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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답답해요...

digipia 조회수 : 1,241
작성일 : 2013-01-28 20:55:23

저는 21살 여대생이에요... 어디다 말할 곳도 없고 답답해서 한번 올려봐요

주변 친구들은 제가 아무런 걱정없이 행복하고, 여유롭고, 풍족하게 사는 줄 알아요....겉으로 보기에는 고등학교도 제일 좋다는 외고 나왔고, 대학도 입학할때부터 4년 장학금으로 들어가고, 집도 강남쪽이고, 가지고있는 옷, 물품, 가방 등도 값나가 보이고.... 하지만 실상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생활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지금 값나가 보이는 물건들은 예전에 경제적으로 좀 여유로웠을때 부모님께서 사주신 것들이에요. 여학생들은 중고등학교 이후 키나 몸무게가 거의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옷, 가방 이런것들은 그때 샀던걸 깨끗하게 보관해서 지금도 사용하는 거구요....

재수 생활을 할 때는 학원비, 책값때문에 1년 내내 주말마다 과외를 했었어요. 남의 속사정도 모르는 친구들은 "오오 재수하면서도 과외비 버는 능력자네!! 대단하다!!" 라고 말했지만 저는 당장 과외를 하지 않으면 2달에 한번 내는 학원비와 책값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온전히 자기 공부에만 신경쓸 수 있는 친구들이 편해보였어요...

몇년 전 아빠가 다니시던 대기업을 그만 두시고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하시면서 온전히 그동안 저축해둔 예금으로만 생활했고, 2년전부터는 잔고가 바닥을 보이며 주변 친척분들, 아시는 분들께 돈을 빌려서 한달 한달 생활하고 있어요... 집 문제가 해결되면 조금 나아질거라 생각했지만 2년째 집은 팔리지 않고, 매달 대출 이자는 많이 빠져나가고... 집값은 점점 떨어지고...답답한 상황이에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친구들을 만나면 얘기도 안통하고, 그렇다고 정말 친한 친구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 너무 답답해요... 고등학교때 서울에서 젤 좋다는 외고를 다니다보니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집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아빠나 친척분들이 의사, 변호사, 사업가... 이런 친구들이 많고 그 중에 친한 친구들에게 슬~쩍 고민을 말해봐도.... "너가 요즘 돈없어서 힘들면 엄마카드쓰면 되지~!!" 뭐 이런식의 대답들이.... 말이 잘 통하지 않는거겠죠...지난주에도 친한 친구가 올 여름에 같이 유럽여행가자고 말했는데 겉으로는 아! 안돼!! 나 방학때 공부해야되는게 있어서~ 하면서 거절했지만 지금 여행같은걸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그 친구들은 제가 본인보다 더 여유롭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당장 한달 생활비가 없는...상황이에요. 가끔가다 친구들이 "아...나돈없어ㅠ.ㅠ 사고싶은것도 많고한데... 나 맛있는것좀 사줘" 이러면 속에서 짜증이 팍팍나요.... 그 친구는 본인이 과외나 알바하지 않고 부모님이 주신 용돈 다써서 그러는거지만 저는 아예 과외를 안하면 학교 생활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저도 이 친구들과 같은 생각하며 생활했던 것 같아요...공부잘해서 좋은 학교 갔으니깐 됬고, 원하는건 부모님께서 사주실 수 있고, 여름방학땐 쉬면서 여행도 하고싶고~ 지금은 그냥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큰 걱정 없이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뭔가 친구들 만날때 마음 한구석이 무겁고, 답답해요

IP : 218.48.xxx.3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igipia
    '13.1.28 9:08 PM (218.48.xxx.33)

    과외비가 제 용돈 정도 금액밖에 안되서

    부모님께서 과외비 달라고 하지는 않으세요...

    그냥 전 이 상황이 답답하고, 빨리 열심히 공부해서 고시보거나 CPA 도전할 생각이에요!

  • 2. 그래도 공부를 잘하신다니
    '13.1.28 9:51 PM (101.119.xxx.118)

    참 다행이네요....다른사람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돈 걱정 없어보여도 들여다 보면 다 돈 걱정하며 삽니다 잘 사는것 같은 친구들도 들여다보면 그리 여유있지 않을 수 있어요 열심히 살다보면 옛날얘기 할때가 올겁니다 힘내세요..더.어려운 사람도많으니깐요

  • 3. 생각이 올곧으시네요
    '13.1.28 10:04 PM (1.247.xxx.247)

    젊은사람이 바르게 사시는거 같아요...저의 20대를 회상하면 참 대책없었는데.. 존경스럽고 부러워요.. 지금 힘들어도 이겨내시고 원하시는거 꼭 이루세요.. 사회에 나가 직장생활하면 지금보다 더 폭 넓은 인간관계. ..잘하실겁니다..제가 20대때 글쓴님처럼 살았더라면 아마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잠깐 후회? 해봅니다.... 꼭 희망하는거 이루실겁니다..화이팅!

  • 4. digipia
    '13.1.28 10:18 PM (218.48.xxx.33)

    고맙습니다^^ 저는 사실 지금은 좀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저희 부모님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시골에서 19살에 상경하셔서 낮에는 회사생활하시면서 밤에는 통신대학으로 공부하시고...
    할머니 생활비도 드리시고... 열심히 저축하시고...이런것 때문에 엄마와 아빠는 누구보다도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크세요~ 그래서 제가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학창시절엔 열심히 뒷바라지 해주셨구요...
    지금은 좀 힘들지만 몇년만 지나면 제가 원하는 미래가 그려질거라 생각해요^^

  • 5. 원글님
    '13.1.28 10:33 PM (124.49.xxx.162)

    장해요
    님은 꼭 잘 될 거예요
    우리 딸도 님과 같은 답답함으로 괴로워했어요
    알바하면서 공부하거든요
    가족이 더 단단하게 잘 극복하시길 바라구요
    오늘의 어려움이 내일의 결실로 맺을거예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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