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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백))) 그대에게...

anycool 조회수 : 1,364
작성일 : 2012-12-22 22:57:27

82cook 그대에게...

 

소주 정량이야 딱 1병이지만 그날 이후 거푸 2병씩 꼬박꼬박 마시니 백치의 편안함,

잘 꾸민 공갈 평화는 확실히 있더라구요

술기운의 문제는 저도 겉가죽만으론 당신과 똑 같이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인다는 거예요.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2012년 12월19일...

그전에

1987년 12월17일 기억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대학교1학년 대통령 선거 부정선거 감시단 일원으로 **시 **동에 배정 받았습니다.

제가 배정 받은 곳은 한센 병 집단 거주지였습니다.

불가촉천민 아시죠?

사람이 사람으로서 마지막 존재 가치마저도 몰수당해 그들은 그들끼리만 모여 삽니다.

그들의 생업은 돼지 사육이었습니다.

그들이 키운 돼지는 늘, 최상급이었습니다.

눈, 코, 수족 멀쩡한 사람들은 아무도 그곳에 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돼지는 청정지역에서 가장 좋은 육질을 만듭니다.

세상이 돼지 콜레라로 시큼거려도 그곳은 멀쩡한(?) 인간들의 방문이 없어

돼지들이 얼음 알처럼 깨끗하게 자랍니다.

그곳에서 1987년 12월16일 대통령 선거 부정선거 감시를 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흰 면장갑을 끼고...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투표용지를 줍니다.

엄지손가락으로 기호*번을 지그시 눌러 확실한 지적을 해줍니다.

기표소에 들어가 시뻘건 잉크를 정성스럽게 발라 꾹~ 누릅니다.

기표소에서 나오며 투표용지를 팔랑팔랑 흔듭니다.

마치 착은 학생이 선생님께 숙제 검사 보여주듯 파르락 파르락 투표용지를 흔들어 보입니다.

저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새파랗게 눈을 치켜 떠보고, 샛노랗게 한숨을 퍽퍽 내뿜지만...

작년 겨울 어렵게 어렵게 그곳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굽이굽이 숲길을 한 참 따라 들어가야 하던 그곳은 까만 콩기름 바른 듯 반질반질 아스팔트 포장 길로 바뀌었고 고개를

완만하게 타고 내려가면 풋풋한 돼지 똥 냄새부터 풍기던 그 풍경은 흔적도 없고...

유명 브랜드 아파트 단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번을 찍고 또 찍어주고도 그들은 쫓겨났습니다.

대략 열일곱까진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내 아이 만큼은 반듯한 아이로구나, 신께 진심의

감사와 축복을 이야기 할 때쯤 아이들은 눈썹이 빠져갑니다. 코가 내려앉습니다.

아이의 절망보다 부모의 피울음은 정말이지 비통하고 처절합니다.

그때가 되어서야 다시 DNA의 솔직함에 온전히 굴복합니다.

1987년과 2012년은 많이 닮았고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숨기려 해도 틀림없이 같은 건 하나 있습니다.

가장먼저, 흠뻑 적나라하게 충성을 맹세한 공동체부터 허물어져 간다는 것...

그들의 이기심으로 세상은 한 뼘씩 찬란하고, 기고만장 사기성 짙은 성장을 합니다.

그 이기심의 극한이 All or Nothing의 정치이며 권력입니다.

패자부활전은 0.8초 동안의 마스터베이션만을 허락합니다.

패자부활전 승리는 올림픽 동메달이 아닙니다.

승자 명부엔 없고 패자의 맨 위에 있을 뿐입니다.

오히려 진심은 오래가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

조선왕조 5백년과 근, 현대사를 통틀어 장외세력이 장을 주도하고 펼쳐 보인 건

지금까지 딱, 10년입니다.

공고하다 못해 화석이 된 질서...

세탁소를 하는 삼촌은 정육점하는 집안 종씨네서 삼겹살을 삽니다.

정육점 박씨는 길 건너 초등학교 동창 오씨네서 가족 내복을 구입하고

오씨는 피아노 학원 하는 처제 학원에 둘째 딸을 보내고......

