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도 있고 이리저리 해서 나가 다녔더니 여러가지 이야길 들었어요.
토요일 모임에 갔더니 10명 넘게 모여서 다 2번 찍었는데 도대체 1번은 누가 찍은거냐고 놀라워 하고 함께 패닉이었어요.
나이는 40대 초중반들이죠.
다들 밥맛도 잃었다며 먹는둥 마는둥 하며 우울한 표정들이었고
그러다 저녁에 다른 일로 저녁 먹으러 식당에 갔더니 연말이라 그런지 부모님 모시고 가족식사 하러 온 팀들이 많더군요.
어떤 어머님을 앞에 두고 아들이 아주 입에 음식 다 튀어 나오게 분개해서 마구 이야길 하시더군요.
1번이 되면 안되는데 왜 어르신들이 1번을 찍었냐며 흥분
그러자 어머님이 잘 할꺼라고 지켜봐야지 왜 그러냐고 하시고 아들은 나이든 사람들은 투표권 박탈 해야 한다고
아주 그냥 어머님이랑 아들이랑 금방이라도 박차고 나가 서로 안볼 기세 였구요.
일요일에 교회 가느라고 친정엄마 차에 모시고 가는 길에 (참고로 엄마는 2번 이십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친정아빠는 그날 투표율 올라가니 티비 끄고 안보시다가 출구조사 잘 나왔다니 그때부터 집중해서 보시는데 티비를
꺼버리고 싶었다고 엄마가 짜증을 내시더군요.
하지만 친정엄마가 2번의 실패 원인은 안철수에게 있다며 안철수가 남자답게 똑바로 지지를 해야지 어물쩡 넘어 간다고
꼴도 보기 싫다고 박보다 안이 더 싫다고 하시네요. 주변에 친구분들도 다 그러신다며
이러다 아마 손학규랑 손잡고 나올거라고 재수없다고 ㅠ.ㅠ
그래서 그럼 5년후에 안 나오면 안찍을꺼냐고 했더니 안찍으신답니다. 절대로 안은 싪으시다고
손학규가 나오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친정아빠도 여자라 1번 안찍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새누리니까 1번 찍으셨고
아마 손이 나왔으면 민주당이라도 손을 찍었을꺼라고 하시네요. 전 한번도 손이 후보가 될거라 생각도 안해봤는데
어르신들은 좀 우리랑 다른가봐요.
그리고 오후에 점심약속이 있어서 빕스에 갔는데 옆에 경상도 사투리 쓰는 남자랑 표준말 쓰는 여자가 밥을 먹다가 싸웁니다.
이유는 뻔하겠죠? 갑자기 선거 이야기 하다가 여자가 버럭 하더니 왜 1번 찍었냐고 너랑 만나기 싫다며
왜 1번 찍으면 안되는지 줄줄줄 말하시네요. 남자는 더듬더듬 하고 어쩌고 하는데 소리가 낮아서 잘 안들리는데
여자가 서울 올라온지 몇년인데 아직도 그쪽이냐며 막 신경질 내구요.
저녁에 약속 있어서 단골 고깃집 갔더니
아줌마가 표정이 왜 그러냐고 해서 그냥 선거 끝나고 나니 허무해서 그런다 하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2번 찍었냐며 그럼 안된다며 1번이 답이지
무슨 2번이야? 이러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데 어쩌고 하면서 막 편을 들길래
대꾸도 안했구요. 소고기 먹겠다는거 애들 뜯어 말려 돼지고기 먹게 했구요. (갑자기 나갈순 없으니까)
나오면서 생각 했습니다. 다신 이집 안온다.
계산하고 나오는데 아줌마가 웃으면서 두고 보세요. 앞으로 더 살기 좋아질거에요.
하시길래 네~ 하면서 이젠 못뵙겠어요. 하고 왔네요.
한달이면 두어번씩 가던집인데 이젠 안녕 입니다.
내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한이 있어도 그집 안갑니다.
온통 세상이 선거후 이야기로 북적거리네요.
2번 찍었던 사람들은 거의 패닉에 멍한 상태에요.
이런적은 정말 첨인거 같아요. 그리고 다들 회의론이 많아져서
다신 투표 안하겠다 부터 이젠 다 신경끄고 살겠다는 사람도 많고
이민 가겠다는 사람들도 많네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사실 저도 이민 가고 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