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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경상도가 이긴 선거다"
프레시안 : 현재 대선이 끝난 후 야권 지지자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남재희 : 나는 한 번도 문재인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보수 표가 본래 많다. 특히 경상 도 표가 많으니까 별 다른 일이 없으면 이긴다. 별 다른 일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엄청난 흥분 상태, 민란 상태를 말한다. 그런 정도의 상태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뒤집힌다. 조용하면 100% 보수가 이긴다. 국민들이 흥분해도 겨우 이긴다. 겨우도 어렵다. 김대중 역시 김종필과 손을 잡고 이겼다. 노무현도 정몽준과 단일화를 했다.
또 정권 교체에 있어 나는 주기론을 생각한다. 10-15년이 주기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10년 했고, 보수가 5년을 했다. 사이클 이 안 끝났다. 이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프레시안 : 가장 결정적인 패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가?
남재희 : 민주 당 의 석이 (128석이면) 엄청난 것이다. 야당이 이렇게 의석수가 많은 적이 드물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대선 기간에 현 정부의 실정과 관련해 이슈 를 확 부각시키지 못했다. 정기국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민주당 원내 지도 부에게 책임이 있다. 오히려 후보의 경우는 문재인 후보가 국민에게 안정감을 줬다.
프레시안 : 50대 투표율이 89.9%까지 나왔다. 어떻게 봤나?
남재희 : 며칠 전 언론에 흥미로운 데이터가 발표 됐다. 윗 연령층은 신문 방송 의존도가 강하고, 40대 이하는 인터넷 의존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지점인 것 같다. 기존 거대 매체는 보수 세력, 세누리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압도적이고, 공교롭게 나이 많은 사람들은 거기에 더 의존을 했다. 그게 가장 좋은 해석이 아닌가 한다. 거대 언론은 이전부터 보수 지지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그 성향이 더 가속화된 것 뿐이다.
프레시안 : KBS, MBC이 친 정권적 성향으로 갔고, 거기에 보수 종편이 가세해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다.
남재희 : 이번에 해직 언론인(노종면, 이근행 등)들이 국민방송을 만든다고 하던데, 물론 그런 노력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그런 매체들은(신문 방송) 보수를 지지할 것을 전제로 하고 싸워야 할 것이다.
김종인 박사(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책에서 인용을 하나 하겠다. 현재 소득 상위 1%가 부의 16.1%를 가지고 있는데, 미국 다음으로 부의 편중이 심각하다. 정부 통계 조사 에 의하면 국민 45%가 스스로를 하층민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국민 58%가 지금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불만이 이 정도다. 하지만 이런 불만이 정치 의식화돼야 한다. 이는 정당이 해야할 일이다. 야당 입장 에선 원내에서 이슈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어야 했다.
프레시안 :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서울 시장 보궐선거에는 무상급식 이슈가 있어 여당과 사회 경제적인 차원에서 정책적 차별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런 '이슈 파이팅'이 올해 들어와서는 무력화된 것 같다.
남재희 : 그래서 자꾸 나는 의심이 든다. 왜 그 좋은 정기 국회를, 엄청난 의석수를 가지고 허송세월을 했는지. 과거 야당은 작았다. 신익희 선생이 나와서 못 살겠다 갈아보자 해서 이승만 정권을 뒤엎을 뻔 했는데, 그 때도 야당은 얼마 안 됐다. 지금 민주당은 거기에 비하면 거대야당이다.
프레시안 : 야당 지지자들이 '멘붕'에 빠진 이유가 총선, 대선 모두 다른 사람도 아닌 박근혜에게 졌다는 점 때문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이 한국 역사 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작지 않다. 공교롭게 2012년 정권교체로 중국도 2세 정치인(시진핑)이, 일본은 3세 정치인(아베)이 집권했다. 북한도 3대 정치인 김정은 체제가 안착됐다. 자력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는 한국에서도 2대 정치인이 나왔다는 점 때문에 야권 지지자들이 더 충격을 받는 것도 같다.