처제, 옷가게 오씨, 정육점 박씨, 세탁소 삼촌은 벼르고 별러 *마트에서 한 달 치 일용품을

몰빵합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질서입니다.

**전자 핸드폰을 사야하고, S,M,K사의 드라마 앞에서 일상을 위로받습니다.

부는 부를 낳고, 화폐는 황금을 키우고, 거위는 0.18평 우리 안에서 항생제 먹은 된 똥을 쌉니다.

사람은 사람에게 삥을 뜯고, 삥 뜯긴 놈은 삥 뜯길 어설픈 놈을 찾습니다.

약한 놈은 강한 놈에게 먹혀야 세상의 질서가 바로 서는 겁니다.

너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인가요?

그냥 최소한, 최소한의 양심이... 아니, 당신과 내 이야기가 그대가 얘기하는 만큼의

값어치로 동등 했음 좋겠습니다.

결국 불가능하겠죠?

왜냐하면 그대들이 빨간 물로 낙인찍으면 빨간 물든 인간들이 되어버리니깐요.

그게 이 땅의 권력이었고 이 땅의 언론이었고...

그대들은 더 공고해져 갑니다.

그대들도 조국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대들의 조국은 여왕폐하의 치세 안의 조국일 뿐입니다.

그대들도 미래를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대들의 미래는 공고한 재벌과 권력 가진 자들의 미래일 뿐입니다.

그대들은 87년 한센 병 환자들이 그들의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듯 그렇게 배신당해도

그대들의 조국을 향한 사랑, 재벌과 권력 가진 자들에 대한 미칠 듯 한 짝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유는 늘, 변함없이 하나로 귀결됩니다.

종북 좌파!!!!!

그대들이 보는 우리가 종북좌파였고 그렇게 악랄했다면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정부 10년

동안 우린 그들에게 온전히 권력을 넘겨줬어야하거나 그들과 최소한 국가 전복의 내통을

했어야 마땅합니다.

북쪽의 잔인한 권력, 세습권력처럼,

반대파는 대대적인 피의 숙청으로 씨를 말려야했고, 신문방송, 재벌들에겐 꼼짝달싹

못하게 재갈을 물려야 했으며 미국으로 대표되는 외세완 철저하게 단절해야 했겠지요

그래야 그대들이 말하는 종북 좌파 10년의 행태와 맞지 않을까요?

 

길어졌네요.

 

우린 이제 그대들의 지독한 마타도어에서 배우려합니다.

1. 그대들은 현실의 삶속에서 무척 강합니다.

우리는 우리끼리 똘똘 뭉친 온 라인에서만 무적이었습니다.

그대들은 마음 맞는 사람끼리 경로당, 기원, 지하철 안에서... 그렇게 뜨거운 호흡을

나누며 하나가 되지만 우린 그저 이 땅에선 가당찮은 상식이란 주어에만 충실했고

그대들도 상식을 발휘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시 5년을 기다리야겠죠.

하지만 앞으로 5년은 온라인만이 아닌 현실의 삶속에서 강해지고, 단련될 것입니다.

2. 그대들에겐 차고 넘치는 방송, 신문... 우리도 하나, 둘 만들어 갈 것입니다.

87년 참혹한 패배 후 한겨레신문이 만들어졌지만 그들도 어느 샌가는 언론권력

초심을 잃어버린 찌라시로 변하더군요

부엉이 바위에 올랐던 어느 분의 독백처럼 그대들의 야유와 조롱은 견딜 수 있었지만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던 그들마저 능멸할 때 그는 주저 없이 바위 아래로 몸을 던졌습니다.

1400만표 중 100만이 매월 1만원씩 모아주면 우리도 9시 뉴스 정도는 맘 편히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겠죠

3. 좌절과 회피는 그대들이 바라는 것입니다.

“니들이 아무리 똘똘 뭉쳐도... 봤잖아 니들은 우릴 이길 수 없어”

지금 잠시 지칩니다, 좌절합니다. 술로 회피와 눈물로 하루하루 견뎌갑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설 겁니다.

