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시험관 시술 중이어요.
아직 결과는 안나왔고, 다음주에 피검사하면 이번에 성공일지 실패일지 알게 될거여요.
회사다니면서 두번 시술하다가 안되어서 지금은 아예 한달 휴직내고 쉬는 중이구요.
시부모님은 시험관 시술하는거 모르세요.
두번째 시술할때 어쩔수 없이 알릴수밖에 없었는데,
제 걱정해주신다고 매일매일 저에게 전화하시는통에 저 신경증 걸릴뻔 했거든요.
악의 전혀 없으시고 순전히 걱정으로 그러시는건 알지만, 그냥 내버려 두셨으면 싶었어서
이번엔 아예 말씀 안드리고 시술받았어요.
근 한달간 시부모님을 못뵈었던지라 오늘 시부모님 모시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어요.
저희 평소에도 시부모님과는 거의 외식하고, 저희집으로 모셔서 과일과 차나 하면서 한두시간 정도 머무르다 가시거든요.
오늘도 그러려는 스케줄이기는 했는데,
제가 시술받으면서 쓰는 약때문인지 도저히 요즘 졸음을 주체를 못하고 너무 피곤해요.
저 잠이 별로 없는 편인데도 정말 병원가느라고 한시간 외출했다 오면 네댓시간 내리 쓰러지다시피할 정도로 너무 피곤하더라구요.
그리고 하루에 세번 시간맞춰 쓰는 약이 있는데 그 약을 쓰면 적어도 몸에 흡수될때까지 한시간 정도 누워있으라고 하구요.
이래저래,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시부모님 뵈러 가려고 준비하다가, 남편한테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점심만 먹고 바로 헤어지면 안되겠냐고요.
어차피 2주 후에 시어머님 생신이셔서 그때 뵐거기도 하고,
30분 이상 거리는 거리 시부모님 모시러 갔다가 우리집 왔다가 하면 너무 오래걸릴것 같기도 하고,
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그냥 오늘만은 저 내키는대로 하고싶었어서 남편한테 미안하지만 그렇게 해달라 했어요.
남편...못들은척 하더라구요.
두번 얘기했는데 못들은척 하고 계속 모시고올 계획으로 얘기하길래, 저 너무 속상하고 섭하고 짜증났어요.
저 남편한테 그런적 거의 없는데, 정말 못되게 눈길도 안주고 당신이 하자는대로 하겠다고 쌩하게 굴었어요.
사실 모시고와서 잠시 머물렀다 가시는게 진짜 무리여서 그랬다기보다는,
이런 시점에, 저 두번째 실패했을때도 정말 너무 실망감과 상실감이 커서 우울증 약이라도 먹어야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그정도, 한번정도 제가 하자는대로 못따라주나 하는 마음에...남편이 너무 미워지더라구요.
결국 부모님 오셔서 오늘따가 가실 생각도 안하시고 세시간 계시다가 가셨고
전 그동안 과일 차내고 옆에앉아 말상대 해드리고 하느라...좀 지쳤어요.
가시고 나니 너무너무 지치는데...남편한테 너무 속상해서 잠도 안오네요.
좀전에 친정엄마가 어쩌고 있냐고 전화와서, 착상에 한우가 좋으니 남편이랑 외식이라도 하라고 하는데...
저 정말 눈물나더라구요.
저 맨날 집밥만 먹다가 간만에 외식하는거라 오늘 갈비탕 먹고싶다고 했는데
남편이 시부모님은 좋아하시고 저는 싫어하는 생태찌개집으로 가서 저 거기서도 빈정상했어요.ㅋㅋㅋ
어유 저 유치하긴 하네요.
82 님들이 저좀 다독여주셨음 좋겠어요.
마음 넓게 쓰라는 충고도 괜찮고, 남편 욕해주셔도 괜찮고, 저한테 무슨 말이라도 해주세요.
남편 이 나쁜쉑키 내가 쌍둥이 낳으면 너 안아보지도 못하게 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