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아이들이 운다....

직장맘 조회수 : 2,625
작성일 : 2013-01-14 01:17:04

오늘 마음이 너무 아프다.

큰 아이 낳기 전부터 시작된 직장생활.

13년이 되었다.

큰 아이 13살.

할머니가 키워주셨던 큰 아이.

오늘은 가까이 사는 할머니 집에서 자고싶다고....

가도 되냐고 한다.

밑의 두 동생중 둘째 녀석도 할머니 보고 싶다고 가겠다고 따라 나선다.

모자를 눌러쓴 큰 아이가 둘째 녀석 신발을 신기면서 운다....

깜짝 놀라서 왜 우냐고 했더니

"엄마도 좋고 할머니도 좋아".

.

.

.

괜찮다고.... 할머니 좋아해도 괜찮다고....

엄마 더 좋아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연한거라고... 너희를 다 키워주셨는데...

엄마보다 더 오랜시간 보냈는데 그건 당연한거라고 하면서

다독여주는데 내 마음 속 깊은데서 눈물이 난다.

당연한거라고 하면서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너희를 돌봤지만

너희에게 일번을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눈물이 난다.

 

둘째와 주일학교에 갔다...

이제 5세 반에 들어가 새롭게 선생님과 아이들과

친해져야 한다.

유독 우리 아이만 처음 하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엄마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럴때마다 속상하다.

우리 아이들은 왜??? 이런 경우 항상 적응이 안되는지.

어린이집에 보내도 그렇고 홈스쿨을 해도 그렇고

낯선 이들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데 왜 그런지 나는 안다.

나와의 안정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을 나는 전공자이기에

잘 안다. 낯선이들에 대한 불안은 나와의 애착형성과 반비례한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안다.

내가 낳은 둘째 아이가 운다....

전업엄마를 뒀으면 울지 않았을텐데...

내 아이에게 미안하다.

 

정말 뜻밖으로 찾아온 셋째....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 미안한 셋째.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던 셋째.

뭘해도 주목해주지 않아 오버액션이 강한 셋째....

큰형과 작은형에게 치여 항상 자기 것을 양보하는데에

익숙한 순둥이 셋째.

이제 자아가 생긴 나이.

이런 환경을 알아버린걸까?

요즘은 너무나 자주 운다.

너무나 순둥이던 아이가 운다.

우는 데도 아무 것도 못해주는 것에 조차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나는 셋째에 무심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면 생기는 양가감정....

왜 내게 주셨을까???

두 형들이 가고 셋째와 자고 있는데

그와 둘이 잔 것은 처음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니

다른 아이들이 너무나 당연히 받는 사랑을

받지 못한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

 

오늘은 이 모든 것이 너무너무 미안해서

나도 운다....

그러면서 나는 왜 이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우는걸 보고 심각하게 흔들린다.

직장 선배 열이면 아홉이 그만두지 말라고 한다.

나는 과연 잘하는 것일까?

IP : 221.165.xxx.7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14 1:22 AM (115.41.xxx.216)

    애들 금방 커요. 그리고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어 있으실거에요. 힘 내세요.

  • 2. ㅇㅇ
    '13.1.14 1:26 AM (182.218.xxx.224)

    오늘 올라왔던 베스트글이 생각이 나네요.

  • 3. 플럼스카페
    '13.1.14 1:35 AM (211.177.xxx.98)

    댓글 다려고 다시 로긴했네요.
    저도 세 아이 맘이에요. 전공자라시니 입대기 어렵지만,
    저는 전업 엄마지만 아이들에게 늘 부족한 거 같아요.
    전업맘이라고 아이에게 100%는 아니에요 위안삼으시라 몇 자 적어봅니다.
    가슴 아린 자식이 있고요 이런 저런 이유로 미안한 자식이 또 있네요.

  • 4. 저도 ㅠㅠ
    '13.1.14 1:55 AM (121.169.xxx.156)

    육아휴직 고민중인 맘인데 슬프네요 ㅠ

  • 5. 물고기
    '13.1.14 2:14 AM (220.93.xxx.191)

    저 울었어요
    엄마와의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지않았구나
    우리아이도...
    나도 내일이 아이와 동급이게 고민되는게
    늘미안합니다ㅠㅠ
    그랬구나...막연히 그렇다고는 생각했는데
    왜너만 그러냐고 화내서 미안해~~

  • 6. ㅇㅇ
    '13.1.14 7:38 AM (211.237.xxx.204)

    전공자라니 잘 아시겠지만
    얼마나 긴 시간을 아이들과 같이 지내느냐보다는
    짧은시간이라도 어떻게 잘 지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힘내세요.
    아이는 곧 큽니다..
    나중에 세 아이에게는 끝까지 직장다녔던 엄마가 자랑스러울수도 있어요..

  • 7. 글읽다..
    '13.1.14 9:52 AM (121.157.xxx.2)

    울컥하네요..
    저도 큰아이 고2인데 아직까지 워킹맘이거든요.
    아이 둘 키우며 직장다니면서 참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나서
    원글님 글 읽는데 눈물이..

    주위 10명중 9명인 선배들 말씀처럼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제 힘든 시기 거의 다 견뎌왔어요.
    조금만 더 참고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 8. 엄마맘
    '13.1.14 10:11 AM (122.46.xxx.38)

    전업이었어도 늘 아이들의 미래를 내가 소홀히 준비 한 게 아닌가하는 후회는 늘 있었고
    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아이들 세계가 생기니
    아이들이 외려 엄마가 집에만 있는 걸 부담(?)스러워 해서
    지금 맞벌이 합니다.
    아이들은 훌쩍 커서 어느 새 자신들의 친구만이 진리인 듯 무심하지만
    슬슬 결혼 시기가 찾아오면 또다시 가족이 소중하다는 걸 느끼겠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세상은 둥글거든요

    조금씩 아쉬워하면서 나도 크고 아이들도 크고
    그러면서 인생도 알아가더라구요.