남재희 :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에바 페론이 남편 덕택에 대통령을 했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에서 아키 노는 남편 후광으로, 아로요는 아버지 후광으로 대통령을 했다, 인도네시아 는 수카르노 대통령 덕택에 그 딸(메가와티 수카르노)이, 인도에서는 네루 덕으로 그 딸(인디라 간디)이 국가 원수를 지냈다. 미얀마 에서는 아웅산 수치도 아버지 덕으로 정치를 한다. 아시아적 현상이다. 한국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긍정 대 부정) 50대 50으로 보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좀 더 있다. 그렇다면 그 딸이 아버지의 후광을 입을 수 있다.
프레시안 : 박근혜와 문재인, 선거 캠페인 을 비교해보자면 누가 더 잘한 것 같은가?
남재희 : 야당이 잘못한 것은 두드러지는데, 여당이 잘한 것도 별로 없다. 선거에서 이긴 건 캠페인의 차이라기 보단 여당의 원래 지지세가 셌기 때문이다. 나는 그 점을 주의 깊게 봤는데, 왜 선거에서 (새누리당) 수뇌부가 색깔론을 제기할까. 김무성 본부장이 안철수 에게 맑시즘이라고 공격하고, 김성주 위원장이 공산당 운운하고 했다. 밑에 사람들이 말실수를 한 것과는 다르다. 수뇌부가 색깔공세 하면 그것은 오더다. 밑에서 선거운동을 색깔론으로 하라는 것 아니냐.
또 하나,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의 오리진 (원조)인 김종인 박사의 잘못도 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호객행위를 잔뜩 했는데, 나중에 (박근혜 측이) 짝퉁을 냈다. 이것은 '(대국민) 사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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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는 '짝퉁'…결국 '법과 질서'로 갈 것"
프레시안 : 그 같은 전망은 박근혜 당선 이후 5명의 노동자 '절망자살'을 한 현 상황과 맞물려 보면 더 우려스럽다. 노동운동의 약화는 이명박 정부에서 급속도로 진행됐다. 과연 박근혜 정부는 노동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전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한 쪽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수동 혁명', 즉 어쩔수 없이 시대 흐름에 따라 개혁을 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 이명박 정부와 다르게 갈 것이라는 말이다.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이명박 정부처럼 '유사 파시즘'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남재희 : 박근혜의 퍼스낼리티를 보면, '로 앤 오더(법과 질서)' 쪽이다. MB보다 법과 질서에 대한 의식이 강한 것 아닌가. MB는 사업도 해 봐서 약간의 유연성이 있다고 평가받던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했다. 반면 박근혜 당선인은 정치인 이외엔 해본 것이 없다. 이를테면 '소란 피우면 괘씸하다'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나는 '수동혁명' 쪽으로 본다. 워낙 상황이 악화돼서 복지 개혁은 안할 수 없다. 법과 질서를 내세운다고 해도 복지를 안할 수 없다. 그러나 상당히 규모가 적고 속도가 느릴 수는 있다. 큰 개혁은 할 수 없겠지만, 지금 상황은 누가 대통령이 되도 작은 개혁은 안하고 못 버티는 상황이다.
프레시안 : 박근혜 당선인이 첫 인사로 윤창중을 인수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남재희 : 그것도 '로 앤 오더' 정신으로 한 것 같은데, 상식에 안 맞다. 아주 실망스러운 인사다. 조갑제 씨도 파시스트적인 생각은 하지만 윤창중처럼 막말은 안한다. 이 인선에 깔린 배경을 살펴보면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반면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점잖은 사람이다. 잘한 것 같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인수위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 나도 노태우 정부와 김영삼 정부, 두번 인수위를 해 봤는데 인수위는 일종의 의전 이다. 핵심적인 중요 결정은 다른 데서 한다. 김영삼 때도 하나회 청산 하고 금융실명제 실시한 것은 극비로 참모들이 결정하지, 인수위에서 한 게 아니다. 핵심은 최고의 참모들이 비밀리에 진행한다.중요 결정은 인수위와 같은, 보안 이 안 되는 다중 조직에서 할 수가 없다. 역대 정권이 다 그렇지 않나. 인수위 같은 조직은 '추인' 정도는 할 수 있다.
남재희 : 박근혜 정부도 일년 안에 큰 소동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문재인이 얻은 표가 비슷하다. 박근혜 당선인의 윤창중 임명은 본인의 경직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식으로 하면 충돌이 된다. 또 박근혜는 평생 살아온 게 그리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타입은 아니었다. 평생을 살펴보면 민주적 리더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별로 없다. '로 앤 오더'로 나가면 밑에서 올라오는 힘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본래 사회적인 정의의 실현은 그런 충돌을 통해 이뤄진다. 충돌과 약간의 혼란이 있어야 사회 정의가 이뤄진다. 완전한 질서 하에서는 사회 정의는 말살된다.
