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음 세대는 우리 세대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좋겠습니다.

Essenia 조회수 : 529
작성일 : 2012-12-21 13:34:33

 

다음 세대는 우리 세대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좋겠습니다.

 

정치적 신념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고, 다르더라도 그 다름을 존중해줄 수 있는

세대차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산업화 속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또는 결과를 위해서는 과정의

  정당성을 담보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자신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물질적 풍요를 이뤘고, 자식들 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공부시키고 입히면서 살아왔지만, 정작 그 자식세대들이 원했던 것은, 물질적 풍요위에

 

더 많은 공감과 교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게 물질적 풍요의 혜택을 받으며 자라온

 우리 세대는 오히려 성인이 되어서까지 부모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캥거루족’ 이

 되어버렸습니다.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님 곁에서 맴도는 부족한 자식이 되어가도 그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과 사회에 홀로 서는 가르치기 보다는 그저 품에 안고 보호하기 바빴던 우리 부모님 세대.

 

 하지만 부모님들은 정작 내 돈으로 가르친 자식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는 사실에

 절망합니다. 80년대 학생운동이 왕성할 때, 부모님들이 돈벌어 대학 보내놨더니, 데모만

 

하더라.. 어찌하면 말릴 수 있겠는가가 그 당시의 화두였죠. 내 자식이 무슨 뜻과 어떤

 각오로 독재자에 맞섰는지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부모님들은 극히 적었다고 확신합니다.

 

 ‘먹고사는게 더 급해. 너희들이 밥 굶던 세상을 알아?’

  

저희 어머니는 가난은 개인의 탓이다. 라고 하십니다.

 네, 부모님 세대는 열심히 노력만 했다면, 얼마든지 성취한 대로 얻을 수 있는 사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내게 주어진 계층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88만원 세대가 아무리 돈을 벌어봤자, 평생을 모아도 순순히 내 돈으로 집을 산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고, 은행에 대출을 끼고 사게 되면, 내가 번 돈은 고스란히 은행의 이자를

 감내할 뿐이지요.

 

 아버지하고도 한바탕 싸운 일이 있었습니다.

 

아들 이재용에게 불법적 상속을 위해 위법도 서슴지 않았던 이건희 회장의 편을 드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절망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있어야 나라 경제가 산다. 니들이 뭘 알아? 그런 사람들이 돈을 풀어야

우리 같은 사람들도 덕 보며 사는 거야. 알지도 못하고 욕하지 마라’

 

‘아버지는 이건희 회장보다 일을 덜하나? 오히려 12시간 택시 운전하며 밤새워 운전해도

회사 사납금 내기 바쁜 아버지가 오히려 나라에서 내라는 세금 꼬박꼬박 잘 내고 있다.

 

나는 아버지가 내게 물려줄 재산이 없어도 부끄럽지 않고, 원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당신의 노예근성을 물려주지 마라.’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일 이고

마음 아픈 일입니다. 다른 때는 너무나 좋은데, 정치 이야기가 나올 때만 그보다 더

 

냉랭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싸움을 피하는 요령도 알게 되고, 암묵적으로 모른척 넘어가지만,

가장 많이 공감을 하고 싶은 가족과 벽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와 화해하는 것은 요원한 일일까요?

 

 그렇게 목표만을 바라보고 경쟁에만 몰두하고 낙오자에 대한 배려없이 달려온 대한민국은

 어느 새, 병이 들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봅니다. 세상의 묻지마 범죄, 수치심을 잃어버린

 

아동 성범죄, 금융사기 등등 흉측하기 그지없는 사회의 불안은 언제든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상이 되어갑니다. 방향을 잃어버린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노는

 

언제든지 우리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사회에 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제 안에는 부자나 가난한 자나 함께 살 수 있는 ‘사회안전망’ 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단어가 ‘빨갱이’를 뜻한다면, 정말 비통합니다.

 

-내가 북한을 얼마나 싫어하는데요. 다만 망나니 동생을 둔 원죄로 언젠가는 정신차리겠지.

 라며 평생 혹을 안고 사는 큰 누나의 맘이라고 할까요? 버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ㅠ.ㅠ

 

 

나 혼자 노력해서 나 하나 잘 먹고 잘 사는 것 보다, 더 나아가 공동체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가능한 마지막 대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앞선자는 뒤돌아 보고, 부족한

 

자를 기다려주고, 그가 힘을 낼때까지 보호해주는 것. 그래서 그들이 분노하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치유 받음으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이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합니다. 이제는 ‘내가 알아서 혼자 살아야지’

 ‘세상를 바꾼다’ 는 헛된 꿈은 버려야지....

 

 지금도다 더 삭막한 세상이 펼쳐질까 두렵습니다.

 

 

60년의 산업화와 민주화.

 우리는 2마리 토끼를 쫓으며 오늘도 살아갑니다.

 

빈곤과 풍요를 모두 경험한 세대와 풍요와 참살이를 모두 원하는 세대는 오늘도 대립합니다.

 이렇듯 너무나 빠른 대한민국의 변화는 정작 가장 가까워야 하는 부모 세대와 우리를

 

분리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화해하고 싶습니다. 진정으로요....

