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나 남편이나 부모님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저는 늘 빚진 기분으로 살았어요.
밥이라도 한술 더 먹는게 눈치 보였고
돈벌기 시작하면서 빚갚듯이 살았죠.
부모님이 무언가 그냥 주신적이 없어요.
버릴거라도 내 손에 들어오면 단돈 얼마라도 내놓으라고 했죠.
그래서 부모님을 보면 늘 가슴이 답답했어요.
맨날 듣는 말이
"너한테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 얼만데..."
"밥값도 안내고 사는 주제에..."
결혼할때도 모은 돈의 절반은 친정에 드리고 왔어요.
지금까지 먹은 밥값 다 토해내라고 해서요.
저는 세상의 모든 친정엄마가 다 그런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맨날 듣는 말이
"너는 부모 잘 만나서 밥도 공짜로 먹고 학교까지 다니는 줄 알아라."였어요.
친구들이 엄마랑 영화 봤다거나 엄마가 뭐 사줬다는 말을 들으면
되게 이상했어요.
얘네들은 나중에 그 빚을 다 어떻게 갚으려고 그러나? 했죠.
가끔 초등학교 등교때가 생각나요.
저랑 같은반 여자애가 엄마랑 손을 꼭 잡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걷던
뒷모습을 보면서 그냥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던 기억이 나요.
아마 그런게 엄마의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긴 해요.
결혼해서 엄마가 되어보니 더더욱 친정엄마가 이해가 안가요.
나는 내 자식에게 못해줘서 안타까운데 엄마는 왜 그랬을까?하구요.
원망이 된다거나 그런것도 없어요.
그냥 다들 친정엄마라면 애틋해하고 사랑받았던 추억을 회상한다던에
저는 엄마가 때리면 웅크리고 있었던 기억만 나서요.
사랑받고 성장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많이 행복하겠죠?
그래도 요즘엔 저도 많이 편안해져서 이런 글도 홀가분하게 올릴수 있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