프레시안 :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민대통합의 행보는 순탄치 않을 것 같다.
남재희 : 자꾸 '국민대통합' 하는데 그것은 가공의 논리일 뿐이다. 어떻게 국민대통합인가, 그게 나와야 한다. 기본 정책 없이 '국민대통합'을 말하는 것은 공염불이다. 미사여구로 떠드는데 알맹이는 없다.
프레시안 : 앞으로 민주적인 통치나 의사소통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고, 사회 경제 상황을 보면 복지나 경제민주화의 경우 일정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남재희 : 경제민주화도 핵심은 빠졌다, 그래도 나름대로 많이 (시행을 하려고)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굉장히 광범위한 개념이다. 대기업 문제에서 외국은 독점 기업이 문제라면 우리나라는 순환출자 문제가 크다. 박근혜가 (기존 순환 출자 해소 방안은) 없애버렸다. 전경련은 신규 순환출자까지 풀어달라고 하는 것 아닌가. 그 이슈는 아직 살아있다.
프레시안 : 박근혜 당선인의 김종인 중용 가능성은 있을까?
남재희 : 모르겠지만 최소한 경제 총수는 안 시킬 것 같다. 김종인 박사는 김광두, 이한구와 너무 다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 사령탑은 아닐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경제민주화나 복지는 박근혜 당선인이 크게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나?
남재희 : 복지 조금 다르다. 복지는 안 할 수가 없다. OECD 지표로 보면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이 최하위 수준이다.
"안철수, 새정치에 대한 구상 다시 해야"
프레시안 : 다시 야권 얘기를 해보자. 문재인 의원이 가진 장점과 관련해 안정감, 그리고 PK 후보라는 점을 들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역시 부산 출신인 안철수 교수가 새로운 지도자로 나와야 한다고 한다.
남재희 : 안철수 교수는 '새정치'라는 방향 감각을 보면, 과학적이라기보다는 감상론적이고 감각적이다. 이를테면 국회의원을 줄인다? 국회의원 특권을 줄여야지 국회의원을 줄이는 문제는 전혀 다른 얘기다. 국회의원을 줄이면 오히려 더 특권화된다. 그러면 더 부패한다. 의원들의 특권을 줄이면서 정수 는 늘여야 한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의원이 500명이어야 세계 평균에 맞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남북 통일이 되면 상원을 두겠지만, 지금 상원을 안 두고 300명은 적은 수다. 의원 수를 늘리되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 농민, 노동, 여성 등 소외 계층 몫으로 비례를 늘려서 소수자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
남재희 : 중앙당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 토호 세력들이 해먹 는다. 지방에서 표 많이 끄는 사람이 공천된다고 하면 결국 (공천은) 돈이 좌지우지한다. 시골에 가보라 토건 업자가 넘쳐난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것을 기반으로 했지 않나. 그 사람들이 전부 국회의원 나오는 거다. 이것을 중앙당이 콘트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는 개혁 이슈가 엄청 많은 나라다. 청난 개혁을 더 해야 하는 단계인데 중앙당을 없앤다? 그러면 국회는 토호세력의 집합 장소가 된다. 그렇게 되면 국가 목적은 뭐고 정당의 의미는 뭔가.
프레시안 : 안철수 교수 본인은 계속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남재희 : 안철수 교수는 그 나름대로 역할은 있을 것이다. 본인 세력을 만들어서 하겠지만,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와 문재인이 중간 정도 위치 아닌가. 그렇게 개혁적인 것은 아니다. 선거 전략으로 보면 전략적일 수 있지만, 정치적 노선으로는 애매한 얘기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해야될 것이다.