  

이제는 우리 세대와 자식세대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식들의 세대와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자식들에게 존경할 수 있는 부모님의 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들의 경험이 자식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으로 올바른 사회를 이끌어가는 멋진 기성세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과정과 결과 모두 공정해야 한다고 가르칩시다.

 대한민국을 포기하지 말고, 다시 건강하게 세워서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줍시다.

 

 우리 앞의 역사가 그렇지 못했다면, 우리가 변화시켜 좋은 대한민국을 물려줍시다.

 대선으로 멘붕 되었던 분들....

 

 

흙탕물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그러고 나면,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차근히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포기하면, 우리 자식들도 포기하는 겁니다.

 

 

 힘내십시다. 파이팅 ~~~~

 

 

 

 

 

 

IP : 218.55.xxx.22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은 하지만
    '12.12.21 1:43 PM (211.194.xxx.153)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자체만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요.

  • 2. 힘들거라고 봅니다
    '12.12.21 1:47 PM (223.222.xxx.23)

    역사교과서부터 손보기 시작할거고
    언론과 포탈은 이미 장악된 상태고
    그나마 살아남은 82와 같은 게시판 역시 점점 진흙탕 만들어 고사시킬 거에요.
    길고길었던 일제시대나 유신시대처럼
    뜻있고 질긴 분들만 남아 지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진실을 위해 투쟁하는 세상이
    머지않은 듯 싶습니다.
    시사인같은 주간지나 팟캐스트 방송국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지 싶어요.
    사실 한겨레, 경향은 몇년전부터 맛이 가서
    시즌때만 반짝할 뿐이라서 믿고 의지하긴 넘 힘들구요.

  • 3. 말씀들은
    '12.12.21 2:09 PM (211.202.xxx.192)

    그렇게 이제부턴 가족만을 위하겠다 하셔도 그렇지 않을 분들이시라고 믿고 있어요.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꺼이 동참할 준비가 되어있는 국민들에게 이 무슨 황당한 결과인지.
    암턴 질기고 독하게 버텨보아요.

  • 4. Essenia
    '12.12.21 2:13 PM (218.55.xxx.222)

    지금의 심정 이해 못하지는 않지만, 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3.1운동 이후로도 일제치하는 계속되었지요. 그때 지식인들이 친일파로 많이 돌아섰습니다.
    평생 독립되지 않을거라면서요.
    하지만 전 이 악물고 버텨봐야 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8087 트윗에 올라온 이번 선거 긍정적인 면 7 달이차오른다.. 2012/12/21 1,708
198086 가구에.스티커제거방법좀알려주세요. 7 2012/12/21 2,073
198085 이참에 tv안보기...자식키우는 엄마들ㅎㅎ 19 ㅎㅎ... 2012/12/21 2,268
198084 울다가 말다가 울다가 말다가..ㅠㅠ 6 2012/12/21 725
198083 힐링하세요. 5 ^^ 2012/12/21 1,165
198082 새누리 박선규의말이 귀에 맴돌아요 6 -- 2012/12/21 1,936
198081 새누리 박근혜 지지자 분들은 박사모 카페로 가보세요. 2 ... 2012/12/21 1,157
198080 전라도 농산물,특산물, 여행지 총정리~~ 248 반지 2012/12/21 20,755
198079 사회과학도서 추천 부탁드려요 1 .... 2012/12/21 476
198078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부작용이 심한가봐요 28 ... 2012/12/21 4,036
198077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7 성숙한 사회.. 2012/12/21 541
198076 난 50대가 싫다. 반값등록금 결사반대.노인교통비.지하철무료승차.. 7 나 30대... 2012/12/21 1,901
198075 대형마트 화이팅!!!!!!!! 2 가키가키 2012/12/21 724
198074 교회 or 성당 어디를 다녀야 할지.. 11 망설이다 2012/12/21 1,775
198073 박찍은 사람 놀려 준 얘기 많이 올려 주세요 17 산골아이 2012/12/21 2,788
198072 사운드 오브 뮤직.....후속편 보고 싶네요. 5 .. 2012/12/21 745
198071 어느 누구와 말도 섞기 싫고, TV는 보고 싶지도 않고.... 14 감량중 2012/12/21 1,350
198070 '월간 박정희' 다시 나온다 47 지리멸렬 2012/12/21 12,570
198069 보드강습료가격좀 봐주세요. 3 지산리조트 2012/12/21 811
198068 놀라지 마세요.서초동 우성3차 공사비 평당 412만7천원에 포함.. 1 ... 2012/12/21 2,001
198067 수입전혀 없는 부모님 역모기지론 할까요 말까요 2 고민 2012/12/21 2,136
198066 솔직히 나쁘지 않네요. 5 2012/12/21 1,350
198065 물민영화 출발 참여정부 아닙니다 6 그리운앤 2012/12/21 1,305
198064 30만원 선에서 살만한 지갑 어떤게 있을까요? 죄송해요 2012/12/21 727
198063 박근혜 7.8%, 광주 창피스럽다" 36 ... 2012/12/21 3,677