  • 9. 죄송해요
    '13.1.14 11:58 AM (58.124.xxx.20)

    죄송해요..저 쌍둥이 엄만데요.교직에 있다 그만두었어요.
    첨에 몇년은 참아보다 안되어서 한녀석만 데리고 있었습니다.3돌 되어 나머지도 데리고 오고 그만두었거든요.
    친정엄마께 있던 아이...12년이나 지나도 할머니에게 더 의지합니다.우리 부부도 우리가 데리고 있던 아이에게 더 애착이고요.
    그리고 할머니에게 큰아이가 더 침착하고 그런건 있지만 사회성은..좀..
    님말이 맞아요.맞아서 더 죄송해요.
    저도 그냥 쌍둥이 중 하나 보내지말고 어차피 이리될껄..직장 첨부터 때려칠걸...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윗님처럼 애들 크면 님의 선택이 더 옳은 날도 올껍니다.인생이 그래요.

  • 10. ......
    '13.1.14 12:39 PM (155.230.xxx.55)

    저도 눈물이 나려합니다. 상대적으로 타직장엄마들보다 시간이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다섯살 큰아이는 늘 저를 목말라합니다. 입주시터가 주로 돌본 우리 둘째. 이제 세살인데 형등살에 치여서 엄마를 형아에게 양보합니다... 저도 그걸 알아서 둘째에게 더 잘해주려 하는데도 둘째는 이미 그게 고착화(?)되었네요... 저도 직장나와서 아이들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첫째는 저더러 아빠만 벌면 된다고!! 엄마는 집에 있으라고!! 친구 누구는 엄마가 집에 있다고!! 벌써 이런말까지 하거든요. .... 그러나 저는 인생길다고 애써 위안삼구요 니네가 좀더 커봐라... 이러고 꿋꿋이 다닙니다. 집에 오면 늘어지지않고 놀아주려고 애쓰구요...
    힘내요..

  • 11. 직장맘
    '13.1.14 4:11 PM (121.136.xxx.221)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아무래도 직장맘으로
    태어난 것 같아요.
    어제 마음이 다 추스려 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또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이 있고
    일들이 밀려오니 또 하루하루 넘어가게 될 것 같아요.
    같이 마음 나눠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마음에 많이 위로가 되었어요.

    나이 드신 직장맘님들 어떠신지 얘기 들어보고 싶었어요.
    인생을 많이 사신 분들이 반대하시니...
    쉽사리 결정되지 않네요.
    저도 일을 좋아하고요.
    큰 아이랑 상의했더니 아주 의젓하게 계속 하시는게
    자기는 좋다고... 괜찮다고 하네요.
    잘 커준 것 같아서 마음이 찡... 했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2058 남편의 보험...... 20 살다보면.... 2013/02/24 3,880
222057 부모님 부채 4 심란한 맏딸.. 2013/02/24 1,547
222056 김기백 "광주폭동 주장은 오히려 북을 도와주는격&quo.. 1 이계덕기자 2013/02/24 863
222055 밥상에서 반주하는 남편, 정말 싫어요 46 술병치워 2013/02/24 12,772
222054 아파트 에 웃긴? 현수막 10 2013/02/24 3,973
222053 나이가 들어가는 남편-_- 22 허허 2013/02/24 4,977
222052 제 남편이 확실히 성격적 결함이 있는듯한데.. 제 말씀 좀 들어.. 82 고민 2013/02/24 22,029
222051 임기끝난,,MB.82분들은 MB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세요? 62 코코여자 2013/02/24 1,954
222050 어제 소개팅후기... 12 소개팅마친녀.. 2013/02/24 4,912
222049 학원이요 3 이상해요 2013/02/24 582
222048 소소한 법 관련 질문ㅋ .. 2013/02/24 527
222047 산본에 있는 신경정신과 추천부탁드려요 .... 2013/02/24 3,688
222046 오븐이나 전자렌지 청소? 2 질문 2013/02/24 1,226
222045 아무래도 친정엄마가 거식증 같아요. 1 속상 2013/02/24 2,258
222044 영국어학연수 준비중입니다. 9 스터디인아미.. 2013/02/24 1,689
222043 혹시 세탁기 아에게(AEG) 쓰시는 분요 1 세탁기 2013/02/24 1,226
222042 오뎅파는 술집 이름?? 6 궁금이 2013/02/24 1,404
222041 취임식에...김대중,노무현대통령은 안계시겠네요. ㅠㅠ 4 ... 2013/02/24 1,254
222040 유승희 "노회찬·정봉주 3·1절 사면촉구" 결.. 1 이계덕기자 2013/02/24 607
222039 이런 성격, 아직도 오리무중 궁금 2013/02/24 482
222038 안 띄워진 메주는 1 대대구 2013/02/24 822
222037 adhd 약물치료.. 1 궁금해요~^.. 2013/02/24 1,253
222036 지나간 베스트글 보는 기능 좀 있었으면.. 1 .. 2013/02/24 668
222035 한국인이 사랑하는 50년이상된 한식당 모음 26 소나기와모기.. 2013/02/24 4,285
222034 내일 유방 조직검사 받아야 합니다. 7 두려운 밤 2013/02/24 3,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