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지난주에 다래끼 때문에 동네 안과에 갔어요. .
근데 요즘 눈이 좀 뿌옇게 보이는거 같기도하고 해서 간 김에 검사 좀 해달라고 했죠
무슨검사 하시겠냐 해서 제가 이모가 최근 녹내장 진단 받으셔서 좀 찾아봤는데 엄청 겁나는 병이더라구요. 실명까지 갈수도 있으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한..
그래서 녹내장 검사는 어떤거 있냐고했더니
일단 안압, 시야, 안저, CT 이렇게 있대요
안저까지는 별로 안비싸고 CT가 비싸구요.
안압은 기본으로 재는건데 이미 정상 나왔고, 시야검사를 했어요.
근데 시야검사 결과를 보더니 의사가 젊은사람(저 33살이에요)이 시야가 왜이렇게 안좋냐면서
동그랗게 보이는 게 다 하얘야 되는데 가장자리에 회색으로 나온게 다 시신경이 죽은 부분이라고..
겁이 덜컥 나더군요
그러면서 안저를 해보재요
했더니 고개를 갸우뚱 해요
안좋아보이긴한다 근데 이거가지고 확신할수는 없다. 그래서 저는 확진을 위해 CT까지 찍었어요
CT결과를 보고서는 허 참.. 이러더니 "녹내장 이에요" 라고 하시더군요
시신경이 안좋다고..정상이면 90점이상 나와야되는데 오른쪽이 81 왼쪽이 87.
그러고보니 제가 오른쪽이 더 안보이긴 하거든요 .. 시력이 오른쪽이 좋은데도 막상 보이는건 왼쪽이 더 잘보여요 ..
그게 녹내장 때문이었구나 싶으니까 막..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어찌해야 하냐 물으니 일단 정상안압이지만 녹내장인 사람이 많다고 하면서
안압이 정상범위일지라도 더 낮추는게 좋다고 안압낮추는 안약을 매일 눈에 넣으래요
그리고 약이 잘 듣는지 검사하러 두달 후에 오래요
너무 무섭더군요
돌아와서 계속 인터넷 찾아보니..정말 무서운 거에요.. 빨리 발견했으니까 실명까지 안갈거고 이상태 유지는 가능할 거다 라고 생각하려고 계속 애를 썼지만.. 실명까지도 되는 병이라는 게. 이미 죽은 시신경을 되돌릴수없다는게....
녹내장 원인도 아직 모른다고..안압이 높아지거나 시신경쪽 혈류 문제라고 하는데 안압은 정상인데 혈류가 안좋은건가..내가 육식을 너무 해서 그런가..콜레스테롤 때문인가..이런 생각..
아는 의사에게 말했더니 안압약을 섣불리 넣지 말고 혹시 모르니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젤 잘보는 교수 추천 받아서 예약하고선.. 그 예약일까지 정말 .. 많이도 울었어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내려고 해도 계속 눈에 신경쓰이고 한쪽 눈씩 번갈아 뜨면서 어디가 더 많이 보이나 , 내가 보이는게 지금 정상인가 살피게 되고
운전할때도 사이드미러가 예전보다 왠지 더 안보이는거 같은 생각들고..
남편도 시댁도 친정도 걱정 많이 하시고, 대학병원 진단나올때까지 걱정말라고, 별일없을거라고 하시는데 계속 왠지 모를 미안함(결혼한지 오래된것도 아니거든요)과 왜 나에게 이런일이 라는 억울함,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막막함에 눈물이.. 남편 보니까 너무 애틋했고요
만일 눈이 점점 더 안좋아진다면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야겠구나 이런생각도 들고요
보통 늙어서 녹내장 발병하면 시신경이 천천히 죽어가기 때문에 아무 처치를 안할수도 있다고해요
근데 전 젊은 나이에 발병했으니 만약 30년 후에 시야가 지금의 몇%밖에 안 남는다면..어떻게할까..마치 30년의 길고 긴 시한부인생을 사는거 같겠다 싶고..
이런 나날들을 보낸후 대학병원에 갔고..검사를 많이 해야 해서 그 주에만 3번이나 내원한 끝에 지난 금욜 결과를 들었어요
시신경이 안 좋아보이기는 하지만 고도근시 때문일거 같고 시야검사는 정상이고 녹내장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하셨어요
첫번째 병원에서 한 시야검사는..시야검사가 워낙 집중력이 필요하고 처음해보는 사람에겐 어려울수 있어서 결과가 안좋게 나왔던거 같다고 하셨고요
얼마나 안도가 되던지요
아무것도 할 필요없고 평소대로 생활하고 혹시 모르니 1년후에 와서 같은 검사를 받으라고 하시네요
정말 식겁했고요..
눈이 보인다는 거 자체에 정말 감사하게 되었어요.. 하루하루 정말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살아가야겠어요 겸허하게..
그리고 녹내장도 소식으로 낫는다인가 그런 책을 읽었는데 제가 녹내장은 아닌걸로 판명되었지만 정말 안좋은 식습관 갖고있었던거 같아서 그것도 개선해 가려구요..
남들 보기엔 별거 아닌 해프닝일 수 있겠지만 저한텐 너무 큰 일이었네요.. 표현이 다 안된 거 같은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