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 올립니다.
아기 고양이 키우던 개 소은이.......의 보호자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 조금은 계시겠죠??^^
그때 소은이가 젖 먹여 키우던 고양이는 무럭무럭 자라......건강하고 씩씩한 냥이가 되었고
좋은 집사님과 인연이 되어.....................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 집사는...
바로 접니다..ㅡㅡ;;
고등어태비 코숏이다 보니 입양글 올려도 문의도 없고 주변에 마땅한 입양처도 없어서
걍 제가 다 끌어안고 살게 됐어요. 이름은 홍이.
야옹야옹에서 야홍~으로..ㅋ
홍이는 아~~~주 무럭무럭 잘 자라서 거대냥이가 되었어요. 이제 구개월인데 몸무게가 4키로..
보는 사람마다 첫 마디가 와~ 크다..ㅋㅋㅋ
지난달에는 발정이 났는지 새벽마다 못 자게 울어대서 결국은 이번달 초에 중성화 수술도 했어요.
덕분에 얌전해진 홍이는 아직도 엄마 소은이를 너무너무 좋아하구요. 소은이 없으면 막 찾으러 다녀요..ㅎㅎ
다른 개들이랑도 너무 잘 지내서..지가 갠지 고양인지 모를 정도로 개냥이가 되었답니다.
꾹꾹이 싸대기 날리기 그런거 절대 모르고..그냥 개들이랑 뒤엉켜 우다다만 열심히..>ㅂ<
보고만 있어도 하루가 심심치 않네요.
개 4마리에 고양이 1마리............훔~ 다이나믹하고 씐나요..켁~
암튼 그렇게 그냥저냥 지내고 있었는데..최근에 소은이가 많이 아팠어요.
작년 7월에 길을 잃고 차도를 돌아다니던 소은인.......저희집에서 임보를 하다가 인연이 되었는데요.
데려와서 얼마 안 있어서 구토증상이 있었는데 처음엔 그냥 무심히 넘겼어요.(구토, 경련, 침흘림)
경련이 약간 있었지만 잘먹고 잘 노니까...그냥 속이 안 좋아 가끔 구토하는 일이 다른 개들도 있었으니
저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죠. 구토하고 나면 금식 시키고 탈수 예방차 설탕물 주고 죽끓여주고..
그래도 구토 주기 잘 살피면서 너무 잦다 싶어서 병원에 가서 피검사에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도 해봤는데
이상없음..위장질환으로 추정되니 위장약 처방받아 오면 약 먹는 동안에 반짝 괜찮다가
다시 또 반복.. 처방사료로 바꿔도 별 효과 없고..
그렇게 동네 병원 두어군데 다니다가 검사하고 약먹이기 반복..
주로 자고 일어난 공복에 노란 거품토를 하는 경우가 많아 되도록이면 공복 시간을 줄여줄려고
조금씩 자주 먹이고 소화 잘 안되거나 하는건 잘 안주려고 하는데
개들이 여러마리이다 보니 소은이만 따로 잘 챙기는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의사마다 말이 조금씩 달랐지만..위장질환으로 추정되고 그쪽부터 치료를 하지만..그게 잘 낫지 않는다면
내시경이나 씨티를 찍고, 뇌질환까지도 의심될수 있다고..ㅠㅠ)
소은이때문에.........혼자서 병원 데리고 다니는게 힘들어
까페 장터에서 아기띠도 구했답니다. 소은이가 4키로라 크진 않지만.......옆으로 매는 가방에 넣어 다니면
어깨가 너무 아파서요.(아기가 쓰는건데 아기띠로 개를 안고 다닌다고 유난이다 보기싫다 하는분 계실까봐 옷으로 꼭꼭 여며서 안보이게 안고 다녀요. 괜히 눈치가 좀 보여서..ㅜㅜ)
그리고..소은인..토하고 나서 침흘리는 시간이 좀 길어요. 짧으면 20분..길때는 4-50분..
침을 흘리는 본인도 힘들겠지만..제가 소은이가 진정될때까진 붙어서 아무것도 못해요.
쫒아다니면서 침을 여기저기 다 흘려놔서요. 이때 아기띠가 너무 유용한거에요.
그래서 이제는 소은이가 토를 하고 나면 아기띠로 소은이를 안고 얼굴 주변에 수건을 둘러두고 제 볼일을 봅니다.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거울보면 이게 뭔 짓인가 싶다가도 아기띠 없었음 어쩔뻔 했나 싶어 웃음도 납니다.
더 웃긴건............소은인 안겨 있는걸 너무 좋아해요.
