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조심스럽지만 그 글을 읽고 안타까워서 글 남겨요.
저도 올케도 되고 시누이도 되는 입장인데요
가끔 시댁과, 친정과 갈등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 여자들은 참 피곤하게 산다 싶어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요.
그 원글님이 쓰신 글 내용에도 보면 원글님 기분은 상하시겠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그 시누가 나쁜 것도 아닌 거 같거든요.
시누가 친정집 근처에 사는거야 상황이 그렇게 되었으니 그걸 타박할 거 못되고
가까우니 자주 친정 왔다갔다 하는거
우리 여자들 대부분 원하는 거 아니던가요?
솔직히 그렇잖아요.
나도. 친정 가까이 살면서 친정부모님 자주 보고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 하잖아요.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에 떨어져 사는 건 내 상황이 그래서 그런것이니
누구 탓 할 것도 못되고요.
시누 남편이 친가 형제와 싸우고 친가도 안가는 상황이면 남편 자체도
명절때 친가 가고 싶은 생각 안하는 거에요. 부모님은 다른날 따로 찾아뵐수도 있는거고요.
남편이 친가 안간다고 명절에 시간이 되는데 딸이 친정에도 가면 안돼나.
내 친정을 가는 건데 그렇게 올케 눈치를 봐야 할까 싶어요
나는 죽어라 일하는데 시누는 명절전부터 와서 친정이라고 먹고 놀고만 있는
모습이 보기싫고 미워 죽겠다.
하루이틀 보고 지내온 사이 아니고 어느정도 상대 성격 알면 포기할 건 포기하고
그래야 내가 편하지 않을까요?
그 시누이가 정말 손하나 까딱 안하고 먹고 놀기만 해서 내가 피곤하고 감정상한다면
내가 좀 바뀌는건 어떨까. 아예 시누이한테 와서 이것좀 같이 하자고 하던가
아니면 설거지 좀 도와달라고 하던가.
그렇게까지 하면서 같이 하고 싶은 맘 없다. 싶음 그냥 명절때 시댁 안가고
친정에 올 수 있는 네(시누이) 복이 부럽다 하고 그냥 나는 나 하던대로 하면
안됄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비슷한 시누이가 있거든요.
시댁 근처에서 살고 시누이의 시댁도 같은 지역이라
명절이라고 시댁에서 자거나 하지 않고 본인 집에서 자고 시댁에 넘어간다거나
대부분은 명절 전날 시댁에서 일 조금 하고 (시누이네 시댁은 식구도 없고 시부모님에 남편만
그냥 조금 먹을 정도로 장만해요) 바로 친정(제 시댁)으로 넘어와요.
친정에 와서 뭐 먹을거 차린다거나 하지 않아요.
어차피 친정쪽도 큰댁(시조부모님댁)이 바로 앞이라 다 모여서
그곳에서 음식 하루종일 장만하고 넘어오는지라 .
그래도 다들 같이 모여 먹을 술상이든 저녁이든 차릴때 시누는 그냥 있어요.
처음엔 저도 참 그게 싫었어요.
시누는 시댁이라고 해봐야 음식도 거의 안하고 오후에 잠깐 갔다가 음식 조금 돕고
저녁에 친정에 넘어와서 저렇게 쉬고 먹고 놀고.
그리고는 저녁에도 자기 친정에서 자고 명절날 일어나서 시댁으로 넘어가고
그런데도 저에게 고생했다 소리는 커녕 미안한 생각 전혀 안하고
와서 작은거라도 돕기는 커녕...
처음 몇년간은 정말 꼴보기 싫더라고요.
근데 어느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친정에 가까이 살고 싶고 친정에 자주 가서 친정엄마랑 얘기도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건 내 상황이 그런 것인데 그걸 자꾸 시누이와 비교해서
시누이를 욕해봐야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고 내 마음만 불편하구나.
음식을 하기 힘들 정도여서 시누이가 도왔으면 싶은 일은 같이 하자고
말 할 수 있겠지만 큰댁에서 다 하고 오니 시댁에선 그렇게 하는 것도 많지 않고
시댁에서 먹는 술상이나 저녁상에 굳이 그렇게 시누이가 도와야 할 정도는 아니니
그냥 기분좋게 서로 명절 지내는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
또 굳이 도움이 필요하면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
더 나아가서는 어쩌면 내가 바라는 욕심이 나에게서 나오는 것인데
자꾸 내 입장을 시누이와 비교하면서 시누이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것은
결국 내 스스로 나에게 화를 쌓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랬어요.
그런 생각이 들면서인지 좀 마음이 편해지고
그후에는 시누이가 본인 시댁에서 일찍 일 끝내고 친정으로 넘어와도
그런가보다 하고.
친정에서 자고 먹으면서 편하게 쉬고 놀아도 친정은 그렇게 마음 편해야지 싶어
그 또한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반대로 저는
어쩌다 몇년에 한번씩 남편이 일때문에 명절에 못 쉬는 경우가 있어요.
헌데 저흰 아이없고 맞벌이인 부부라 한쪽이 명절에 못 쉬면 참 애매해요.
시댁은 차례,제사를 전혀 안지내는 집이고
남편이 명절에 쉬지 않아서 제가 시간이 남아 친정으로 가서 저도
친정 식구들이나 친척들 보고 싶어도
올케언니들 눈치가 보여서요.
전 친정에선 딸 하나고
결혼하기 전부터 친정 명절,제사때 음식들 엄마랑 맡아서 했었고
올케언니들이 생겼어도 제가 결혼하기 전까지는 제가 더 음식을 하고
청소도 나서서 하고 참 많이 도왔어요.
제가 결혼하고서 친정에 갈 일이 있거나 같이 모이거나 할때도
제가 나서서 일을 더 하고 그래요.
친정이랑 멀리 떨어져 지내서
친정에 자주 가지도 못하고 친정엄마 혼자 계셔서
늘 마음이 그렇고 엄마랑 가까이 있고 싶은데
먹고 사느라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자주 내려갈 수도 없어서
기회가 되면 친정에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이처럼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경우가 있더라고요.
예전에 한번 남편이 일때문에 명절에 못 쉬어서
저라도 친정 가고 싶었는데 괜히 눈치 보여서
그냥 집에 있었어요.
남편은 일가고
저는 그냥 하루종일 재미없는 TV나 보고...
올해도 어쩌면 명절때 일하게 될지 모른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