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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 즐기는 분은 없으신가요? 개인적인 경험담

절약녀 조회수 : 4,541
작성일 : 2013-01-16 15:52:50

어제 베스트 글 읽고 생각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 개인적인 얘기입니다.

작년에 새똥님 글 읽고 집 싹싹 정리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제 큰 짐은 많이 정리를 했고, 자잘한 서랍정리 같은게 남았네요. (이게 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어요 ㅋ) 절약의 가장 기본이 일단 정리인 것 같아요.

어쨌든 저는 정리하면서 진짜 제가 머리에 꽃달은 **뇬 (욕 죄송합니다) 이었구나 절실히 느꼈답니다. 맨날 돈 없다면서 정신없이 사대었던(?), 있는지조차 몰랐던 물건들이 한도 끝도 없이 나오더라구요. 다 정리해서 쓸만한데 제가 안 쓰것 같은 물건들은 다 기부하거나 주변에 나눠줬어요. 박스가 몇십개 나왔던듯.. 그러고 나니까 집에 문구류도 넘쳐나고..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물건 정리를 못하는 스타일이라, 뭐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는데요.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있으니까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아서 척척 찾아요. 정말 신기하고 스스로가 대견해요^^

그리고 냉장고.. 먹고 싶은것도 못 먹으면 어떡해 이러면서, 막 사서 넣고. 하루 지나면 식고 맛 없어져서 안 먹다가 버리고.. 그러다가 정말 냉장고 한 번 뒤집어 엎고 선반도 두어개 빼내고. 새똥님만큼 냉장고에 적게 넣지는 않겠지만 수퍼가 내 냉장고다 생각하고 꼭 필요한것만 사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 가리지 않는건데요. 아무리 맛없는 음식이라도, 이 음식이 저한테 오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 그리고 식물 동물들의 수고가 있었음을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신용카드. 사실 정리, 냉장고 정리등도 다 좋은데 이게 일회성이 안 되려면 신용카드 버리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필요한 만큼의 현금만 들고 다니면 군것질 할 것도 두번 생각하게 되고, 안 쓰고 짐만 될 것도 안 사게 되고 정말 좋더라구요. 지금 개인적인 사정으로 신용카드 발급받아서 쓰기 시작했는데 다시 소비 패턴이 흐트러지고 있어요. 이번달만 지나면 다시 현금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절약.. 저한테는 이게 쓰고 싶은데 안 쓰고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저한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달고 짜고 기름진 것 비싼 외식을 하는것보다 집에서 차근차근 값싸고 질좋은 제철 재료로 정성들여 만드는 음식이 장기적으로는 더 입에도 맞고 몸에도 좋은것 처럼요. (제가 먹순이라 비유도 먹는걸로 나오네요.) 실제로 현금으로 장보고 난 다음에는 충동적으로 사는 음식류가 많이 줄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음식 사먹으면 조미료, 설탕, 소금, 기름 등 자극적으로 입맛이 길들여져 자꾸 그런 음식을 찾아요. 그 악순환을 끊어주는게 저한테는 중요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이 과정이 참 즐겁고 재미있어요. 집도 예전 마굿간 같지 않고, 살림에 손때도 더 묻고, 더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고요. 필요한 물건은 중고로 사는 재미도 있구요. 지구 살리기에도 동참하니 뿌듯해요. 그리고 돈이 얼마가 들어오고 얼마가 나가고가 한 눈에 들어와서 제 손안에 꽉 잡혀있는 느낌도 진짜 좋네요. 매월 적자에 허덕이던 제 가계부가, 이제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가 되어 생전 처음 저축이 저절로 되는게 정말 너무 신기합니다. 이게 어디에서 뭘 얼만큼 줄이고 이런게 아니고 그냥 정말 꼬옥 필요한 것만 사다가 보니까 이렇게 되었어요.

다른분들도 절약이 꼭 고통스럽거나 하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즐겁게 하는 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경제학자는 아닙니다만, 이렇게 알찬 소비를 하면 자연적으로 돈도 잘 돌고 또 착한 소비를 돕는 기업이 더 잘 되고 그럴거라고 개인적으로 믿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 새똥님께 감사드리며 횡설수설을 마칩니다.

