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교통사고로 강아지를 떠나보낸 엄마를 어떻게 위로해드려야할까요
아기 때부터 데려와서 현재 두 마리 모두 각각 8살 전후가 되었으니 근 8년을 키워오신 거에요.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시면서, 동물에 대한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을 더욱 크게 가지셨습니다.
그러던 중에 4,5년 전 쯤 어머니 사시는 옆 집에서 데리고 있던 강아지를 그냥 버려두고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버려진 강아지는 그렇게 혼자 동네를 떠돌아다니다가 저녁 때면 빈 집에 들어와 잠을 자고 했답니다.
어머니는 어떡하나...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우선 물과 사료를 갖다주시며 신경을 쓰셨는데, 그러던 와중에 덜컥 이 녀석이 임신을 한겁니다.
어쩔 수 없이 어머니는 그 녀석을 출산 전에 유기견 보호소로 보내셨어요.
그 당시에는 어머니께서 키우실 형편이 안되셨어요. 아버지 반대도 있었구요.
유기견 보호소로 그 녀석을 보낸 후, 어머니는 그 보호소 후원 및 자원봉사를 시작하셨습니다.
뭐랄까, 그 녀석에 대한 책임감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 녀석도 어머니가 보호소로 봉사활동을 가는 날엔 항상 엄마 옆에만 붙어있고, 보호소 사람들 조차도 그 녀석을 어머니의 강아지로 인식하게 될 정도로 어머니만을 따랐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호소 생활을 3년 넘게 했어요. 그 생활 동안 그 녀석이 모낭충이라는 피부병도 겪었고,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다른 질환으로도 많이 아팠었어요.
그 녀석이 아플 때마다 어머니는 혹시 안락사라도 당할까봐 자비를 들여서라도 그 녀석을 치료하고자 노력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러다 작년 말에 그 녀석에게 모낭충이 다시 재발하였고, 보호소의 사정상 아픈 아이들을 오래 데리고 있지 못하게 되는 분위기라고 하시더라구요.
결국 어머니는 그 아이를 데리고 오셨답니다 .
그게 작년 11월 일입니다.
동물 병원에서도 어머니께 괜찮으시겠냐고 (비용적인 부분과, 다른 두 녀석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거듭 확인할 정도로 아이의 상태가 그닥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3개월 넘게 치료 예상을 했었는데, 1달 정도 되어서 그 녀석이 완치가 되었습니다. 빠른 회복에 병원에서도 깜짝 놀랐었어요.
어머니가 많이 행복해하셨어요.
그 녀석이 다른 강아지와 함께 놀고 있는 것을 보시면서 세상 다 가진 것 같다고 하셨어요.
지난 주,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더니 그 녀석이 죽었다며 동물병원이라 하십니다.
어머니가 그 녀석, 다른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가셨다가, 다른 강아지가 디스크가 있어 오래 걷지를 못해서 그 아이에게 조금 신경을 쓰시다가 그만 줄을 놓쳐 버린 겁니다.
줄을 놓침과 동시에 그 녀석이 마침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 바로 하늘나라로 가버렸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바로 그 녀석을 안고 동물 병원으로 가셨지만, 어이없게도 그 아이는 그렇게 일찍 하늘나라고 갔습니다.
이제 막 병이 낫고, 좋은 주인 만나 행복해지려던 찰나에요.
어머니는 지금 무엇보다 본인의 잘못때문이라는 자책감에 너무 힘들어하십니다.
잘 돌보겠다는 마음으로 데리고 왔는데, 이렇게 되어 버려 책임을 다하지 못한 생각에 어쩔 줄을 몰라하세요.
전 지금 해외에 있어서 어머니와 함께 할 수가 없어, 기껏해야 전화드리고 같이 울어주는 것, 어머니 얘기 들어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네요.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까요.
사고현장을 바로 눈 앞에서 목격한 탓에 그 트라우마도 상당하신 것 같은데,
이럴 때 어머니께 도움이 될 만한 게 무엇이 있을까요.
지방 작은 도시라 심리치료등을 받을 만한 곳도 마땅찮아요.
전 지금 당장은 직장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는데, 4월 중순에 한국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랑 함께 하지 못해 저도 죄송하고 아프네요.
주시는 따뜻한 조언들 미리 감사드려요.
1. 에휴
'13.1.13 8:08 PM (219.249.xxx.19)어머님 얼마나 마음아프실까요..
2. 똘똘이
'13.1.13 8:17 PM (119.203.xxx.154)먼저 위로 말씀부터 드립니다.
마음 고운 어머니께서 많이 힘드시겠어요.
줄을 놓쳤다는 자책감도 많으시겠구요.
저도 5년전에 사랑하는 강지를 구름다리 건너 보냈어요,
가슴 한 쪽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는데
사실은 제가 잘못한게 많아 자책감이 오래 갔답니다.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자주 전화드려
어머니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엄마를 많이 따랐던 강지가 마지막을 엄마와 보낼 수 있어 행복했을 거라는 것
강지들도 사랑해주는 사람은 확실하게 않다는 것
계속 위로드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머님의 마음이 빨리 평안해지시길 바랄게요.3. 미안함이
'13.1.13 8:18 PM (113.59.xxx.77)후회가 되시고 미안한 마음이 계속들고 그러시겠지만
거기까지가 운명이었나보다 생각하셨음 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이고 ......
