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음이 너무 아프다.
큰 아이 낳기 전부터 시작된 직장생활.
13년이 되었다.
큰 아이 13살.
할머니가 키워주셨던 큰 아이.
오늘은 가까이 사는 할머니 집에서 자고싶다고....
가도 되냐고 한다.
밑의 두 동생중 둘째 녀석도 할머니 보고 싶다고 가겠다고 따라 나선다.
모자를 눌러쓴 큰 아이가 둘째 녀석 신발을 신기면서 운다....
깜짝 놀라서 왜 우냐고 했더니
"엄마도 좋고 할머니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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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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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고.... 할머니 좋아해도 괜찮다고....
엄마 더 좋아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연한거라고... 너희를 다 키워주셨는데...
엄마보다 더 오랜시간 보냈는데 그건 당연한거라고 하면서
다독여주는데 내 마음 속 깊은데서 눈물이 난다.
당연한거라고 하면서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너희를 돌봤지만
너희에게 일번을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눈물이 난다.
둘째와 주일학교에 갔다...
이제 5세 반에 들어가 새롭게 선생님과 아이들과
친해져야 한다.
유독 우리 아이만 처음 하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엄마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럴때마다 속상하다.
우리 아이들은 왜??? 이런 경우 항상 적응이 안되는지.
어린이집에 보내도 그렇고 홈스쿨을 해도 그렇고
낯선 이들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데 왜 그런지 나는 안다.
나와의 안정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을 나는 전공자이기에
잘 안다. 낯선이들에 대한 불안은 나와의 애착형성과 반비례한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안다.
내가 낳은 둘째 아이가 운다....
전업엄마를 뒀으면 울지 않았을텐데...
내 아이에게 미안하다.
정말 뜻밖으로 찾아온 셋째....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 미안한 셋째.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던 셋째.
뭘해도 주목해주지 않아 오버액션이 강한 셋째....
큰형과 작은형에게 치여 항상 자기 것을 양보하는데에
익숙한 순둥이 셋째.
이제 자아가 생긴 나이.
이런 환경을 알아버린걸까?
요즘은 너무나 자주 운다.
너무나 순둥이던 아이가 운다.
우는 데도 아무 것도 못해주는 것에 조차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나는 셋째에 무심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면 생기는 양가감정....
왜 내게 주셨을까???
두 형들이 가고 셋째와 자고 있는데
그와 둘이 잔 것은 처음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니
다른 아이들이 너무나 당연히 받는 사랑을
받지 못한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
오늘은 이 모든 것이 너무너무 미안해서
나도 운다....
그러면서 나는 왜 이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우는걸 보고 심각하게 흔들린다.
직장 선배 열이면 아홉이 그만두지 말라고 한다.
나는 과연 잘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