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지 오웰, 동물농장 스퀼러의 '알바론'

깍뚜기 조회수 : 1,045
작성일 : 2013-01-10 11:55:21
(읔, 수정하려다 삭제돼서 다시 올려요 ㅠ
 댓글 단 분께 죄송합니다 ㅠ)

언제, 어느 때 읽어도 '동물농장'은 참 재밌습니다. 
작가는 당시 사회주의 이념 따위는 쓰레기통으로 쳐박고 있는 스탈린 체제를 풍자하려고 소설을 썼지만, 
이 우화는 정치가 있는 어느 곳, 어느 때나 영감을 줍니다. 
그런 연유로 우리나라에서 반공소설로 소개되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겪었죠. 
하긴 스탈린 체제 비판을 사회주의 이념 자체의 한계로 호도하여 이용하기 딱 좋은 책이긴 하죠. 
당대에도 스탈린 비판 때문에 오웰이 출판사를 잘 못 찾았다고 합니다. 

동물농장의 주인, 인간 존즈를 몰아내고 드디어 동물해방!을 이룬 동물들이 
메이저의 뜻을 따라 유토피아, 그러니까 동물토피아를 꿈꾸는 와중에 
돼지 독재 체제로 전락하게 되잖아요. 
나폴레옹(젊은 숫놈이고 유일한 버크셔종)은 혁명적 이상주의를 주장하던 스노우볼을 제거하고 
나폴레옹 월드의 팡파레를 울립니다. 꿀꿀~~ 하는 짓은 뭐 우리가 늘 보았고 볼 수 있는 전체주의자의 모습.

아, 젤 흥미로운 인물은 스퀼러입니다. 
나폴레옹의 곁에서 스퀼러라는 돼지는 나팔수 역할을 합니다. 
어찌나 언변이 좋은지 꼬리짓을 하면서 말빨을 세우면 '검정도 하얀색이 될' 정도이니...
만약 나폴레옹의 정책에 조금이라도 불만을 제기하고, 정당한 비판을 할라치면 
'존즈가 다시 옵니다! 존즈가요~ 니들은 존즈가 환생해서 다시 농장을 접수해도 좋음? 레알?'
이렇게 입을 봉해버립니다. 인간들...아니 동물들이 주춤하는 것 같으면 옆에 있던 나폴레옹의 수호견들이 짖어버리죠.

결국 혁명 초기의 강령 '두 다리는 나쁘고 네 다리는 좋다'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로 바뀝니다. -_-;;;
그리고 짖는 것은 수호견인데, 죽어라 풍차를 만드느라 개고생한 복서는 결국 개죽음 ㅜㅜ
당나귀 벤자민은 알 거 다 알고, 비판의식은 가졌으나 그저 속으로만 복서를 존경하고 
결국 별 한 일은 없네요;;;;

관용이란 나와 생각이 다르고 틀렸다고 느낄 지라도 그 생각을 표현할 자유를 억압하지 말자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나와 다른 생각을 요목조목 비판해야지, 
'너 존슨빠돌이쥐! 매도하면서 '스퀼러가 싫으면 시집가, 존슨 농장이 다시 부활돼서 거기서 노예처럼 살아~'
'너 존슨 부활당이 고용한 알바쥐?'
라고 윽박지를수록 '모든 동물은 평등해야 합니다'란 말을 남기고 돌아가신 메이저옹이 꿈꾼 세상은 안드로메다로~
물론 상대가 이미 '불관용'을 보였다면 거기에 대해서 하해와 같은 관용을 보이는 것 역시 공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이 혁명 조항을 배반하고 있는 데도 농장에선 끽소리하기도 어려웠죠. 
스퀼러가 협박하고 수호견이 짖어대니까요. 

때로는 상대방이 틀렸기 때문에, 해로우니까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싫기 때문에 해로운 것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죠. 
전체주의가 오직 적들의 것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수호견들은 저들이 키우는 개이지 '우리 개는 참 순해요' 라고 믿는 순간,
'그래서 존즈가 와도 좋다는 거냐!!' 라고 고장난 축음기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역사의 사례가 잘 증언하고 있습니다. 

오웰이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스페인 내전 체험을 담았는데, 
이 무슨 무당도 아니고 1939년 독소불가침 조약이 벌어집니다. ㅜㅜ
오웰의 통찰력!!! 








IP : 124.61.xxx.8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다가
    '13.1.10 12:56 PM (121.88.xxx.74)

    오웰의 '동물농장'은 항구적 클래식이지만,


    公이 오웰을 빌어 문장을 휘몰아치면, 내가 서있는 곳도 움찔하오......!!!! 실은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 나도 모르겠쏘... 흐미~~~!!!

