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계사년 하루가 밝아오고
며칠이 지났던가
어둑한 내방 아래로
삼파장램프조차
엄동설한에 떠는데
폭풍같은 빗속을 뚫고 그가 왔다
깊은 숲 속 한 해를
이슬에 젖은 채 살아가는 살이끼,
그 짙은 엽록소 냄새를 풍기며
그가 왔다
망상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어
날려버리고 싶었던
매섭고 날카로운
독사의 손길,
그가 왔다.
침대 아래에 내려둔
내 후미진 감각을 후려치는
앙칼진 초인종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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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왔습니다!'
엄마~, 착불로 보내지마라,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