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생활 10년동안, 이사도 세번이나 다녔는데, 이상한건 다들 저랑 친해지고 나면,
"오늘 놀러가도 돼~~?"
라고 전화가 오거나 이른아침부터 문자가 오거나, 혹은 아침 9시무렵부터 현관문앞에 연락도 없이 와 서있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이상하죠...
아이가 어리면 또 어린대로 그연령대의 엄마들을 알게되니 자연적으로 우리집에 놀러오고.
아이가 어린이집다닐 연령대면 그 연령대에 맞게 그런 엄마가 오고.
또 아이가 학교 다니는 초등생연령대면 그 연령대에 맞는 그런 엄마가 오고.
십년전엔, 정말 습기차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낡고 허름한 일층빌라에 산적이 있었는데, 일층이 좀 웃기게 생겼었어요.
지금도 그 빌라가 아직도 20분정도 걸어가면 그 자리에 여전히 있는데, 남향을 등지고 북향쪽으로 돌아앉은 주차장을 한쪽을 메워서 일층을 만든곳인데 땅을 절반가까이 파고 만들어서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사람들마다 저절로 눈길이 창문쪽으로 가서 11평그 방안전체를 다 들여다볼수있는 곳이에요.
그런 곳에서 살았더니, 엄마들이 하루종일 주차장창문쪽으로 와서 얼굴을 들이대고 놀러가도 되냐고 묻고..
거의 자유시간이 없었어요.
그땐 이유식 만들고 설겆이하고 반찬만들어서 애아빠 저녁준비하고 빨래널고,빨래개키고, 또 방청소하고.하다보면 아예 유리창까지 다 박박닦고 손에닿는 가구들마다 손걸레질을 해대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지금도 그렇게 좀 집을 여기저기 닦으면서 살긴해요.
(이건 우리친정집 내력이라 고쳐지지 않음)
그리고 그분들말고도 교회전도하는 분들도 많이 왔는데 하필이면 그 빌라 옥탑에 목사님부부가 살고 계셨어요.
그 분들과 연고가 있는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4년동안 그곳에 살면서 진짜 힘들었죠.
심지어는 아이가 열이 끓는데 저혼자 동분서주하고 죽만드는데도 좁은 방안을 다 차지하고 앉아서 한번도 일어나 거들어주질않으시더라구요. 결국 아이를 들쳐업고 병원에 나서는데 그때서야 가기싫은 발거음을 옮기시고..
그리고 4년이 지나 이사를 멀지않은 곳으로 갈때 짐이 적어서 30분도 안되어서 이삿짐트럭이 떠나려고 하더라구요.
그때 저도 홀가분하게 갈줄알았어요. 그랬더니, 막상 우리가 이사갈집에 도착했을때 현관문앞에까지 헐레벌떡 뛰어오시던 교회분들을 만났어요.
이렇게 가면 어떡하냐고~ 갈때 알려주고 가야지, 결국 앞서가는 이삿짐트럭 붙들어세워 행선지 묻고 달려왔다는거에요.
그곳이 유달리 월세방이 많고 금새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랑 같이 지내던 주변엄마들도 다 떠나고 결국 마지막으로 제가 춥고 응달진 그곳을 떠나왔는데, 암튼 그 엄마들이 제게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는
"덕분에 잘 지냈어.."
그리고 지금 이사온 이곳도 그리 크지않은 빌라이긴한데 여기도 또 그런 엄마들이 있네요
한번도 자기네집에 초대하지않고 놀러가도 되냐고.
이젠 아이가 방학이라 제가 손님접대가 힘든데 눈치없게 한번 오면 저녁 5,6시가 되어도 안가고.
그런데 그렇게 집안청소도 안하고 빨래도 안하고 아이밥도 안챙겨주고, 설겆이도 안하면서 우리집에서 그렇게 긴시간을 보내는 엄마들이 상당히 많네요.
외로움은 싫고, 그런 사람들도 없으면 전 진짜.. 사람이 없고..
저같은 사람 있으신가요. 전 또 왜 이러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