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어떤 분이 영어로 글쓰기 잘하는 법을 알려달라 하셔서.. 댓글 남기기보다 여기에 그냥 공유 차원에서 올려보는 게 어떨까 싶어 올려봅니다..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469289
참고로 전 한 10년 가량 영어로 글쓰는 일을 해오고 있고요 (번역은 아니에요)
미국 사람들이 보는 글을 쓰고 있어요..
아무튼 영작에 비결이라기보단 공부 방법을 알려드리면 자기가 읽은 좋은 영어문장이 있다면 그걸 무조건 옮겨 써보는 거예요.
직접 종이 위에.
그런데 외울 생각으로 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신데 그러시면 안 돼요.
왜냐면 그 문장을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외워지거든요.
일단 문장을 선택한 이유가 그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였던 거고, 그 문장을 이해하게 되고 다시 내 손으로 써보게 되면 자연히 사랑하게 돼서 자연스럽게 외워지게 돼요.
이건 영어뿐 아니라 우리나라 소설작가들도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죠. 자신이 추앙하는 작가의 글을 전부 뱃겨 써봤다는 사람들도 있죠.
그럼에도 의외로 많이 활용하지 않는 기법이기도 한 거 같아요 요새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영문 소설가나 매체가 몇 개 있는데, 특히 신문은 아주 좋은 연습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 영자지는 왠만하면 추천 안합니다. 간혹 훌륭한 기자들도 있지만..)
미국 영자지를 열어보시고 관심있는 기사를 골라 읽어보고 나도 흉내내봤으면 좋겠다 싶은 문장을 체크하세요.
그 중에 1면에 나오는 기사나, 그렇지 않더라도 첫번째 문장을 주의깊게 보세요, 정말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문장들이거든요.
그리고 다시 적어보세요. 그럼 그 기자가 무슨 생각을 하며 썼는지 대략 감이 올 겁니다.
그 다음에는 다시 한번 써보는 겁니다. 그럼 또 느낌이 다르고 다른 게 눈에 보여요.
그리고 또 다시 써보면, 나라면 이렇게 썼을 텐데, 이렇게 써보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럼 그 문장은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죠. 그리고 한 가지 문장을 제대로 익히면 그걸 응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많이 생겨요.
그리고 아무거나 다 뱃겨 쓰려고 하지 마세요. 피곤해요 ㅎㅎ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욕심 가지지 말고, 한놈만 팬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세요. 그리고 그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머리 속에서 영어문장이 술술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한번만 다시 써봐도 그게 내 것 같이 느껴지는 때가 있어요. 많이 할수록 늘죠. 암기도 잘 되고.
그리고 단어 암기 때문에 머리 아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영어단어 외울 때 제일 비효과적인 게 단어장으로 외우듯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stultifying = 1) 무언가가 최적의 상태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2) 지루한 3) 무효화시키는
등 a=b1, b2 식으로 외우는 게 가장 최악의 암기법입니다. 이건 그냥 암기력 테스트밖에 안돼요. 나중에 필요할 때 끄집어 내서 활용도 안 되고, 그냥 객관식 시험용입니다.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의 폐해죠.
그런 방식이 아니라, 영어 단어는 맥락 속에서 외워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글을 읽다가 그 문장 속에서 외워야 한다는 겁니다. 바로 그 구체적인 문장 맥락 속에서 단어가 무슨 뜻을 발현했는가를 이해하셔야 돼요.
예를 들어 저는 저 단어를 처음 접한 게 어떤 뮤지컬이 때로 굉장히 지루하다는 문장에서 봤거든요.
the musical, with its star-studded cast and an award-winning plot, might seem stultifying at times for its preoccupation with being portrayed as more of art than popular entertainment.
이건 제가 그냥 만든 문장인데요, 문장을 적다 보면 그냥 뭉뚱그려 같이 외워지는 게 단어인 겁니다. 어차피 단어를 알지 못하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나 찾아볼 테고, 그 단어에 대한 이해를 문장을 이해하는 데 활용하다보면 당연히 단어도 자연스레 같이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잘 외워지는 거거든요.
늘 맥락이 단어에 우선한다는 걸 영어단어 암기 시에 기억하셔야 합니다.
영어단어는 어디까지나 다른 단어와의 맥락 속에서 외워져야 잘 외워지거든요.
사람 이름 외울 때 그냥 외우는 것보다 그 이름이 연상시키는 것과 외우면 더 잘 외워지는 것과 비슷한 거죠.
이 경우에 단어가 가지는 여러가지 뜻을 동시에 외울 수 없지 않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근데 그게 사실 좋으냐 할 때 저는 글쎄입니다. take라는 단어가 여러 뜻이 있지요. (물론 굳이 따지자면 한 가지 뜻이라고 저는 말하겠지만요) 이 단어를 여러 문장 속에서 다르게 의미가 발아되는 것을 경험하시면서 하나씩 하나씩 다른 의미를 배워가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한 단어에 따르는 여러 의미를 달달이 외워봐야 다 까먹거나 활용도 못합니다.
물론 위에 적은 건 여러 공부 방식 중에 하나입니다. 근데 핵심은 부담을 갖고 공부하지 말라는 겁니다. 공부 방식이야 다른 여러 방식이 있겠죠. 근데 재미가 없으면 오래 못갑니다.
좋은 문장을 다시 적어보는 건 그게 좋은 문장이기 때문에, 즉 내가 즐기는 문장이기에 다시 적어보는 게 힘들지 않고 즐거운 겁니다. 단어를 외우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문장 속에서 새롭게 알게 되는 거라 즐거운 거죠.
그리고 이렇게 공부하다보면 욕심도 생기고 접하는 literature 양도 굉장히 많아지고 무엇보다 나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배입니다. 그렇게 영작을 시작하게 되는 거죠..
물론 제가 말씀 드린 건 어느 정도 기초가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되고 조금 기초가 모자르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아주 쉬운 글부터 시작하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