전 9년동안 함께한 강아지가 너무 너무 아파해서,어쩔수없이 안락사를 선택했고 그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함께해서 미안함은 덜하지만 사실 늘 생각하고 미안해합니다.4. 마취
'13.1.13 8:37 PM (119.64.xxx.19)10년키운 강아지가 치주염에 걸려 입에서 피가 질질 나오고 밥도 잘 못먹어 병원에 데려가 검사하고 이빼는 수술을 했는데 그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갔습니다.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많이 위로해 드리세요.5. 강아지가
'13.1.13 10:31 PM (39.113.xxx.139)죽고나면, 좋은 기억은 별로 안 나고
내가 못 해준 것, 그 애가 아프거나 불쌍했던 것만 생각이 나서 정말 괴롭지요.
기르던 강아지가 죽고, 두 번 다시 그런 아픔을 겪는 게 두려워 5년 간을 강아지를 안 키우다가
최근에 다시 키우게 되었는데, 항상 얘한테 야단친 것이 맘에 걸리네요.
무슨 말도 어머니 마음에 위로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많이 많이 울게 하시고 말로 다 표현하도록 해 주세요. 슬픔을 많이 표현할 수록 마음에 덜 남으니까요.
그리고 비록 강아지가 더 행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서 불쌍해하시겠지만,
그래도,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하지 않고 마지막을 어머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것,
죽을 때 고통없이 빨리 간 것으로 어머니를 위로해드리세요.
아마 강아지도 행복한 기억으로 눈을 감았을 거예요.6. babam
'13.1.14 1:15 PM (99.199.xxx.235)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오늘 통화했더니 일어나셔서 죽 끓여드시더라구요.
아직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맛있는 거 드시라 했더니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하십니다.
저또한 그나마 마지막을 어머니와 함께해서 많이 행복했을거라고 말씀은 드리는데,
정작 당신은 미안한 마음 뿐이신 거 같아요.
남겨주신 위로들 어머니께 전해드렸고, 어머니도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05851 | 광주 오프 모임글 2 | 노란우산 | 2013/01/13 | 1,106 |
205850 | 생일 외식 3 | 아름다운미 | 2013/01/13 | 1,155 |
205849 | 추상화 혹은 풍경화 2 | 그림 | 2013/01/13 | 727 |
205848 | 라리사 “성공하려면 성접대해야…” 충격 발언 1 | 호박덩쿨 | 2013/01/13 | 3,060 |
205847 | 집안 전체에 밴 노인냄새는 어찌 제거하나요? 5 | 냄새제거 | 2013/01/13 | 5,900 |
205846 | 절친이라 생각했는데.요즘 왜이럴까요? 3 | 절친 | 2013/01/13 | 2,195 |
205845 | 이대에 김활란동상 아직있나요? 4 | 궁금 | 2013/01/13 | 1,491 |
205844 | 손바닥 껍질 벗겨지는것은 왜 그런가요?? | 먹구름 | 2013/01/13 | 889 |
205843 | 임신이 될려고 하면 2 | 임신 | 2013/01/13 | 1,206 |
205842 | 박원숙씨는 왜 저런역할만 하는걸까요? 39 | 돌부인 | 2013/01/13 | 11,213 |
205841 | 선관위, 울산서 부정선거 적발 이장 4명 고발 5 | 이계덕/촛불.. | 2013/01/13 | 1,162 |
205840 | 내 딸 서영이만 보면 폭풍 눈물이... 10 | 팬 | 2013/01/13 | 5,987 |
205839 | 아이가 초4인데...... 1 | 성교육 | 2013/01/13 | 900 |
205838 | 베가s5 vs 옵뷰1 4 | ..... | 2013/01/13 | 1,099 |
205837 | 우재는 서영이가 고아 아니라는 걸 어찌? 3 | 서영이 | 2013/01/13 | 2,878 |
205836 | 광화문 이나 종로에서 40대 여자들저녁 2 | 급 추천 바.. | 2013/01/13 | 1,195 |
205835 | 카톡 질문입니다.... 2 | /// | 2013/01/13 | 849 |
205834 | 정여사 각선미에 감탄사가 절로나오네요. 10 | ... | 2013/01/13 | 3,966 |
205833 | 아기가 불타고 있다는줄... 6 | ... | 2013/01/13 | 1,885 |
205832 | 무자식 상팔자 김해숙씨는 14 | ,, | 2013/01/13 | 6,277 |
205831 | 6살아이 부모없이 1박2일 스키캠프... 19 | 괜찮을까요?.. | 2013/01/13 | 3,725 |
205830 | 문화센터에 애 둘 데리고 온다는 얘기 듣고 13 | .. | 2013/01/13 | 3,924 |
205829 | 요즘은 애싸움이 할아버지 싸움된다더니... 7 | 교육 | 2013/01/13 | 2,008 |
205828 | 30대 남성들옷 살만한 사이트 소개부탁합니다 1 | 지현맘 | 2013/01/13 | 665 |
205827 | 서영이에서요~ 2 | 세시리 | 2013/01/13 | 2,1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