그대들이 조롱하고, 야유를 보내도 우린 다시 일어섭니다.

4. 외국 수많은 메이저 언론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이라 말하며

여왕폐하의 치세로 공화정은 막을 내리고 절대왕정의 시대가 시작된 것 아니냐고

조롱해도 그대들은 한 마디 변명도 못하겠지만

우린 그대들처럼 입 닫고 모른 척 부끄러워만 하지 않을 겁니다.

비록 잠시 동안 공화정의 꿈을 뒤로 미뤘지만...

우린 1400만의 민주 시민을 가진 당당한 민주 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 떳떳하게 말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겐 너무 아프고 두려워 차마 눈 뜰 수 없고 인정하기 싫은 새 아침이었던 그날이

그대들에겐 간절히 바라고 바라던 희망의 새날이었는지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IP : 112.149.xxx.7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늘
    '12.12.22 11:15 PM (211.215.xxx.82)

    불끈 힘나는 글입니다 그런데 이 주옥같은 글을 그들이 이해하고 받아 들이기나 할까요? 상식이 좌절된 사회. 서글퍼요

  • 2. ...
    '12.12.22 11:17 PM (119.149.xxx.49)

    와~ 좋은 글 고맙습니다.

    "그대들의 야유와 조롱은 견딜 수 있었지만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던 그들마저 능멸할 때 그는 주저 없이 바위 아래로 몸을 던졌습니다"
    아 이건 정말 생각할 수록 ㅠㅠ 앞으론 절대 이런 일 없어야죠.

  • 3. ...
    '12.12.22 11:19 PM (119.201.xxx.245)

    멋진 글 감사합니다.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변혁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변혁이라는 어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뚜벅뚜벅 걸어 갑니다.

  • 4. anycool
    '12.12.22 11:20 PM (112.149.xxx.75)

    좌절과 회피는 우리 몫이 아닙니다.
    다시 건강한 일상 속에서 차근차근 꾸역꾸역 그날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의 간절한 소망은 9시 뉴스라도 맘껏 볼 수 있는 그런 소박함 만이라도 가능하다면...

  • 5. 가슴아프지만
    '12.12.22 11:31 PM (39.112.xxx.188)

    모든게 눈앞에 닥친 현실이고
    살이터지고 뼈가 꺾여도
    우린 또 살아내야 한다는거.....

  • 6. 마음 굳게먹고
    '12.12.22 11:34 PM (183.96.xxx.122)

    우리 모두 자기자리에서 강해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7. .....
    '12.12.23 12:30 AM (175.123.xxx.29)

    1980년대 '민중론'이 현실 속 대중에 대한 환상이었듯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독재'는 그저 역사속의 박정희, 이승만, 전두환과 짝지어질 뿐
    그 의미에 대해서는 둔감하고
    '민주주의' 역시 허구적인 한낱 구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 8. 자끄라깡
    '12.12.23 1:30 AM (121.129.xxx.144)

    너무 슬프네요.
    하지만 잠식되진 않겠어요.불끈!

  • 9. 추천
    '12.12.23 2:44 AM (1.229.xxx.126)

    아..이글은 추천버튼이 필요해요..
    멋지십니다..

  • 10. 맞아요.
    '12.12.23 2:58 AM (175.198.xxx.118)

    좌절과 회피는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이겠죠....우리 빨리 회복해서 다시 힘을 내봐요~!

  • 11. anycool
    '12.12.23 3:14 AM (112.149.xxx.75)

    한방울의 물이 모이고 모여 강이되고 바다가 되듯 그렇게 차곡차곡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 12. 사띠
    '12.12.23 7:36 AM (14.47.xxx.133)

    한방울의 물이 모이고 모여 강이되고 바다가 되듯 그렇게 차곡차곡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2

    힘 나는 글, 감사합니다.

  • 13. 추천
    '12.12.23 6:35 PM (118.47.xxx.224) - 삭제된댓글

    하고 싶네요.
    저는 기계치라 잘 몰라서...
    누가 링크 걸어서 1페이지로 올려 주셔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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