 

(너무 길어져서 요약해봅니다: 집 및 냉장고 정리를 하여 꼭 필요한 것이 뭔지를 잘 안다.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현금을 써서 꾸준히 소비패턴 (꼭 필요한 것만 사는것)을 유지한다.)

IP : 128.54.xxx.15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16 3:56 PM (218.146.xxx.169)

    공감가네요 ..
    저도 교통비 커피값 빼면 돈을 잘 안씁니다.
    아끼려는 것도 아니고 뭘 사고 싶은 구매욕 자체가 별로 없어요
    요즘 같은 방학이면 100원도 안쓰는 날이 많지요...

    이상한걸까요;; 좀 부끄럽네요

  • 2. ..
    '13.1.16 4:00 PM (218.146.xxx.169)

    저도 좀 쓰는 즐거움을 길러봐야 할까봐요ㅠ

  • 3. ..
    '13.1.16 4:02 PM (110.14.xxx.164)

    나이들수록 뭐 사는게 싫어져요
    그래도 기본 생활비는 어찌나 드는지..
    조금 사치라도 하면 어떨지 무서워요

  • 4. ㅎㅎ
    '13.1.16 4:04 PM (211.115.xxx.79)

    잘하셨어요
    더불어 저는 전기 물 가스 이런것도 아끼려고 노력합니다
    돈을 쓰면 그 돈이 돌아서 사회가 돌아가는데
    그런데 전기등 에너지는 정말 그대로 낭비쟎아요
    손닦고 세수할때 물 잠그고 하기 필요한 전등끄기 겨울에 집 곳곳 단열하기
    제가 하는 절약입니다

  • 5. ..전 25살인데
    '13.1.16 4:04 PM (218.146.xxx.169)

    돈 이리 안쓰는게 일반적인건가요?.

  • 6. 원글
    '13.1.16 4:20 PM (128.54.xxx.156)

    촛불/ 네 ㅋ 그러고 보니 맞네요~ 앞으로도 건강한 소비를 계속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안 쓰고도 잘 살 수 있으면 좋은 일인것 같아요.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두번째)../ 저도 해가 갈수록 물건을 잘 안 사게 되는 것 같아요. 사고 싶은데 참는게 아니라 그냥 사야될 이유가 없어지네요.

    ㅎㅎ/ 참 보기 좋습니다. 저도 에너지 절약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제가 잘 못하는거는 안쓰는 코드 뽑기인데 노력중입니다. 화이팅이요 ^^

    .. 전 25살인데/ 돈 안 쓰는거라기 보다는 꼭 필요한데 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살다보면 목돈 나갈일도 어김없이 생기고 해서 돈 안 쓰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저는 주로 식탐이 많아서 먹는것을 지나치게 많이 사서 낭비를 많이 했어요. 그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서 정신차리려고 해요 ^^

  • 7.
    '13.1.16 4:20 PM (125.180.xxx.187)

    가끔씩 소소한 사치를 하고싶어요
    근데 사교육비 과하게 지출하는 편은 아니지만
    교육비에 발목잡혀 생활전반이 어쩔수 없이
    절약해야되는 상태라
    우울할때가 있어요
    어느정도 자신을 절제하고 생활이 심플하면 좋겠지만
    항상 그 상태가 유지할수 있는 마음가짐이 젤 중요한것 같아요
    가치없는 것들에 낭비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물질이든 감정이든.....

  • 8. ..
    '13.1.16 4:33 PM (112.170.xxx.127)

    저랑 거의 비슷하시네요.
    그래서 저도 새똥님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새똥님 글은 안 쓰셔도 보고 계시죠?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

  • 9. 원글
    '13.1.16 6:09 PM (128.54.xxx.156)

    전/ 맞아요. 저도 소비패턴이 흐트러질때는 마음 상태가 흐트러질때더라구요. 사치라고 하셨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면 그 물건을 위해 따로 조금씩 돈을 모아서 사면 어떨까요? ^^ 늘 순간순간 정신을 잘 차리고 있어야 좋은 마음가짐이 유지되는 것 같아요. 화이팅!

    ../ 반가워요~ 새똥님 감사합니다 ㅋ

  • 10. 꿈다롱이엄마
    '18.7.5 2:08 PM (125.185.xxx.75)

    저도 제딴에는 절약한다해도 알뜰이 한테는 아직 멀었고요, 나이드니 물욕이 조금씩 줄어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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