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 끼 200만원짜리 밥 (돈빌려준 글보고 생각이나서...)

훈이엄마 조회수 : 2,063
작성일 : 2013-01-17 20:26:12

아이엠프가 한창이던 해에

아이를 봐주시던 친정엄마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이제 막 환갑 지나셨는데 너무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추스리고 직장도 복귀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아이들 맡길곳이 없어서 참 그렇더라구요.

큰애가 초등 1학년이었는데 학교마치고

태권도장에 바로 갔어요.

도장이 아파트 바로 앞 상가에 있었는데

그 관장사모가 굉장히 사람이 좋다고 친정엄마가 말씀하신적이 있었답니다.

 

어느날 퇴근하면서 아이를 데리러 도장엘 갔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김구이와 소고기장조림을 차려놓고 우리애한테 사모님이

밥을 먹이고 있더라구요.

그 순간 너무 고맙고 감동받아서 눈물이 났어요.

 

얼마후

근무시간에 사무실로 사모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훈이엄마. 급한데  이백만원만 좀 해달라고...

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입금해줬어요.

(그 밥상 여운이 계속남아있는상태라)

 

 

사실 그때 I.M.F 라 남편이 놀고 있었고

저는 월급은 나왔네요. 

여윳돈도 아니였고 마이너스 통장에서 빌려줬습니다.

사실대로 얘기하구요. 마이너스 통장이니 이자는 부담하시라고.

잘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제가 약간 머리도 굴렸습니다.

나중에 정 안됨 태권도비로 대신하면 되겠다 싶었거든요.

아이 둘이 다니니 금새 이백은 빠지겠다. ㅜㅜ

 

몇달뒤 이자 십만원인가 한번 들어오고

이후에 이자도 안주고 원금은 아예 말을 안할길래

그럼 혹시 태권도비용으로 대신하면 안될까요?

했더니 펄쩍 뛰면서 남편이(관장) 모르는 돈이고

그돈은 친구를 빌려줬답니다.

친구가 지금 형편이 어려워 그러니 좀만 기다려달라 하더군요.

 

좀있다 우리도 그 아파트를 떠났고

다시 멀리 이사를 와서 영영 바이바이 해버렸네요.

이사오기전에 전화는 했어요.

그 돈 내가 엄마잃고 힘들때 우리아이 밥한끼 먹여준걸로 됐다고.

주면 받아서 사모님 쓰시라고...

 

어제 오늘 돈 빌려준 얘기 읽다보니 옛 일이 생각나서 적어봤어요.

사실 지금도 물려있는 돈이 있어요. ㅠㅠ

암튼, 저도 요번에 그 글과 댓글들 보면서 공부많이많이 했습니다.

 

IP : 49.50.xxx.23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모
    '13.1.17 8:30 PM (116.32.xxx.149)

    밥 한끼에 이백만원을 너무 쿨~ 하게 날리셨네요.
    그래도 좋게 좋게 생각하고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으시니
    마음이 참 여유로우신 분 같아요.

    돈거래 ㅡ 정말 어려운 거네요.

  • 2. ..
    '13.1.17 8:38 PM (211.176.xxx.12)

    그 밥에 대한 고마움을 상품권 정도로라도 해소했으면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그 고마움이 200만원만큼 커져버린 탓인 듯.

    다음부터는 고마움을 너무 키우지 마시길. 씁쓸한 기억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8884 제가 너무 까칠한가요 머리아포 2013/01/17 723
208883 영어회화 공부 어떻게하세요? 10 영어 2013/01/17 4,391
208882 [펌] 유부남을 만나는 처녀의 고민과 답변... 27 결혼 10년.. 2013/01/17 40,228
208881 자궁경부암검사판정 3 궁금 2013/01/17 5,431
208880 봄동으로 김장김치 담가도 되지 않을까요? 4 ... 2013/01/17 1,839
208879 경복궁근처 서머셋 레지던스호텔 어떠셨어요? 8 여행 2013/01/17 4,764
208878 보고싶다 해피엔딩은 좋은데 아쉬워요. 6 옹알이 2013/01/17 2,090
208877 엄마와 떨어져 큰 경우 성인되서 대화 어떻게 하세요? 키다리아가씨.. 2013/01/17 733
208876 나는 괜찮습니다...두번째.... 7 나는...... 2013/01/17 2,186
208875 서울에서 부산 놀러가요,가는 도중 거칠만한 좋은 명소 없나요? 5 촌아줌마 2013/01/17 919
208874 돌출입 교정 성공하신 분들- 10 입툭튀 2013/01/17 3,729
208873 맛있는 군만두... 8 Estell.. 2013/01/17 1,949
208872 아들키우기 9 ^^ 2013/01/17 1,799
208871 장미천사라는 칼세트 2 홈쇼핑에서파.. 2013/01/17 1,513
208870 장터 가격은 어떻게? 6 ... 2013/01/17 828
208869 토니모리 스킨로션 교환하고 써봄 ㅎㅎ 2 Ciracl.. 2013/01/17 1,390
208868 원글 펑 합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14 한숨 2013/01/17 11,584
208867 조회수 순식간에 끌어올려서 부정선거 관련 글들 관심밖으로 밀려 .. 11 분별해요 2013/01/17 1,242
208866 핸폰문의드려요 1 고민맘 2013/01/17 473
208865 안정감 있는 사람 2 문득 2013/01/17 2,099
208864 전기세 2만원 아래로 나와요... 13 시작 2013/01/17 3,997
208863 5년전에 산 다이아 팔땐 얼마에??? 3 다이아 2013/01/17 2,304
208862 보고싶다-짜증이 확 나네요 22 드라마 2013/01/17 4,179
208861 조카가 어찌하면 상처를 안 받을 수 있을까요??? 120 이런경우~ 2013/01/17 15,554
208860 콩나물밥이 남았어요...내일 먹으려면 어떻게 보관하면 좋아요? 5 콩나물밥 2013/01/17 3,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