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삽니다.
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한겨레 구독신청하니 지국에서 뭔 스포츠신문을 하나 더 껴 준다기에
됐다고 해도 받으시라 받으시라 해서 그럼 지방지 같이 주세요_ 해서 전남일보도 봅니다.
그래서 문재인 전 후보님 광고 실리면 이 신문 저 신문 번갈아 보면서 울게 생겼습니다.
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집이 518 묘역과 가깝습니다.
그래서 날도 좋고 딱히 어디 갈데 없으면 드라이브 겸 묘역에 가서
애들 풀어놓고 뛰어놀게 하다가 애들이 사진보고 이건 뭐에요 물으면
어떤 나쁜 아저씨가;;; 이렇게 막 총으로 쏘고 어쩌고 저쩌고 애들 알아듣게 설명도 해 주고 그럽니다.
광주 사는데 작년 봄엔가.. 제주도에 갔습니다.
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숙소가 강정마을과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그 근처 산책삼아 갔다가 하늘에 대고 이 나쁜놈들아~ 외치고 왔습니다.
광주 사는데 연말에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지나던 길에 웬 만장이 빼곡히 걸려있어서 보니
한진중공업 노조 사무실이었는지, 그 분 안치되어 있던 곳이었는지 그러길래
또 하늘에 대고 이 나쁜놈들아~ 외치고 왔습니다.
저 원래 막 앞에 나서는 사람도 아니고, 다른 지역가면 광주에서 왔다는 말 잘 안합니다.
그런데 이리저리 살다보니 세월이 저를 자꾸 전방위로 끄집어 내네요.
저 살기도 빠듯하지만 나라에서 애들 못 챙겨주니 국내 불우아동 후원도 하게 되었고,
티비 원래도 즐겨보진 않았지만 가끔 보면 하는 말들이 다 어이가 없어서 시사인이며 기타 등등 돈내고 봅니다.
문득 참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옆엣 사람 생각않고 내 기쁨만 추구하며 살고 싶은데 이 사회가 저를 그렇게 두지 않는군요.
모쪼록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서 살 세상은 각자 자기 일만 잘 해도 충분히 잘 사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시민의원이 출근전 아메리카노 한잔은 포기 못하겠다 해서 논란이 됐었던가요?
저는 간혹 즐겨마시는 와인 한잔을 포기 못하겠네요. 그럴싸한 와인잔도 아니고 그저 그런 머그컵에 좀 따라마시다가
남은 와인 한모금 입에 털어넣고 제가 사는 이 시대를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착잡하네요.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 우리 모두가 잘 사는, 정말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