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집 고양이보다 내가 키우는 고양이가 더 이쁘고 더 잘생기고
더. 더. 더 ~~한다고 착각하고 사는 건 아마 다들
비슷할 거 같아요. 그렇죠?
저도 그렇거든요.
그러다가 가끔 줌인줌아웃 고양이 사진 보면
아... 그건 아니구나 할때도 있고요.ㅎㅎ
어제는 앉아서 TV보고 정신 팔려있는 저를
삐용이는 안방에서 주시하고 있다가 후다닥 달려와서
제 팔을 탁 치고는
눈썹 휘날리며 꼬리라도 잡힐까봐 빛의 속도로
또 후다다 안방으로 달려가서 쏙 숨어요.
모른체하고 가만히 있었어요.
그리곤 곁눈질로 안방을 봤는데
삐용이가 납작 엎드려서 저한테 달려올려고
엉덩이를 살살살 흔들고 있어요.
그냥 TV보는척 했더니 또 우다다 달려와서는
제 팔을 탁 치고 또 걸음아 나살려라 하곤 쏜살같이 도망가요.
삐용이는 장난친다고 아주 신이 났는데 두세번씩 맞은 저는
좀 아파서 더이상은 안돼겠어서
TV보는척하고 삐용이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우다다 달려올때
다른 팔로 삐용이를 막았더니
에잇! 걸렸네 하는 표정으로 안방으로 사라졌어요.ㅎㅎ
그리곤 한참 후엔 적당히 놀다지친 삐용이가 앉아서 열심히
세수를 해요.
근데 꼭 제 앞에 와서 세수를 하더라고요.
제가 세수도 안한다고 구박한 적 없는데 말이죠.ㅎㅎㅎ
열심히 세수하는 삐용이의 앞발과 머리통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 쳐다봤어요.
그리곤 삐용이한테 말했죠.
삐용아~ 너는 그렇게 열심히 세수하는데 어째 눈꼽은 그대로냐~
눈꼽을 떼야지 눈꼽을.
그러거나 말거나 세수하느라 정신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삐용이의 귀요미 셋트가 있는데요.
안방에 들어간 삐용이가 나오라고 해도 안나오면 살며시 문을 닫아요.
좀있다 열어보면 얌전히 앉아서 고개를 옆으로 살짝 젖히면서
절 쳐다보는데 아우~ 그 모습은 너무 귀여워요.
엄마~ 나한테 왜그래요? 하는 표정이에요.
그리고 아주 난리를 치고 귀찮을 정도로 물고 늘어지고
우다다 거리면서 배, 허리를 밟고 지나가고
때론 얼굴도 밟고 지나가는 버릇없는 녀석이
놀거 다 놀고 슬슬 잠이오면 이불 속으로 들어오려고
그 작은 머리통을 이불 속에 들이밀며
남편이나 제 다리 밑에서 자요.
다리 밑이 좋은지 꼭 그쪽에서만 자려고 해요.
낮엔 제 팔배고 늘어져서 자고요.
어젠 짧은 잠꼬대도 하더라고요. 웃겨서.ㅎㅎ
어느날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 앞니 4개도 너무 가지런히 이쁘게 나있어서
너무 신기하고 정말 귀여웠어요.
강아지들은 잠꼬대도 하고 방귀 뀌는 녀석도 많던데
고양이들도 방귀를 뀌긴 뀌나? 싶게 무지 깔끔떠는 녀석이
앞전날은 저랑 남편 사이에서 뿡! 소리가 나서 남편도 저도 놀랬던 적이 있어요.
저도, 남편도 그날 뿡! 소리의 주인공은 아니었고요.
그렇담 삐용이. 삐용아! 너 방귀 뀌었냐? 했더니
또 딴청. 다행이 아무 냄새도 안났어요.
남편이 어느날 그래요.
고양이들은 물을 그렇게 싫어하는데
수영은 할 수 있을까?
그러고보니 저도 참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