"문재인 밟고 가면 민주당은 죽는다"
프레시안 : 문재인 의원의 가능성에 대해 높게 보시는 것 같다. 그러나 문재인은 '노무현 비서실장' 이미지 가 여전히 있고, 보수에서 공격의 소재로 삼는 것도 그 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남재희 : 현재 나타난 사람들 중 가장 낫다는 것이지 '최선'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도 문재인을 비판한 적이 있다.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는데, 민정수석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다. 그런데 그것이 실패했다.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선거를 치르면서 문재인 의원이 국민에게 굉장히 안정감을 줬다. 정책도 합리적으로 했고, 대북 관계도 국민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했다. 대선을 거치면서 문재인이 현재 민주당이 가진 가장 좋은 자산이 됐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손학규는 어떤가?
남재희 : 손학규도 상당히 좋은 자산인데, 손학규 전 대표는 근본적으로 한나라당에서 왔다는 이미지를 씻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대중 정치에서는 특히 그렇다. 식자들은 이해해주지만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 안철수는 비과학적이다. 그 얘기는 '데마고그(선동가)'라는 것이다. 국민의 감성 에만 호소한다. 물론 '데마고그'도 힘은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으로 들어가면 허무하다.
프레시안 : 정동영도 있다.
남재희 : 정동영 같은 정치인은 현 민주당 안의 진보 블록의 리더가 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초점을 그렇게 맞춰가는 것 같다. 그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의 경우 72년 대선에서 조지 맥거본 후보가 닉슨에게 패했는데, 그 때 맥거본이 굉장히 진보적인 인사였다. 그런데 결과는 거의 모든 주에서 참패였다. 레디컬한(급진주의적인) 학생들이 전부 맥거본에게 몰려갔다. 그래서 국민들이 봤을 때 저 사람은 굉장히 급진적인 사람이다. 이런 인식을 줬다. 맥거본이 굉장히 훌륭한 정치인이었지만, 현실정치를 생각 안할 수 없다. 정동영이 좋은 정치인이지만 표 끄는 것은 다른 문제다.
프레시안 :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있었는데, 민주당이 그 열망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리더십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남재희 : 리더십이라 하면 이해찬 당수(당대표)인데, 안철수가 무력화시켰다. 나는 '문재인이 잘못했다'고 몰아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 문재인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했다. 오히려 문재인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게 민주당의 살 길이라고 본다. 문재인을 밟고 가는 것은 (민주당이) 죽는 길이다.
프레시안 : 민주당 내 문재인 퇴진론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이해찬, 박지원 등 지도부의 리더십까지 포함한 책임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남재희 : 이해찬이 처음 그런 구도를 짰으니까 문재인, 이해찬, 박지원 모두 한 통속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러나 짜여진 구도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변질이 됐다. 나중에 봤을 때 유일하게 잘한 것은 후보 뿐이다. 나는 문재인이 오히려 자산이라고 본다. 자산을 키워야 하겠지만, 그렇게 가지 않는 것 같죠?
프레시안 : 본선에서 실패하고 대통령에 도전해 당선된 사례가 YS, 그리고 DJ 뿐이다. 앞으로 문재인 의원은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가?
남재희 : DJ가 좋은 말을 했다. 정치인은 서생적인 문제 의식과 상인적인 현실 감각을 가져라. 문재인에겐 결기가 좀 부족한 것 아닌가 싶은데, 앞으로 모를 것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문재인이라는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고 본다. 선량하다. 대북관도 괜찮다. 이런 평을 받았다. 성공한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 원내 전략이다. 민주당이 앞으로 18대 국회 원내 전략을 잘 세워야 할 것이다.
"양적 민주주의에서 질적 민주주의로"
프레시안 : 대선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확인된 것 중 하나가 정치 개혁에 대한 열망이다. 현 정치권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남재희 : 미국 민주주의에서 퀀티테이티브 리버레이션(Quantitative Liberation, 양적 해방)이라는 말과 '퀄러테이티브 리버레이션(Qualitive Liberation, 질적 해방) 이라는 말이 사용된 적이 있다. 전자 는 흑인 등을 포함한 모든 유권자들에게 평등하게 투표권을 주고 다수결의 원칙을 잘 관철하는 것이다. 후자는 비례대표 소수자, 소외계층, 여성 등을 반영시켜서 다수결보다 질적 평등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후자 쪽으로 가야 한다. 예를 들면 이번에 결선투표제가 이슈가 됐다. 결선투표제를 대선에서 도입하면 소수당의 연합이 가능해진다. 소수당의 의사가 반영된다. 그렇다면 후자에 해당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