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결과를 분석하니 50 대의 투표가 승패를 갈랐다고 하네요 .
전체 유권자 중 50 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데 , 그들이 거의 2 대 1 의 비율로 박을 지지해 박이 승리했다고 해요.
6070 은 박을 , 2040 은 문을 많이 찍은 상황에서 50 세대의 선택이 이번 선 거를 갈랐다고 하지요 .
그래서 왜 50 대가 박을 더 찍었을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
우선 현 50 대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
그들은 박정희 시대 때 초 / 중 / 고 / 대학을 다닌 사람들입니다 .
그들은 초등학교 들어 가서 박 정희가 죽을 때까지 초중고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박정희와 떼어 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사
람들입니다 .
박정희를 날마다 TV 와 라디오에서 보고 들으며 자랐습니다 .
지금과 달리 그 당시엔 북한에서 김일성 뉴스 소식 날마다 나오듯 박정희의 하루 일과가 날마다 온갖 매체에(신문뿐 아 니
라 영상 매체에 ) 보도되었지요 .
영화 보러 극장 들어가면 영화 상영전에 ‘ 대한늬우스 ’ 라고 박정희의 최근 동향이 북한에서 김정일이 현장방문하는 걸 알
리듯이 알리는 홍보물이 있었습니다 . 그게 영화 상영될 때마다 매번 나오는데 짧게는 15 분 정도 길게는 거의 한 시간쯤
되기도 한 것 같습니다 . 대한늬우스가 나오면 곧 영화가 상영된다는 신호였기 때문에 그게 나오면 화장실에 가곤 했는데,
갔다 나와도 계속 상영 되어서 그것 좀 그만 끝나고 영화 시작 안되나 하고 불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
‘ 대한 늬우스 ’ 는 최근 ( 보름 내지 한 달 정도 기간의 ) 박정희의 동향을 보도하는 정부홍보물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려면 저것을 안 보고 안 들을 수 없었어요 (극장에서 저 것 안 들을려고 귀 막은 경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두번이 아니라 수백 , 수천 , 수년에 걸쳐서요 .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요 .
박정희 홍보는 영화관에서 뿐만 아니라 라디오, TV 에서도 있었지요.
박정희 홍보는 그의 장기집권 수단이어서 박정희 찬가가 안 울려진 곳, 안 울려진 날이 없었지요 .
박정희 사후 민주화가 많이 이루어진 후 그에 대한 재평가도 나오고 , 그가 다까끼 마사오였고 , 자원해 일본 육사에 들어
간 친일파였으며 , 공산주의자였기도 하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 그들이 학교 다닐 땐 전혀 알려지지도 알 수도 없었지요 .
그런 것 알고 있거나 알려고 하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 당할 수 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
요즘 젊은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 인터넷 사용이 적은 지금의 50 대는 그 런 사실을 지금도 모르
고 있거나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
그들에게 박정희는 민족의 5 천년 가난을 끊은 1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 불세출의 영웅 ’ 입니다 . 방송과 언론의 세
뇌 영향은 무서운 겁니다 .
나찌의 괴펠스가 말한 것처럼 반복해서 내보내면 대중은 믿게 되지요 .
지금의 50 대는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고등핛생 / 대학생 시절까지 ) 날마다 박 정희 소식을 들어서
박정희를 지우려 해도 쉽게 지울 수 없습니다.
아니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
인지구조에 워낙 깊이 박혀 있어서 뺄 수가 없을 거예요.
안보불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들이 어렸을 때 간첩 잡았다는 뉴스를 하도 많이 들어서일 것이고요 .
어쨌거나 , 많이 배운 사람들은 나중에 그에 대한 이미지를 바꿨지만 배움이 적거나, 하루하루 힘들 게 살아온 사람들은
어렸을 적 갖게 된 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지금도 그냥 갖고 있습니다 .
빚을 졌으니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빚이란 박정희가 전국민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 , 빚을 갚는 것은 박근혜를 찍어주는 것이고요.
