아 그리고, 청춘의 문장들 참 좋군요.
    추천이에요.

  • 2. ㅋㅋ
    '13.1.31 1:45 AM (218.152.xxx.215)

    재밌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4172 흰색 금테 커피잔 브랜드 어딜까요 7 82님들 2013/01/31 2,395
214171 중2 친구***카페 1 사춘기 2013/01/31 724
214170 어느 회사 패키지가 좋은가요? 인터넷 2013/01/31 393
214169 비판 커지는 박근혜 ‘수첩인사’…“시스템 인사로 가야” 세우실 2013/01/31 462
214168 충치 치료 후 이가 너무 아쁜데 왜 그럴까요? 3 ... 2013/01/31 6,552
214167 배용준이 자꾸 꿈에 나오는데, 무슨 징조일까요? 8 푸른보석 2013/01/31 2,815
214166 외국인을 어느정도 만나봐야 울렁증을 극복할수있나요. 7 영어 2013/01/31 1,014
214165 남편 먹일 산수유즙 어느제품이 좋은가요? 1 ... 2013/01/31 1,380
214164 지금 앵글부츠 사면 후회할까요? 4 여러분 2013/01/31 1,229
214163 이게 뭔지 봐주세요,,ㅠㅠ 1 인강 2013/01/31 870
214162 베스트글에 파리 더럽다는데 티비에 나오는 파리는 왜그렇게 멋있게.. 15 .. 2013/01/31 2,513
214161 iherb결재 되시나요? 3 귀부인 2013/01/31 523
214160 돌아가면서 먹으랬더니... 1 귀염 2013/01/31 770
214159 스마트폰 무료통화, 문자 많이 남으시는 분들 어플 추천해드려요... 라이트리 2013/01/31 1,004
214158 나이 40인데, 칼슘약 따로 먹어줘야 할까요? 2 골다공증 2013/01/31 1,271
214157 전세집 배관문제.. 4 ... 2013/01/31 961
214156 백화점에 양념해 놓은 LA갈비요 1 미국소 싫어.. 2013/01/31 522
214155 빵순이가 가본 빵집 19 == 2013/01/31 5,269
214154 김광진 "국정원 노크귀순이 쪽팔렸나? 졸렬한 여론조작.. 뉴스클리핑 2013/01/31 544
214153 朴 “청문회 두려워 공직 안 맡을까 걱정“ 14 세우실 2013/01/31 1,009
214152 피아노 극도로 싫어하지만 않으면 가르치는게 좋은것 같아요 18 2013/01/31 2,270
214151 케이팝스타 방예담 목소리 너무 사랑스럽네요~ 5 .. 2013/01/31 1,728
214150 백화점에 봄 옷~ 언제쯤 나올까요~? 2 계절 2013/01/31 862
214149 애견족 1000만 시대… ‘개모차’ 밀며 쇼핑하세요.jpg 7 가키가키 2013/01/31 1,953
214148 담임쌤께 선물로 르쿠르제 냄비나 접시 어떨까요? 6 전학가는데 2013/01/31 2,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