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저녁 8시 갑자기 한진중공업에서 자살한 노동자 최강서씨의 빈소가 웅성거렸다.
문재인 의원이 갑자기 빈소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외부 일정을 하지 않던 문 의원은 유가족에게만 조심스럽게 연락하고 두명의 보좌진을 데리고 빈소를 방문했다.
당연히 기자들도 대동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는 오후에 있던 집회 마감 기사를 정리하던 나를 포함한 2명의 기자만 있었다.
의외의 방문에 놀라 사진을 찍고있는데 보좌진들은 보여주기 식으로 온 것이 아니라며 취재를 부담스러워 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때 한 문상객이 문 의원에게 다가오며 술을 한잔 받으라고 권했다.
딱 한잔만 하자는 거였다.
문상객은 한눈에 보아도 만취한 상태였고 보좌진과 노조 관계자들이 그 문상객을 저지했다.
그때 문 의원이 "아닙니다. 한잔 하시죠" 하면서 상에 앉았다.
문상객이 건네주는 소주잔을 한입에 털어넣은 문 의원에게 문상객이 맨손으로 편육을 집어 입에 넣어주었다.
문 의원은 아무말없이 그 편육을 받아먹고는 술잔을 다시 건네 술을 따랐다.
빈소를 나서는 문 의원에게 붙어 방문 배경을 물었다.
문 의원은 "면목이 없어서 제가 어떻게 옵니까..."라고 말했다.
이날 나는 한장의 사진을 건졌고,
우리는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려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소주 마시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던 문재인을 놓쳤다.
- 오마이뉴스 정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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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같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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