그들은 육영수가 죽은 후 박근혜가 first lady 로 활동했던 모습을 TV 로 보았고, 그 때 그들에게 그 녀는 가까이 가서 보다
자주 쳐다보고 싶은 공주처럼 보였고 , 이젠 여왕의 모습으로 다시 보고 싶은 것입니다 . 그녀의 유세현장에 많은 사람이
몰려 그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하는 이유도 이 와 무관치 않다고 봅니다 . 그들에겐 공주가 평민처럼 내려와 그들 가까이
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런 일입니다 . 전엔 가까이 할 수 없는 , 범접할 수 없는 , 그렇지만 좀 더 보고 싶은 신비한
존재였으니까요 . 대통령 만들어 주면 자주 그리고 오래 볼 수 있을 것 아닙니까 . 그래서 그녀를 대통령 만들어 준 것입니
다 .
가난한 50 대들은 , 박정희가 60~70 년대에 전국민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듯 , 오늘날 박근혜 가 자신들의 가난을
해결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그들은 ‘ 다시 한 번 ’ 을 믿고 싶은 것입니다 . 박근혜가 외친
70% 중산층 복원 프로젝트를 믿고 싶기도 했고 , 믿었을 겁 니다 .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은 새롭게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 자신의 인지구조를 변화시킬 여력이 없 습니다 .
한번 형성된, 어렸을 때 형성된 걸 그대고 가지고 살아가지요 .
블루칼라와 농민들도 지식이나 정보와는 좀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라 이런 사람들도 ‘ 박정희 향수 ’ 에 젖어 있는 사
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좀 배우고 경제적으로 나은 수도권에서 사는 50 대에겐 박정희 향수보다 보다 최근의 일들에 대한 판단이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
그들에겐 대학생 자녀들이 있고 비싼 등록금 때문에 고생하는데 , 지난 TV 토론 때 박근혜가 지적 했고 문재인도 수긍한
내용인, 참여정부 때 등록금이 엄청 올랐다는 사실에 분개하는 것 같습니 다 .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는 노력보다 등록금
을 엄청 올린 참여정부의 실책에 더 주목한다는 것이지요 . 이에 대해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그런대로 좀 사는 50 대에겐 아파트 가격이 중요한데 , 그들은 아파트 가격 하락에 따른 불만을 가 격 하락을 잡지 못하는
이명박에게 터뜨리기 보다는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을 잡지 못한 참여정부와 그 실세였던 돌리는 것 같습니다 .
아파트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으면 그렇게 비싸게 사지 않아도 되었는데 그렇지 않아 비싸게 샀고 그게 떨어지니 손해
를 막심하게 봤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지금의 50 대 여성들은 대다수가 직장 생활 경험 없이 평생 가정 주부로만 살아오고 ( 요즘의 2040 세대와 달리 ), 인터넷
활용능력도 떨어져 , 사고나 행동이 과거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50 대 여성들은 50 대 남성들보다 더 무조건적으
로 박근혜에게 몰표를 가져다 주었을 가능성이 커요 .
이상이 많은 50 대 사람들이 왜 박근혜를 찍었지 문재인을 찍지 않았는가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
‘ 박정희 향수’ 와 ‘참여정부의 실정 ’, 박정희에게서는 좋은 이미지만 , 참여정부에게서는 나쁜 부분만 머리 속에 집어 넣는
것 , 그게 바로 언론과 방송이 한 짓이지요 . 언론 장악과 세뇌가 무서운 이유입니다 .
독일 국민들은 나찌의 괴펠스의 장악한 언론 때문에 독일이 패망할 때까지 독일이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하지요 .
IMF 가 터진 이유도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입니다 .
지금 나라 경제가 어떤 모습인지 , 나라의 빚과 양극화와 가게부채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
요 .
지도자들의 탐욕과 거기에 기생하는 지식인들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것이고 , 서민과 중산층은 죽어나는 것이지요 . 전쟁
에 동원되기도 하고요 . 내가 찍지 않았어도 우매한 자들의 선택이 나와 내 가족을 사지로 몰아넣기도 하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거예요 . 나를 방어하기 위해선 나와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을 설득하는 게 필요한데 , 설득하기 위해선 그 사람
이 어떻게 살아왔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