    눈밝은(지혜의), 철학의 진보(? 탈근대)적 주체인 형이상학이 내려앉은 주체와, 내가 발을 담고 서있는 공간의 하나됨이 여차하면, 부지(알지 못할 곳)에서 뿌지직이요... .

    글빨이란 여차하면, 선무당 사람 잡는 꼬락서니가 되니, 조심스럽기 한량없쏘... .


    公은 너무 나무라지 마시오(짐짓, 자못...ㅎㅎ),
    조은 시절, 公의 글빨도 모찌 않쏘...!!!


    오웰을 빌어서 나무라면, 언 넘 살아날 넘 있껬쏘... 도망 갈 곳도 없는 매트릭스에서, 흑흑ㅠㅠㅠ??


    종종봅쎄다. ...홍홍... .

    지난 5년 3배나 인상된, 의료보험비 다섯달치 결제하러 가야하오... 미치가쏘...!!!!!

  • 2. 지나다가
    '13.1.10 3:47 PM (121.88.xxx.21)

    세금 내고 왔쏘만,


    公이,

    물찬 제비처럼 허공을 한번 날아오르니, 페이지 뷰가 폭풍처럼 사납게도 몰아쳐서 넘어가는구랴... ㅎㅎㅎ. '폭풍의 언덕'이란 이런 것이 아니겠쏘...??? 요즘은 따로 문자(책)를 쳐다 볼 것도 없는 듯하오... 흐흐흠???

    ...어디서 떠내려 밀려오는지, 분별없는 쓰나미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네... .쯥.

    기사 봤쏘?? 형늘근니(머릿 니) 사면기사..., 환장!!!!

  • 3. 깍뚜기
    '13.1.11 12:31 AM (124.61.xxx.87)

    지나가다님, 쓸쓸한 글에 댓글을 ^^;
    벤자민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깨어있어야 할텐데 말이죠;;
    저도 의료보험료가 많이 올라서 부담스럽습니다 ㅠ
    그래도 사보험은 없어도 되는 상황이 되면 좋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5518 자동차 사고로 고인이 되신 그네의 최측근 김우동씨 아버님이 21 84 2013/01/12 4,383
205517 스마트폰 요금 3 청소년 2013/01/12 1,009
205516 귀 한쪽이 엄청뜨거워요 3 귀열 2013/01/12 15,680
205515 카레에 토마토 넣는다는 말은 많은데 왜, 왜, 왜!!! 9 우우 2013/01/12 3,061
205514 혹시 렉스털로 된 목도리해보신분 계세요? 5 목도리 2013/01/12 2,408
205513 요즘 제 생활...야밤에 그냥 몇자 끄적입니다... 5 자두귀신 2013/01/12 1,669
205512 조성민 심마담..82에 상주하나요?링크만 걸려도 내리는데? 2 al 2013/01/12 6,067
205511 ebs에서 하는 역사(전쟁), 과학..등등 다큐프로.. 3 궁금 2013/01/12 802
205510 분당 **맘 하우스 악덕업주네요 8 2013/01/12 3,346
205509 걱정 근심 많이 항상 마음이 무거워요....근심 떨치는법 있나요.. 2 걱정 2013/01/12 2,278
205508 청담동 앨리스에서 이소현은 왜..?? 5 ........ 2013/01/12 3,262
205507 비트 생리중에 써도 괜찮을까요? beet 2013/01/12 2,791
205506 고난을 이겨낸 영화, 다큐, 책이나 자기계발서 추천해주세요 13 kle 2013/01/12 1,969
205505 알려줘야 할까요? 망설임 2013/01/12 656
205504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에서 뭘 사올까요? 6 해리 2013/01/12 1,931
205503 솔치에서 사람똥이 나왔다고 하신분.. 사이트 좀 알려주세요..... 4 솔치 2013/01/12 3,844
205502 처음으로 경매 입찰해야할까.. 2013/01/12 533
205501 졸업앨범 다들 간직하세요? 6 처분 2013/01/12 1,785
205500 내려놓았더니 무산되었던 일이 다시 재개되었던 분들... 계시나요.. 1 어둠의 시간.. 2013/01/12 990
205499 얼굴이 중요해 24 알지못했네 2013/01/12 11,381
205498 아버지를 우상화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과거를 털어놓기로 했다.. 6 --- 2013/01/12 2,004
205497 근데 심마담도 한국에서 초중고는 나왔을텐데 어찌 아는사람이 없나.. 17 심마담 2013/01/12 73,365
205496 컴퓨터를 사려는데 뭘로 사야할까요? 3 드디어.. 2013/01/12 818
205495 레미제라블 봤어요..너무 좋았어요..스포완전약간있음..주의바래요.. 1 뒷북 2013/01/12 1,423
205494 불펜보고 생각 난 제 어머니의 의외인 면 30 남자 2013/01/12 4,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