침을 뚝뚝 흘리면서도 제가 아기띠를 갖고 나오면 꼬리 치면서 좋아해요. 안아주는거 알고..^^;;
속이 안 좋으면 추위도 더 많이 타는데..품에 안기니 정말 편하게 잡니다. 가끔 불러도 못 일어날정도로
곤히 잠들어서 기절한줄 알고 흔들어 깨워도 봐요. 이걸 기뻐해야하는건지 원~
소은이가 지난달에는 상태가 급속히 나빠져서
원랜 구토후 경련증상 보이고 침을 얼마동안 흘리다 진정이 됐었는데 이젠 속이 많이 안 좋은지
하루 종일 침을 흘리고 있는거에요. 조금 진정된다 싶음 속에서 머가 울컥하는지 침을 또 뚝뚝 흘리고..
그게 하루 종일 가니 겁이 나더라구요.ㅠㅠ
다른 병원 가서 다시 검사하고 약 처방받아 먹였는데 받은 약 다 먹이고 며칠 뒤 또 재발.. 결국 이번엔 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원인이라도 알고 싶어서요. 최근 소은이때문에 외출은 거의 못했고..
어딜 가더라도 소은인 꼭 데리고 갔어요. 혼자 두기 불안해서..
제가 아무리 집순이긴 하지만 소은이한테 매여있다보니 많이 힘들었어요.
점심때 도착한 대학병원에서.......각종 검사와 진료상담으로 거의 하루를 병원에서 보냈어요.
내시경도 하고...조직검사도 해서 의뢰를 보냈지요.
70만원이 넘는 검사비와 진료비........어차피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헐....
참 부담되는 액수더군요.
우선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잦은 구토로 인해 식도가 많이 상해 식도염이 중증도 이상이라고
항구토제와 위산억제제, 항생제 처방을 받아서 먹이고 있구요.
사료식과 생식을 같이 먹이고 있었는데 단백질 알러지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채식사료 주문해서 먹이는데
맛이 없는지 너무 안 먹을려고 해요.
공복에 먹는 물약 하루에 3번, 식후 30분안에 먹는 가루약 2번, 도합 5번의 약을 챙겨먹여야하는데
입맛이 없어진 소은이 달래가며 사료 먹이는것도 힘들고..........제때제때 약 챙겨먹이는것도 참 일이네요.
제가 늦잠을 자거나 아님 소은이가 입맛이 없어서 공복시간이 늘어나면 여전히 토도 하고..
이번주에 조직검사 결과 나왔는데 IBD(만성염증성장질환)으로 추정이 된대요.
(다른덴 아무 이상 없구요. 십이지장벽에 림프구가 발견됐고 ibd로 추정인 상태에요. 딱 확실하게 뭐다!! 라고 결과가 일치한게 없어요. 다른게 싹다 이상무..그리고 소은이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정말 드물대요.)
아직은 면역 억제제를 쓰지 말고 식이조절과 기존 처방약으로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는데요.
하루 약값 3000원..거기에 부가세 붙어 한달이이면 약값만 9만원 돈..
부담은 되지만 돈이 아깝진 않아요. 지금 경제적 여유가 많이 없어도..이왕 키우기로 했으니 책임지고 해줄수 있는건 해주고 싶어요.
돈이 들어도 증세가 나아지고 안 아팠음 좋겠는데
약을 먹어도 제가 조금만 신경을 못 쓰면 토하는걸 보니 소은이가 낫고 안 낫곤 전적으로 제 손에 달린거 같아
조금씩 지치는 맘도 듭니다.
오늘도 일어나서 바로 공복 물약 먹이고..조금 시간이 지났을때 사료 챙겨줄려고
제 밥부터 먹었는데........그게 시간이 좀 걸렸어요. 중간중간 불린 사료 코앞에 들여놔도 안 먹을려길래
좀따 먹어도 되겠다 싶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저 밥 먹고 상치우니 바로 침 질질..ㅠㅠ
토도 두번 하고 침도 좀 흘렸는데 오늘은 경련도 좀 오래 해서 소은이 머리 붙들고 꼭 껴안고 있다가 안되겠다 싶어
신랑보고 잠깐만 봐달라 하고 방에 가서 아기띠 챙겨서 안고 있으니 금방 진정이 되네요.
속 진정되기 한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불린 사료 입에 넣어주고 약 챙겨주니 다 먹고 품에 안겨서 세시간을 내리 자네요.
자는거 깨워서 중간에 물약 또 챙겨먹였구요.. 좀전에 내려놨어요.
아까 낮에 내릴려고 아기띠 푸니 더 웅크리고 아기띠 안에 들어가길래 그 상태로도 한참을 컴퓨터도 하고..
오늘도 소은이를 품에 안고 하루를 보냈네요.
가족분들에 환자가 계셔서 병수발 드시는 분들에 비함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오늘따라 심신이 지쳐서.....자게에 이리저리 끄적거려봅니다.
소은이.........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을텐데.......
제가 잘 보살피면..지금보다는 좀더 편한 하루하루를 보낼수 있겠죠??
날씨도 너무 춥고 좀 우울한 토요일이긴 했지만.........여기에 하소연 하고 나니 맘이 좀 풀리네요.
이제 저녁도 먹고 무도 보며 기분 전환해야겠어요.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