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도 길게 쓴 글이 올리는 순간 1/10만 남고 다 사라지네요..왜 그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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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그러니까 금요일 오후 1시쯤 에이미가 태비를 데리고 아틀란타로 떠났습니다. 13시간 거리죠.
원래는 일주일 전에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에이미가 일이 많아서 예정보다 늦어졌어요. 몸무게를 보니 한 달 사이에 태비냥이 키사는 0.1kg도 조금 안되게 늘었고, 새끼길냥이 피오나는 0.5kg 늘었습니다..
그런데, 떠나기 전 날 새끼냥이를 다시 피 검사를 해 보니 류키미아 감염을 나타내는 선이 한 달 전 처음 검사했을 때 보다 더 희미해 졌다고 하면서 류키미아와 열심히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의사가 그래요. 그러면서, 남은 한 달 동안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잘 지낸다면 한 달 후 피검사에서 음성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하면서 13시간 여행은 절대로 권하지 않아요. 한 달 동안의 모든 치료와 보살핌이 없던 일로 될 뿐 아니라 싸워 이길 가능성 마저 없어지는 거라서요.
한 달을 병원 케이지 안에 있었는데 남은 한달을 좁은 곳에서 보내는 것도 스트레스 일지 몰라 새끼냥이는 제가 집으로 데려오기로 했어요. 이 녀석이 원래 새끼길냥이 떠돌이 시절, 같은 고양이만 보면 따라다니고, 창문으로 우리집 냥이들이 내다보면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했던 터라, 이 녀석에게 우리집 고양이들은 스트레스가 안 될 것 같아서요.
우리 집 냥이들이 대신 좀 스트레스를 받겠지만요..류키미아 양성이기 때문에, 방에 두고 문은 닫아놔야해요. 침으로 바이러스가 옮으니, 그릇도 따로 쓰고 소독해 줘야 하고요..여하튼 이 녀석이 한 달 후에 희미하던 선마저 안 보이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선이 더 진해진다거나 하면, 바이러스가 뼈속으로 들어갔거나 다른 기관으로 옮겨간거라 이 땐 태비냥이와 같은 처지가 되는거죠.. 그렇다면 에이미가 3월 중 다시 이 녀석을 아틀란타로 데려다 주기로 했어요. 그 때 쯤 친척 결혼식이 멀지 않은 곳에 있기도 한다면서요.
에이미는 떠나던 날 밤 중간에서 친구집에서 하루자고 어제밤 아틀란타에 도착했어요. 태비길냥이는 바로 동물병원으로 갔고, 그 곳에서 화요일 정도 중성화 수술을 할 예정에 있다고 해요. 에이미는 이곳 일 때문에 오늘 다시 되돌아 오죠..이 곳엔 내일 도착하겠네요. 태비길냥이 키사는 길냥이계의 신데렐라가 아닐까 합니다. 안락사 처지에서 평생을 돌봐 줄 주인을 만나거니까요. 병원에 데려간 첫 날 류키미아 양성 판정으로 병이 깊어진 상태라 의사는 안락사를 권유했고요. 전염성이 FIV보다 강한 병이라 다시 사는 곳으로 데려와 풀어준다는 건, 다른 고양이들까지도 위험에 처하는 거니 이 녀석을 생각하면 정말 안된 일이지만, 안락사 밖에는 답이 없었었죠. 작고 예쁜 길냥이들이 동물보호소에도 넘쳐나고, 거져 데려가라는 새끼고양이 광고도 끊임없이 신문에 나오는 마당에 꼬리가 반 밖에 안 남은 류키미아가 상당히 진행 돼 이도 빠지고 잇몸질환이 있는 길냥이를 입양보낸다는 건 사실 불가능했죠.
전 당일 도저히 안락사 시키는 걸 볼 수 없어서, 싸인만 하고 돌아왔고. 다음 날 전화로 의사에게 안락사를 구두로 동의하면 실행하기로 하고요. 그러다 이런 일이 있으리라곤 정말 생각도 못했습니다. 새 주인이 아무리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돈이 많다고 다 그런것도 아닐텐데, 아틀란타에 사는 제미란 여자분은 아들이 구조해 온 새끼 길냥이가 류키미아에 걸린 걸 알고, 전염성이 강해 집 안에 있는 다른 냥이들과 같이 키울 수 없어, 30평 정도되는 집을 따로 지어놓고새끼고양이의 친구를 구하던 중 이곳에 류키미아에 걸린 태비와 새끼 길냥이 소식을 듣고 바로 입양하겠다고 한거니까요.
문만 열고 나가면 야옹대고 절 쫒아오고, 집에 돌아오면 차 세우는 거 보고 바로 뛰어나와 양양대던 길냥이 태비..거기에 2달 된 새끼 길냥이까지 따르니 참 난감하더군요. 차라리 먹이만 먹고 인기척에 도망가는 길냥이가 고맙기까지 하죠.. 점 점 절 따르니 먹이야 주겠는데 이걸 어쩌나 싶었어요. 특히 태비녀석은 정말 사력을 다해 제게 매달리니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보통 따르면 모르는데, 문열고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로 제게 집착했거든요. 집 안으로 들어오면 밖에서 10분이상 울어요..들어와서도 마음이 안 좋았죠.
그러던 녀석이 이젠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고, 시름시름 앓다 어느구석에서 죽어가지 않아도 될 따듯 한 공간과 마음씨 착한 주인이 생겨서 정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