넑두리 , 신세 한탄 , 일기 조금 , 고민 상담 좀 … 이런 식으로 … 무쟈게 길 듯해요 …. 흑흑
저는 직장맘이에요 …
서울 북쪽에서 분당까지 매일 같이 4 시간씩 출퇴근을 하며 , 월 330~50 정도 벌지요 ..
그냥 회사원이구요 …
칼퇴는 할 수 있지만 , 일이 밀리면 집에서라도 해야 하는 … 휴가 때도 간간히 메일 들여다 봐주고 일을 해야 해요 ..
암튼간에 .. 애는 이제 5 살이 되었는데요 .
친정엄마댁에 새벽같이 데려다놓고 , 이불에 꽁꽁 싸서 잠든 채로 아침 6 시 40 분에 집에서 나와 차를 타고 엄마가 사시는 단지로 갑니다 . 차로 5 분거리지요 .
그리고 잠든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출근을 하지요 ..
아이는 좀더 자다가 깨어 할머니가 챙겨주는 아침밥을 먹고 유치원에 등원해서 오후 3 시쯤에 돌아와서 제가 퇴근하는 시간까지는 할머니와 함께 지내구요 .
저는 …6 시 땡치고 나와도 엄마네 도착하면 8 시 …
애 옷입히고 잠시 하루 있었던 얘기들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면 8 시 반 ….
치카치카 시키고 , 씻기고 , 책 읽어주다가 10 시즈음 해서 다같이 자요 .
물론 그 시간까지 남편은 퇴근하지 못하죠 … 요샌 거의 12 시에 들어오심 .
이렇게 월화수목금 살고 … 주말에는 밀린 청소 , 빨래 … 밥 한두끼 해먹다 보면 .. 지쳐서 걍 드러눕고 싶을 뿐 .
워낙에 저질 체력이라 그런지 아무 것도 … 정말 위에 적은 거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
근데 …. 이 회사가 나름 경력상에서 레벨업이 되는 자리라서 엄청난 출퇴근거리에도 불구하고 나름 용기탱천 (?) 하여
이직한건데 …. 연봉까지 깎여가며 …( 그전에 하던 일이랑 달라서요 … 경력으로 인정이 쪼매 안되더만요 )
이 생활을 9 개월쯤 하고 보니 …. 너무 힘들어서 일이고 보고 다 때려치고 싶고 … 그냥 하루하루가 우울해요 .
9 개월간 12 킬로 쪘어요 … 원래 잘 찌는 체질인데 …. 그래서 운동도 좀 하고 그래야 하는데 …
운전하면서 출퇴근하니까 하루종일 앉아서 컴터만 들여다보는 거 플러스로 진짜 살이 장난아니게 붙더라구요 …
거기다 스트레스 받아서 막 단거 찾아먹고 늘 피곤하니까 커피를 세네잔씩 마셔대고 …
밤에 잠이라도 안오면 , 간간히 맥주 마시고 … 등등 …
제가 이토록 스트레스에 약한 인간인지 그 전에는 몰랐어요 … 암튼 … 요샌 늘 팅팅 부어서 그냥 부스스하게 다닙니다 .
그 어떤 것에도 의욕이 없어요 ..
거기다가 …. 애 걱정까지 합세해서 … 저희 엄마가 살뜰하게 보살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 그냥 … 미안하고 고마운 가운데 , 애 걱정이 끊이지 않으니 …. 저 어릴 때 엄마가 장사한다고 저만 혼자 시골 이모댁에 몇달 씩 가서 살고 , 청소년기 때도
늘 엄마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 힘든 사춘기를 겪어서 …. 내가 이렇게 돈번다고 밖으로 나가면 우리 애도 나처럼 돈은 좀 풍족하게 쓸 지언정 정서적으로 망가지는건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 정말 해소가 안되요 ..
아니다 .. 울 애는 괜찮을거다 .. 수없이 되뇌어도 .. 진짜 제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 어쩌지 ? 이러고 있으니까요 ..
처음에는 … 내가 출퇴근도 멀고 , 일도 낯설고 그래서 몸이 힘드니 우울한 걸꺼야 … 라는 생각에 조금만 버텨보자 ….
그렇게 4 개월 지날 때즈음 ..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 경력으로 면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거든요 .
