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누이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과 통화하다 저를 바꿔 달라고 했지만 제가 부엌일 중이라 나중에 다시 걸어드린다고 했죠..
근데 참 사람이 이상한게 본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시누이가 저를 바꿔 달라고 한 이유가 실은.. 부모님께 좀 자주 전화 부탁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라는거..
시누이가 참 좋은 분이라는건 알지만 부엌일을 마치면서도 저녁을 먹으면서도 왠지 두근반 세근반...
가슴이 몽둥이질 치더군요..
다시 전화를 드렸을땐
시부모님께 몇일전부터 계속 전화를 드렸지만 통화가 안됬다라는 해명? ( 이곳은 캐나다라 한국과 시차가 많이 나서 전화때를 맞추는게 조금은 까다롭습니다.. ) 부터 시작했습니다.
시누이는 "그럼 그렇지.. 올케가 그럴사람이 아니지.." 란 말을 몇번씩 되풀이하며 안도하십니다..
안부전화가 조금 늦어지는걸 보고 서운해 하는 엄마를 보고 있는게 힘들었던 딸이 제게 전화를 건 겁니다..
아직 신혼이고.. 시부모님 좋은 분들이지만
이 전화 문제가 늘 가슴에 돌덩이처럼 무겁습니다..
원래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 전 우리부모님이나 친구들과도.. 하물며 연애할때 남자친구와도 전화 자주 안 했습니다.. 차라리 메일을 쓰는 편이지요..) 여기다 시시콜콜 밝히긴 어렵지만
신혼초부터 닥친 경제적인 문제로 ( 결혼전 남편의 도를 넘는 부모님께 송금문제로 지금 상황이 좀 많이 어렵습니다..) 솔직히 시부모님 전 많이 불편합니다..
이 문제가 해결될때까지만이라도 좀 시댁에 전화하는 문제에서 잠깐 벗어났으면 좋겠는데..
걸어도 별로 할말이 없고.. 정말 많이 어색합니다..
시부모님도 분명 많이 어색하신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기다리시나봅니다..
아직 신혼이고.. 신혼이면 재밌고 활기차야 하는게 정상인것 같은데..
노후준비가 전혀 안된 시부모님과
마흔 넘는 나이까지 돈 벌어 죄다 부모님께 송금하며 자신은 빈손으로 지낸 남편의 효심..
이 둘의 애착관계를 생각하면 가슴에 돌덩이 하나 올려 놓은듯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