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크리스마스날 날씨에 엄청 추웠잖아요.
친정 엄마 집 현관 문앞에서 새끼고양이가 울고 있더래요.
저희 엄마가 날씨가 워낙 추운날이라 김치통에 수건을 깔아주고 햄이랑 물을 놓아주었더니
처음에는 먹지 않다가 현관 문 닫고 들어갔다가 잠시 후에 보니 다 먹어치웠대요.
제가 날씨 추우니 현관 안으로 들여 놓으라고 했어요.
사실 저희 엄마나 저는 한번도 동물을 키워 본적이 없거든요.
그나마 엄마와 가까이 사는 이모가 개를 2마리 키워서 거부감은 없었는데 저희 엄마는 늘
냄새 난다고 안좋아하셨거든요.
근데 그날은 날씨도 너무 춥고 조그만게 야옹~ 거리고 있는게 불쌍하게 보이셨는지
"그러까? " 하시며 제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이셨어요..ㅎㅎ
처음에는 제가 가져다 키울까 싶었어요.
평소에 개나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지만,
한번 키우면 끝까지 반려동물로 키워야 하는데 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제가 감당을 할수 있을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남편은 둘다 맞벌이로 새벽에 나가 저녁에 오는데 하루종일 혼자 있는 동물이 불쌍하다고 반대 중이예요.
그래서 업둥이는 저희 엄마집에 들어왔는데...
들어오자마자 사람한테 잘 오고 낯설어 하지 않더래요. ^^
길고양이는 아니고 유기묘 인것 같아 주말까지 주인이 나타날지 몰라 기다리기로 했어요.
다음날 바로 사료도 주고 모래 깔아 화장실 만들어 주고 했어요.
그아이는 수시로 저희 엄마 품에 안겨 그릉그릉하고..
잘때도 방문 열어 놓으면 엄마 베게 끝에 베고 자고 있대요. >.<
엄마 말씀이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 같다고 주인 안 나타나면 엄마가 키우겠다고 하시는거예요..헉.
이모랑 저희 가족들 다 놀랐어요.
깨끗하고 애교도 많고 얌전하다고 그새 정이 드셨나바요..
짦게 쓸려고 하는데 글이 왜케 길어지냐.. 길어서 죄송합니다.
그래서 엊그제 토요일에 제가 친정에 가서 그아이 데리고 이모가 단골로 가시는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이것저것 검사하고 중성화 수술 바로 시켰어요.
이제 5개월된 숫놈이래요.
동물병원 원장님이 이모가 단골이시기도 하지만 유기묘라고 해서 본인 수술비는 안받으시고
검사비랑 약값만 받고 수술을 해주셨어요.
평소 유기동물들 데려다 수술 해주고 하는 분이라고 하시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
사지 않고 입양하는 기분이 이런 건가봐요.
이름도 똘이라고 짓고 깔데기 때문에 적응이 어려운거 보고 집에 왔는데
일욜날 기분이 좋은지 꾹꾹이 했다고 엄마가 자랑하시고 남동생이 동영상 보냈어요. ㅎㅎ
새식구도 생기고 왠지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