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라마 학교가 끝났더군요.
사실 학교라는 드라마는 본방으론 못 보고 대부분 재방으로만 봤어요.
내용도 괜찮았고요.
어제 마지막 방송에서
남순이랑 친구가 학교 옥상에서
"믿겨지냐. 우리가 고3이라는게.." 라는 말을 하는데
그냥 그 둘의 연기지만
얼굴 표정과 그 둘 뒤로 보이는 아파트와
꼭 초봄 얼음을 녹일때 내리는 햇살같은 그런 햇살이
둘의 등뒤에 내리는데
갑자기 제 고교시절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리곤
아. 나도 나도 저때로 돌아가고 싶다. 하는 생각까지요.
천방지축에 고집도 세고
공부는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그래도 중상은 되었던거 같지만
공부가 좋지도 않았고
시험때면 벼락치기 공부 한답시고 친구들이랑 모였다가
만화에 꽂혀서 만화책 읽고 과자 먹고..
저도 그랬지만 주변 친구들도 집은 시골이어서
고등학교를 중소도시 쪽으로 나와서 다닌터라
자취를 많이 했는데
그러다 보니 서로 자취하는 집에 몰려다니면서 놀고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만나서 얘기하고 얘기해도 시간이 모자라고
어디 떡볶이가 맛있더라 해서 학교 끝나자마자 몰려가서 떡볶이 먹고
어디 짜장면이 맛있더라 하면 또 날잡아서 짜장면 먹으러 가고.
그렇다고 용돈이 많은 것도 아닌지라 그렇게 한번씩 먹으려면
며칠부터 계획 세워서 날잡아서 먹으러 가고 말이에요.
어떤 친구의 짝사랑 얘기 들어주느라 같이 고민하고
어떤 친구들의 우정 싸움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때론 그 모든 것이 내 문제가 되기도 하고요.
그때의 그 추억이 그리운 것인지
그때의 그 친구들이 그리운 것인지
그때의 내가 그리운 것인지
아니면 그때 열여덦의 꽃다운 나이가 그리운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
학교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냥 마음이 울컥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