한 시간이라도 좀 더 가까운 곳으로 다니자 … 이게 커리어 패스고 나발이고 못살겠다 …
면접은 한 4 군데 본 거 같아요 .. 나름 다 괜찮은 곳 … 저는 원래 면접에 강한 스타일이라서 , 별거 없어도 이상하게 면접 때는
당당하고 잘 하는 인상을 주는데 … 이직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런지 면접 보러 간 회사마다 이직 사유에 대해 부정적이시더라구요 …나름 잘 설명하면 되겠다 싶었지만서도... 그래서 그런건지 , 아님 , 제가 잘못 본 건지 .. 암튼 다 안됐어요 … 한 군데는 진자 집에서 30 분거리라서 큰 희망을 걸었었는데 ….
암튼 …. 너무 제가 주절거리죠 …?
지금 제 상태는 … 무기력 .. 의욕상실 … 우울 …. 이직을 시도했으나 … 아직은 무리고 … 그렇다고 , 이사를 직장 근처로 하면
지금 셋업해 둔 육아 환경을 다시 바꿔야 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 아이가 제일 스트레스 받겠지요 .. 유치원 들어가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 … 들여 보낼 곳도 없는데 …
그렇다고 회사를 관두고 집에 들어 앉기에는 제 수입이 많지 않아도 중요한 처지라서요 .,.
남편은 … 제가 너무 몸과 맘이 망가지는 게 보이니까 걍 집에서 아끼고 애보고 살래요 ..
제가 허구헌날 애 걱정에 그러는 걸 누구보다도 젤 잘 아니까요 … 그렇다고 본인이 가정에 신경 쓸 여유있는 회사도 아니고 하니 …. 그냥 . 그렇게 괴로워하느니 관두고 집에 있으라는데 …
저도 그러고 싶지만 … 남편은 저보다도 직장 생활 늦게 시작해서 … 그리고 뭐 저처럼 고만고만한 월급쟁이에 불과한데 …
둘이 벌면 월 700 이지만 , 남편 혼자서는 350 조금 넘을 텐데 … 저희 심지어 전세 대출도 있어요 …
이런 상황에서 제가 마냥 쉴 수 만은 없는 거잖아요 ..350 정도로는 저축은 아예 못하고 살 것 같아서요
살 수 있을까요 ….
산다 쳐도 … 미래가 우울할 거 같아요 … 더군다가 박씨가 정권을 잡으셨는데 … 그나마 서민에서 최하층으로 떨어지게 되는게
정말 순식간일지도 모르니 …
그러니까 , 회사랑 집이랑 가까웠음 좋겠고 , 애도 누군가가 정말 나만큼 살뜰히 봐줬음 좋겠고 , 회사를 안다니면 , 남편이라도 돈을 많이 벌어와서 잘 살게 해줬으면 좋겠고 ….
어느 것하나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문제인데 제가 맘 속에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하는 게 안되서 …
욕심이 너무 많은 인간이라서 혼자 괴로워하고 이러는 거 같아요 ..
그죠 …
아이와의 정서적 애착 … 안정적인 가정 생활을 원하면 눈 딱 감고 그만두고 집에서 알뜰하게 살면 되는데 ..
돈 무서워서 그럴 자신없고 …. 아니면 … 돈 벌면서 눈 딱 감고 , 애는 잘 클거다 … 씩씩하게 살면 되는데 …
저는 이 쪽도 , 저 쪽도 … 자신이 없어요 ..
심지어 요즘에는 나같은 사람은 애도 낳지 말았어야 했거늘 .. 왜 이런 지옥불에 뛰어들었나 ..
요즘같이 추운 날, 아무리 이불에 싸들고 나가도 따뜻한 잠자리에서 나오면 선뜻한데...애가 너무 불쌍하고..가엾고..
별별 생각까지 …
제가 우울증이 심각한 상태일까요 …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 그냥 하루 종일 이런 생각만 하고 …. 답도 없는 결론을 되뇌이고 … 제가 남편이라면 .. 저의 이런 모습 너무 지겹고 한심할 것 같아요 .. 그냥 거의 매일이 생리 전 증후군 증상처럼 끝도 없이 우울하고 … 지치고 축 늘어져요 ..
갑상선 검사 해봤는데 저하증까지는 아니라던데 …
저는 어째야 좋을까요 .. 지금 맘 같아선 걍 다 놓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