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썼던 글이네요.이젠 한 살 더 먹구 쪼끔 더 능글능글해졌지만 ㅎㅎ
그래도 귀엽게 봐주려고 노력하는 사춘기 아들 엄맙니다.
늬들 또래애들 무서워서 북한에서 내려오질 못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해주면
굉장히 뿌듯해 하는(별걸 다?) 철부지 ㅋㅋ
귀여운 9학년이에요.
어린 아기 키우는 엄마들이야 9학년이면 징그러~ 하겠지만
그래도 한국말하는 게 좀 어눌하다보니까 아직은 귀엽단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하루는 내가 지나가는 말로,
몸에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짜증이나 신경질이 많이 난다네? 마그네슘을 좀 사다 먹을까봐. 했더니
아들 왈,
엄마?! 두 알 먹어요.
ㅋㅋㅋㅋㅋㅋ
오래된 칼갈이가 못쓰게 된 후,
남편과 아들이 칼갈이 코너 앞에서 10분 넘게 고르다 골라 사 온 칼갈이를 써 보고
칼이 너무 잘 든다고 계속 감탄하는 엄마를 보며 아빠에게 하는 말,
아빠,저렇게 좋아하는데 생일 선물로 사줄 걸 그랬어요.
동생과 싸우다가
힘센 동생이 등짝을 아주 세게 때림.
아들 꽥 소리지르며 한다는 소리
"어/떤 사/람/의 등/을 이/렇/게 치/지 않/아!!!!!!!!!!!!!!!"
(사람 등을 이렇게 때리는 법이 어디 있냐는 말임)
그 말을 듣고 웃겨서 내가 ㅋㅋ대며 그냥 영어로 하지 뭘 그리 또박또박 따지냐고 했더니
이런 건 엄마가 듣고 알아야 돼요.
누구네 아줌마가 영화 디비디 빌려준다는데 너 000영화 봤니?
네,한국갈 때 비행기 안에서 봤어요.
그래? 그럼 안 빌려도 되겠다.
그래도 좋은 영화니까 한번 더 봐도 좋겠죠?
그래?ㅎㅎ 말도 이쁘게 하네.
네.제가 원래 말 좀 이쁘게 해요.
별다르게 해준 것 없어도 괜히 생색내고 싶은 날
"이렇게 까지 해주는 엄마가 어딨냐? 이런 엄마 없다..."
"찾아보면 있겠죠."
작은 애랑 학교 가 있는 동안 서로 얼마나 보고 싶었네 어쨌네 하며 꽁냥거리는 엄마.
아들에게
너도 가끔 학교에서 엄마 생각 하고 그래?
아뇨~
어쩜 1초도 생각안하고 그렇게 대답이 딱 나오냐?(섭섭...)
잠시 후 슬그머니 다가와 엄마 어깨를 안으며
엄마,난 학교에서 엄마 생각 안하고 공.부.만. 생각해요.
엄마:ㅎㅎㅎㅎㅎ
더 좋은 대답이죠?
뿌리가 안뽑히고 같은 자리에 계속 다시 출몰하는 여드름에 대한 속풀이,
꼭 잡초 같애요.
내 얼굴에 잡초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머리카락이 요즘 많이 빠지는 것 같아요.
헉......정말? 윗대 싹 훑어도 대머리는 없는데...뭔 일이래?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야...너 지금 그 상태에서...(차마 말을 못 이음)너....머리까지 없으면....너.....
동생:die alone?
온가족 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
늘 햄버거를 해주다가 갑자기 새우버거에 꽂힌 엄마,
새송이 버섯 쫑쫑 썰어넣고,새우랑 생선살이랑 다져 아침에 내민 새우버거
한 입 크게 베어 문 아들,
엄마:어때? 맛있어? 맛있어?
아들:아직 새우까지 가지도 않았어요.
몇 입 먹더니 나름 개그치는 아들,
내가 되게 배고플 때 먹으면 될 것 같아요.
어느샌가 엄마 손을 사르르 빠져나가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품안의 자식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ㅎㅎ
애들땜에 웃는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