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2된 제 큰딸아이 얘깁니다
밑에 예의바르고 의젓한 조카님 글을 읽고 보니
불현듯 제딸이 생각이 나요..
지금 제딸은 사춘기를 호되게 앓고 있는 중입니다
모든말이 싸움의 빌미를 잡고자 혈안이 되어있는지
말 붙이기도 겁이 납니다.
생전 싸움이라곤 모르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자마자
투견처럼 맘에 안드는 아이들과 말싸움으로 싸워대고
예전에 못해본거 한풀이 하듯 차례차례 다 해보고 있어요..
남편과 저는 임계점은 넘지 않게 끔만
그래 너 한풀이 해봐라
다행히 탈선은 하지 않으니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는거에
위안을 삼고 있다고나 할까요..
우리딸..
아장 아장 걷기 시작하고 말귀알아 들을때 부터
참 의젓하다 소리 많이 들었어요..
18개월된 아기가 의젓하다 했으니까요..
4살 무렵 버스가 오지 않아 두정거장 정도를 걷게되었는데
좀 걷다 @@아 힘드니까 엄마가 안아줄께 하니
'아니 괜찮아요.. 나는 무거워서 엄마가 힘들잖아요' 하던 아이였지요..
아이와 같이 동네를 나서면 안면도 없는 어른들께
아이 잘키웠다고 엄마가 궁금했다는 소리도 여러번 들었어요..
경비 아저씨들도 그만 두시는날 인사하러 가면
우리 애 손을 꼭 붙들고 그만두는건 섭섭하지 않은데
얘를 이제 다시 못봐 그게 제일 섭섭하다 하시구요..
참 얘 덕분에 쑥스럽지만 칭찬도 많이 들었어요..
아이 4학년때 친정어머니까 편찮으셔서 애들 두고 친정에가서 자고온날
새벽 6시에 문자가 와서 보니 '엄마 새벽에 눈이 너무 많이 왔어
이따가 엄마 버스타고 올텐데 엄마 미끄러워서 사고나면
어쩌지 엄마 미끄러져 다치면 어쩌지 걱정이 되서
잠이 안와.. 엄마 우리 걱정하지말고 눈녹으면 와..'
새벽에 화장실을 가다 눈이 오는걸 보고 이 엄마가 걱정되서
잠도 못자고 보낸 문자에 감동받아 저도 울고 친정어머니도
우셨네요..
2학년때 할아버지 생신에 미처 생신 선물을 준비 못했다며
뜰에 나가 갖가지 야생화를 꺾어 꽃다발을 드리며
'할아버지 내년엔 생신선물 꼭 사드릴께요.. 죄송해요..'
해서 그 마음에 시아버지 감동해서 며칠을 눈물을 빼고
자기 때문에 속상해 하거나 실망하는 기미가 보이면
눈물이 날만큼 감동적인 편지를 써서 이 엄마를 부끄럽게 하던
그런 딸이
지금은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에 우리 @@이가 그랬었어 하면
옛날얘기는 왜하는 거냐며 화내고
이웃과 마주쳐도 인사도 안하고
조부모님께도 무뚝뚝하기 그지없고
되도 않게 트집잡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예의 없는 투덜이가 되어버렸네요..
우스갯말로 지@총량의 법칙이 있다하지요
어릴적 참고 못한 지@을 지금 대량 방출하고 있는걸까요
해볼만큼 해보면 다시 의젓하고 예의바른 제딸로 다시 돌아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