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모중이에요.. 브라는 B컵인데 젖이 잘 안나와서 쥐어짜내듯 고생하고 다이어트 따위 포기하고 막먹고 뜨거운물로 샤워하기(혈액순환이 잘되어서 모유가 잘돈대요) 등등 어찌저찌 모유로 아이키웠어요.. 완모 딱히 남에게는 권장하진 않지만 (젖끊기가 어렵대서 살짝 후회도;;) 해놓고나니 뿌듯해요 하하 아이가 감기가 걸려도 심해지지 않고 금방낫고 몸무게도 적당히 키도 적당히.. 젖꼭지 아프고 허리 어깨 다 아프고 모유수유 너무 힘들지만 두돌까진 하려합니다. 젖끊을 게 걱정이 되네요.
아이에게 단 한번도 짜증내거나 화내지 않고 키웠어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니 절대 화낼 일이 없더군요. 밤에 지가 깨고 싶어서 깨겠냐고요.. 엄마가 없으면 싫고 불안하겠죠. 밤에 스무번을 깨도 다 달래주고 젖물리고 했어요. 제 생각으로는 아이를 낳아놓은게 아이에게 사실 미안하죠 동의도 없이 이 풍진 세상에.. 다른건 몰라도 아이에게 괜히 화내고 짜증내지 않는거 이거하나는 앞으로 자신있어요. 어려울거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자신이 화 많이 내고 엄한 엄마 밑에서 자라서 그 상처는 아이에게 절대 안줄거에요. ㅠㅠ
그런데 그렇게 키우다보니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순해졌어요. 말도 잘듣고요. 점잖게 기다릴 줄도 알구요.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에게 모두 칭찬받는걸 보고 놀랐어요. 칭찬을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애가 너무 젠틀하다 이런애는 처음봤다 막 칭찬을 듣다보니 정말 그런 장점이 얘한테 있구나 싶은 정도에요. 원래 기질은 예민한 아이도 아니지만 순둥이는 아니었거든요. 영아산통도 있었는데 악쓰고 등뒤집어 우는아기 무조건 안아서 달랬어요. 지금은,, 얘가 떼쓴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고요, 어디 넘어져서 부딪치지 않으면 울지 않고 전혀 징징대지 않아요. 아이가 뭘 달라 했을 때 항상 줬구요, 가위나 뭐 뾰족한 물건을 달라고 해도 기다리라 해놓고는 신문지나 두꺼운종이나 하여간 뭘로 얼른 잽싸게 커버를 만들어 씌워서 주고,, 머리가 트여서 이게 앞으로 안통하면 설명을 하려구요. 그래도 안되면 얼른 관심을 딴데로,, 비누방울 불기라던가.. 어야 나가자던가,, 그리고 허리 굽혀서 아이랑 눈 맞추고,, 많이 안아주고,, 남편에게 화가 나도 아이 앞에서는 싸움 절대 자제하고,, (사실 남편은 한 인간으로서 그냥 포기했어요 ㅠㅠ그냥 장애인이다~~ 생각하구요,, 아이를 위해서 최고의 교육인 좋은 부부사이 만들고 싶은데 그건 저 혼자 힘으로는 불가하네요 아가야 미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키우니 아이도 그걸 알아주는 것 같아요. 나를 엄마로서 신뢰하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기뻐요. 눈물나게 기뻐요.
그런데 둘은 못키우겠어요 ㅠㅠ 이뻐죽겠지만..
매일매일 신에게 감사드려요. 이런 아이를 내게 주셔서.. 내가 이런 아름다운 아이를 키울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랑으로 열심히 키웠더니 그게 정말 이렇게 곱절 백배가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구나 요새 하루하루 피부로 느껴져요..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구요..
요새 저자신이 너무너무 대견한데 누군가에게 너무 얘기하고 싶었어요 챙피해서 나중에 펑할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