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우리 집에 갑시다 - 이어 집니다.

Commontest 조회수 : 785
작성일 : 2012-12-22 16:33:37
그날 오후에 망고나무 밑을 떠난 나는 릭샤를 타고 그녀가 머물고 있는 화장터 옆의 아파트로 갔다.
그녀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방문을 열지 않았다. 옆방에 사는 프랑스 여자는 그녀가 화장실 가는 것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방안에 있는게 분명했다. 문틈으로 이따금씩 이상한 괴성이 새어나왔다.

결국 그날 나는 내 힘으로는 그녀를 밖으로 불러낼 수가 없엌ㅅ다. 그런데 내가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에
엉뚱한 일이 벌어져 그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오게 되었다.

나는 그녀의 아파트로 올라오면서 릭샤 운전사에게 밑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내려오지 않자 운전사는 차비를 떼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를 수소문하고 찾아다녔다. 마침내 나를 발견한
인도인 운전사는 자초지종을 듣고는 나보다 더 애절하게 그녀의 방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여보시오. 어서 나오시오. 우리 다 함께 맛있는 걸 먹으러 갑시다. 슬프다고 해서 자신을 괴롭히면 안됩니다." 

그래도 반응이 없었다. 운전사는 마치 자신의 여동생의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더욱 간절하게 그녀를 설득했다.

"당신은 지금 마음이 아픈것 뿐입니다. 곧 나을 꺼에요. 어서 문을 열고 우리 집으로 가서 뭘 좀 먹읍시다."

영어가 짧은 운전사는 더이상 할 말이 없자 이제는 아예 힌두어로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전혀 반응 없던 
그녀는 알아 들을 수도 없는 힌두어로 누가 마구 떠들어대자 궁금한 마움이 들어 슬그머니 문을 열었다. 
아무 관계도 없는 한 인도인이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외국어이지만 진심으로 설득한 결과 그녀는 굳게 닫았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날 저녁 나는 다시 명상센터의 한국인들을 소집해 그녀를 데리고 근처의 인도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잠시 정신이 돌아온 그녀는 음식값까지 자신이 냈다. 그리고 나에게 고맙다며 1백 루피를 선물하기 까지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우리는 노래를 불렀다. 그녀는 어려서부터의 꿈이 성악가가 되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녀가 부르는 이태리의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와 '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은 감동적이었다. 
아름다운 목소리,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그녀의 모습이 잠시나마 우리를 기쁘게 했다.

이 모두가 닫혔던 문을 열게 해준 어느 평범한 인도인 릭샤 운전사 덕분이였다.



..류시화씨의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IP : 119.197.xxx.18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0983 명바기 뽑았을때부터 꼬이기 시작한겁니다 12 2012/12/23 1,805
    200982 50대의 정치성향과 몰표 12 .. 2012/12/23 2,209
    200981 sbs 쌍용차 문제, 용역깡패 문제 잠깐 조명하네요. 7 오호 2012/12/23 1,169
    200980 두렵다. 다가올 5년... 1 한국호랑이 2012/12/23 938
    200979 82가 정치에 광적이라는 얘기 공감 어렵네요. 2 네가 좋다... 2012/12/23 1,218
    200978 박지원님 트윗에서... 50 소원 2012/12/23 10,099
    200977 이와중에 선거 스트레스 아이라인으로 풉니다 3 도와주실분 2012/12/23 1,219
    200976 아고라 청원은 법적 효력 없다고 합니다 8 포로리2 2012/12/23 2,081
    200975 방금전에 오십대 투표율 기적이란 제목글 어디 갔죠? 5 방금전 2012/12/23 1,198
    200974 공유기 질문-lg070 공유기 성능이 시판 공유기와 비교해서 어.. 5 ... 2012/12/23 1,611
    200973 레미제라블을 지금 보면 더 괴롭지 않을까요? 3 nyk 2012/12/23 1,558
    200972 마음을 추스르기 힘드네요. 아직도요. 3 Anna 2012/12/23 849
    200971 그것이 알고싶다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분들 얘기 나오네요 3 1470만 2012/12/23 1,632
    200970 이명박 정부의 부패 사건 일지 ㄱㄴ언니도 엄청 연관돼있음(깁니다.. 18 mb 2012/12/23 5,439
    200969 식당에서 옆테이블 할아버지 ㅠㅠ 7 ㅠㅠ 2012/12/23 2,978
    200968 정말 무서운 글... 6 엘비스 2012/12/23 2,846
    200967 [펌글] 도서관에서 문재인의 운명을 빌려보는데.. 6 ..... 2012/12/23 2,886
    200966 메이컵 고수님들께 도움청합니다~ 9 꿍이마마 2012/12/22 1,790
    200965 방금 미국 유학중인 조카와 카톡질... 4 참 나 2012/12/22 2,760
    200964 저 선거 끝나고 홧병 생겼나봐요 ㅠㅠ 53 ... 2012/12/22 5,545
    200963 겉으론 웃지만 아직인가봐요. 3 .. 2012/12/22 839
    200962 이삿짐 보관 비용 얼마나 될까요? ... 2012/12/22 12,068
    200961 트윗하시는분-부정선거 3 SNS 2012/12/22 1,169
    200960 이렇게 한정당이 모든 권력을 잡은적이 몇번이나 있었나요? 5 모로 2012/12/22 828
    200959 누가 좀 알려주세요 5 부정선거 2012/12/22 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