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아들이예요.. 어릴 때는 이놈이 크면 저하고 아주 좋은 친구가 될 줄 알았어요.. 어릴 때부터 책도 무지 많이 읽고 이야기를 해보면 참 남다른 총기가 있었거든요...아이랑 이야기하는 것이 참 좋았어요. 그래서 키울 때 무슨 문제가 있으면 가능한 한 이 아이말을 먼저 들어주면서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었고 남들이 보면 평소 대화가 모자관계가 아니라 친구관계같다고 할 정도로 대화로 대화로 그렇게 키웠죠..
어릴 때부터 자기주장이 매우 강한 아이였습니다. 초등학생때까지는 그래도 괜챦았는데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거친 말투와 행동이 서서히 저를 화나게 하더군요.. 말투와 눈빛이 매우 반항적이면서 불손하게 들리는 그런 아이였어요. 존대말을 하지 않고 반말을 하는데 반말을 매우 거칠게 하기 때문에 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그런 타입이죠. 어떨때는 저를 대하는 태도때문에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집을 나가기까지 했어요.. 아이가 나간게 아니구요..
제가 아이의 어떤 문제를 지적하면 아이는 한 마디도 지지않고 저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그렇게 얘기가 오고가다가 또 싸움이 되고 말죠.. 좋게 조언을 하자고 마음먹고 이야기를 시작했다가도 아이가 저를 대하는 불손하고 거친 태도때문에 저도 그만 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나중에는 아이한테 상처가 되는 말까지 하게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대화자체를 피합니다. 어차피 제 말은 듣지 않는 아이라는 것을 아니까요.
공부나 이런 것 때문에 저를 속상하게 한 적은 없었어요.. 공부는 과외나 학원같은 것 거의 없이도 혼자 알아서 매우 잘하는 아이였고 지금도 남들이 다 가고싶어하는 그런 학교, 그런 전공입니다.
현재의 문제입니다. 이 아이의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는 몸만들기입니다. 그래서 거의 하루 먹는 음식의 약 80%가 동물성식품인 것 같습니다. 헬스하는 사람들이 근육키우기 위하여 먹는다는 파우다로 된 프로테인제는 물론이고 닭고기, 소고기, 우유 등 거의 동물성식품으로 하루 칼로리의 80%를 채우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지 벌써 2년이 넘었어요..
현재 겉으로 보이는 몸은 매우 좋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저런 경로로 현대 동물성식품의 해악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이 아이의 몸이 내부에서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말한다고 해도 전혀 들을 놈이 아니니까 꾹꾹 참아왔는데 오늘 도저히 참지못하고 한 마디 해버렸습니다. 엄마가 보기에 외모에 집착해서 그렇게 하면 당장은 겉으로 보기좋을지 몰라도 결국 몸을 망치게 되는 길이라고.. 너가 지금 몸 만든다고 고기만 먹는 것은 정신없는 여자가 성형수술할 돈 벌려고 몸파는 거랑 다를 바가 없다고 해버렸어요.. 펄펄 뛰더군요..
워낙 자기주장이 강하고 제 말은 듣는 척도 하지 않으니 그 아이한테 한 마디할 때는 가장 충격이 클만한 단어를 사용하거나 비유를 하게 됩니다... 그 동안 하고 싶은 말 꾹꾹 참아서 한동안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듯이 보였는데 오늘 제가 한 이 비유때문에 또 완전히 아들이랑 관계가 틀어질 것 같습니다...
아들과의 관계는 이 아이가 먼훗날에라도 제 진심을 이해하면 다시 회복될거라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몸만든다고 동물성식품으로 사는 아들.. 저는 부모로서 나중에 이 아이의 건강이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 어차피 제가 말한다고 듣지 않을 거니까 그냥 두고 보는 수밖에는 없을까요? 현명한 님들의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