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내는 엄마가 있어요.
저희는 남편이 전문직이지만 손 벌리는데 많아요.
아이도 여럿이고 남편도 아직 자리가 안 잡혀서 저한테 치장할 여유는 없구요.
그 엄만 남편이 사업하는데 정말 손 까닥 안하고 살아요.
어제 저랑 급하게 학원 같이 갈 일이 생겼는데
전 밤새 어머님이 아프셔서 부스스한 얼굴에 롱패딩 걸치고 어그 신고 나갔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부티 줄줄 세련 줄줄 흐르게 입고 나왔네요.
근데 딱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속 좁게 많이 속상했어요.
백화점에서 디스플레이 해놓은거 봤을때 너무 입고 싶었어요.
근데 풀세트로 입으면 250정도 붙어 있었어요.
모피도 아니고 그냥 옷 한벌이요
결혼 전 회사 다닐땐 당장 사입었을 정도로 맘에 들었었는데
전 그냥 매대에서 균일가 티 몇개 사왔는데...
예쁘게 그려진 네일케어하며 미장원세팅머리에
마사지 받고 와서 매끈한 얼굴까지
갑자기 제가 넘 초라하게 느껴졌네요.
확 매장가서 카드 긁으면 못 살 옷도 아닌데 그걸 못하는 제가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아침부터 애들 밥 차려주고 빨래 하고 거실 창앞에 앉아 빨래 개면서
난 결국 남편이 자리 잡아도 지지리 궁상으로 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제가 그 엄마보다 조금 더 이쁘고 애들 입에 좋은것만 넣어주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바보같이 위로해봅니다. 아 찌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