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만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네요~~
마음이 너무 힘든데, 누구에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 82에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저는 재혼가정의 자녀입니다.
제가 9살때 부모님께서 이혼하셨고
아빠가 양육권을 가지셨어요, 저랑 언니는 바로 시골 친할머니댁으로 내려보내졌구요.
3년동안 그곳에서 지냈습니다(엄마가 있을때랑, 없을때랑 친척들, 할머니께서 대하는게 천지차이더군요)
그동안 아빠는 서울에서 저랑 동갑짜리 딸 데리고 있는 이혼녀 만나서 같이 지냈더라구요.
제가 5학년때 아빠가 놀러왓는데 할머니가 걸레질시켜서 하기싫다고 입내밀다가 싸움났구요..
아빠가 성질나서, 저랑 언니 데리고 서울와서 앞으로 엄마라 부르라고 소개해주더라구요
새엄마 성격이 정말 자기 맘대로 다 사람 맞춰야되는 성격이라 넘 스트레스 많이 받았구요
저희언니는 3년정도 살다가 성인되서 독립했어요
저희 친엄마는 저희 맡고 싶었는데, 아빠가 전세금에 눈이멀어 저희 맡겟다고 엄마 내쫓았구요
엄마도 힘들게 사시다가 좋은 분 만나 재혼하셔서 아들낳고 잘 살고계세요
언니 나갔을때 엄마가 몰래 보증금 방 해줘서 언니 거기 살면서 대학 다녀서 간호사됬구요..
저는 그집에서 혼자 8년 가까이 살았는데 정말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어려서 버텼지, 어떻게 버틴지도 모르겠어요
나이가 같은 딸이 있으니 차별은 당연했구, 아빠는 그여자에게 충성해야 나에게 잘해줄거란 생각을 가져서 더 그여자와 그딸에게 잘하고 저에게는 늘 엄했구요.. 많이 맞고, 혼나고, 항상 사과해야하는 삶이었네요
학원도 안보내주고, 수능끝난날 외식하자고 했다가 세상 온갖 ㅆ욕은 다듣고.. 수능 전날 맞았네용 ㅋㅋㅋ
지금생각하니 웃음나지만 그땐 정말 어떻게 마음정리를 해야하는지도 몰랐고, 제 인생을 망칠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도 정말 열심히, 비뚤어지지않고 살았어요
남한테 싫은소리듣는거 너무 싫어서 항상 웃으며 지냈구요, 진짜 친한친구아님 제 사정도 잘 몰라요.
저는 수능전에 그 사건이 너무 저한테 마음의 상처가 되서
졸업식도 하기전에 그집을 나와 엄마한테 갔습니다.
제가 집나가겟다고 하니 저를 무릎꿇게하고 새엄마랑 아빠가 온갖 저주를 하셨죠..
넌 뭘하든 안될거라고, 배신자라고
그 동갑딸애는 미쳐서 저를 때리고, 그런거 말려주지도 않구요
밤에 자는척하다 몰래 짐싸서 나와 울면서 첫차타고 엄마집에가서 연락 다 끊고 지냈네요
그동안의 삶도 복잡복잡했지만 그래도 대학생활하면서 조금 자유롭고, 나로서 살 수 있어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취업도 하고, 결혼도 준비하면서 더 많은 일들이 해결해야하는 과제로 다가오는데 너무 벅찹니다.
일단 취업한 곳이 너무 보수적인 조직이라 저를 오픈하기가 꺼려져요..
저는 지난시간동안 열심히사는만큼 피해의식도 많은것 같구.. 남에게 뒷소리 듣는게싫어 비밀도 많고. 정말 저를 믿고 살았는데..
결혼해야하니 혼주며, 청첩장이며, 하객이며, 모든게 다 어렵네요
막상 결혼얘기나오니 엄마아빠 둘다 똑같네요
니가 어디 집안을 선택하든 새엄마,새아빠를 인정해야한다.
그러니깐 저는 이제껏 정말 원망않고 참고 살고, 열심히 살던게 팡 터지네요.
이혼도 자기들이하고 재혼도 자기들이 했으면서..
누구랑하든 니선택인데 나랑할거면 내 반려자의 의견을 감수해라..
정말 재혼가정의 자녀로 살면서
어릴적부터 매년 내는 가정환경조사서 죄진사람처럼내고
면담때 눈물흘려야하고, 남들에게 씹히는 우리집얘기 그런것들까지 다 한번에 몰려오네요..
아 나에겐 결혼도 과분한건가 싶기도 하고.
이 무너져버린 감정을 어디서부터 다시 잡아야할지.. 그리고 이 엉켜버린 인연들을 어째야할지 정말 힘드네요..
어떤 해결을 바란건 아니구요..
그냥 넋두리했네요^^.. 얘기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 조금 위안되는거 같아요! 다시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